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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01 19:44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현대인의 자화상 입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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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인상주의로부터 시작되었지만, 그 길목에 후기 인상주의가 있었다. 입체주의는 후기 인상주의 작가 중 세잔의 세계관에서 비롯되었다. 세잔은 감각적이고 순간의 변화무쌍한 색채의 향연에 한계를 느끼고 영원하고 견고한 예술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변하지 않는 물체의 본질적 요소를 찾기 시작하였다. 결국, 물체의 영원한 속성을 입체로부터 찾은 것이다.  주관적이고 표현주의적이었던 고흐, 고갱과 달리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견고한 형식을 토대로 이루어진 예술세계였다.

이러한 세잔의 영향을 짙게 받은 피카소는 입체에 대한 한층 더 깊은 관심과 탐구로 마침내 현대미술의 전령사와 같은 입체주의를 표방하게 된 것이다. 입체주의는 전통적 투시원근법에 의한 입체에 대한 표현 방법이 아니라 전혀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였다. 입체주의는 3차원의 실제의 세계를 2차원의 조형의 세계에 옮기는 것은 한 시점의 고정된 시각으로는 완전하게 입체의 세계를 표현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피카소는 최초로 물체를 다시점 시각으로 보기 시작하였다. 즉 물체의 전개도를 한눈에 바라보는 것처럼 전후 사방에서 본 화면을 구성하였다. 그런 방법으로 전후 사방에서 바라 본 형태를 화면에 구성하였기 때문에 물체는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분해되고 해체되어 보였다. 처음에는 외형의 형태에 대하여 면적을 구성하였으니 내면에 대한 형태에서의 주제는 암시만 있을 뿐 난해한 추상 형식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입체주의 후반에 들어서면서 전혀 의미 없는 형태로 뒤섞여 버린 입체주의 공간구성의 형태는 파멸 그 자체였다. 최초의 입체파 작품 <아비뇽의 처녀들>은 아름다운 누드가 아니라 조각조각 분해되고 재결합하여 변형된 모습이다. 피카소는 계속해서 여인의 얼굴도 다시점 시각으로 본 것 같이 끊임없이 변형시킨 실험으로 표현하였다. 피카소의 입체주의 화면구성은 무엇을 그리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화면을 구성해 갈 것인가에 더 관심을 보인 것이다. 피카소의 화면구성 방법은 하나의 형태와 색채를 기준으로 다른 형태와 색채를 보게 한다. 그리고 다른 형태와 색채를 기준으로 또 다른 형태와 색채를 보는 방법을 반복하게 되므로 수많은 엉클어진 구성요소에서 수많은 관계와 변화를 읽어낼 수 있게 한 것이다. 피카소는 이러한 파편화된 구성방법으로 물체의 본질을 찾고자 한 입체주의 대표적 화가가 되었다. 20세기는 당시 기계문명의 발달로 부속품들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고리와 같이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사회 역시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존립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상적 흐름에서 입체주의는 수많은 상대적 시각과 상대적 기준에서 표현된 회화였다. 피카소와 쌍벽을 이루는 입체파 화가 브라크는 회화에서 표현하려는 것은 대상이 아니라 순수한 회화적 방법으로 표현된 통합이라고 하였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인간은 상대적 존재이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상대적이다. 자기를 기준으로 볼 때 상대는 일그러져 보이게 된다. 인생의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삶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왜곡된 현상이 아닐까? 오직 하나님만이 절대 자존자이시다. 인간이 자신을 절대화할 때 인간관계는 엉클어지고 파멸을 가져오는 것이다.

피카소는 거의 1세기를 예술가로 살면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무수한 실험을 하였다. 그의 작품세계를 펼쳐보면 피카소는 그야말로 현대미술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현대인의 파괴되고 왜곡된 자화상은 입체주의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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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모를까
과학적 실증주의 신인상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