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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64차 정기논문발표회
‘복음주의와 성경해석’
성경해석과 설교에 대한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다양한 접근의 연구가 이루어져
한국복음주의신학회(www.kets.kr, 회장 권혁승)는 지난 10월 25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새에덴교회(목사 소강석)에서 제64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발표회는 두 차례의 주제강연과 100분 토론, 10개 분과의 주제발표 및 자유발표에서 20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개회예배에서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로마서 1장 16~17절 말씀으로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라’를 주제로 설교했다. 소 목사는 바울이 비본질이 교회로 유입되어 본질이 훼손되고 있는 로마교회에 다시 편지하며 복음의 감격과 순수성을 회복할 것을 권면했음을 기억하였다. 복음의 능력이 하나님의 의롭다 하심에 있음을 재확인하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의 생활이 이어지길 소망하며 교회 밖 이전에 교회 안에서 먼저 복음이 회복되길 기도한다며 학회를 환영했다.
주제 강연에서는 최종진(서울신대, 성북성결교회) 교수가 ‘구약성서 해석사와 한국교회의 구약성서 읽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 교수는 구약성서의 다양한 해석 방법 중 최근 주된 연구방법론인 통시적(diachronic), 공시적(synchronic) 해석방법을 소개하며 구약성서 해석사를 성결교회 중심으로 살폈다. 마지막에 그는 역사적-비평적 성서 해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종합적 관점으로 성경 읽기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다양한 ‘역사적’성서 읽기를 통해 설교에서의 성서해석과 전달되는 메시지 그리고 성령의 역사가 다시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발표를 마쳤다.
이어진 강연에서 최갑종(백석대) 교수는 ‘설교자와 해석자로서의 바울:사도행전과 바울의 서신들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바울이 설교자로서 무엇을 설교하고(설교의 내용), 어떻게 설교하였는가(설교의 형식)의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또 해석자로서의 바울이 자신의 설교와 신학을 위해 예수 전승 사건들과 구약성경을 어떻게 해석하였는가에 관한 문제를 발표했다. 그는 구약을 그리스도 사건중심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경해석에 관한 좋은 지침을 주고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성경기록을 위한 성령의 계시가 있던 바울의 성경해석과 설교와 지금의 성경해석에는 차이가 있음을 언급하며 지금도 바울처럼 영감받은 성경을 쓸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위험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정우 교수(총신대)는 100분 토론 기조 강연에서 ‘설교와 해석학’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성경신학(biblical theology)의 효시를 이룬 요한 개블러의 관점을 빌어 성경해석이 어려운 과정임을 언급하며 ‘성경해석 잘한다고 설교 잘하나?’, ‘설교 잘한다고 성경해석 잘하나?’를 질문했다. 그는 기독교의 핵심은 설교에 있음을 언급하며 ‘그래도 성경해석을 잘해야 설교를 잘한다’고 견해를 밝히며, 주해 설교를 성경적 설교로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고의 설교는 성령의 조명아래 설교자 자신에게 먼저 전한 설교’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오현 교수(고신대, 시민교회)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좋은 설교는 바른 설교 해석을 듣는 데서 나오는데 제대로 된 설교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설교를 못하는 것이지 않는가’라고 의견을 덧붙이며 ‘설교는 이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역사하는 것, 성령이 역사하시어 증거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좋은 설교라고 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어 최갑종 교수(백석대)는 성경해석은 일차적으로 성경저자가 본문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원래의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한다면, 설교는 성경해석을 통해 발견된 메시지를 오늘 우리 시대의 청중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일한 관점에서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성경해석자는 성경해석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가 좋은 설교를 위한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하며, 설교자는 올바른 하나님의 말씀 선포를 위해 성경해석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을 말했다. 원리와 원칙에 가둔 성경해석이 아니라 성경을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고한 신앙과 인식으로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가 설교임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기조 강연과 논평 이후에 여러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 가운데 학회에 참여한 (재)성경신학연구소 김규욱 전문연구위원은 김정우 교수에게 서구신학으로부터 배워왔지만 이제 난관에 부닥친 서구신학을 극복하되 아시아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올바른 해석학을 위한 제언을 부탁하기도 했다. 총신대 김길성 교수(총신대)는 설교의 오류는 성경을 부분적, 집중적으로 이해하고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며 실상 신학교에서조차 신학생들이 성경을 모르고 배울 시간이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구약, 신약, 조직, 역사, 윤리 등 10개 분과에서 이어진 주제발표와 자유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윤형철 교수(한영신대)는 ‘칼빈 신학을 통해 본 성경 권위와 해석의 상호관계에서 성령의 중심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 교수는 칼빈이 ‘구원경륜을 위한 하나님의 자기적응적 말씀으로서의 성경’과 ‘말씀과 성령의 긴밀한 결속’이라는 신학적 통찰을 통해 개혁주의 전통의 성경해석을 매우 역동적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성경읽기는 성경본문에 명료한 간결성으로 집중하면서 성령의 역사로 하나님의 말씀의 신비와 역설을 받아들이고 놀라워하고 감탄하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어 말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다양한 성경해석 속에서 한국교회가 믿고 참고할 수 있는 복음주의 신학에 기반을 둔 <복음주의주석 총서>를 편찬할 계획이다. 목회자와 신학생, 평신도 지도자를 위한 주석으로 성주진 교수가 편집위원장을 맡아 약 66명의 집필자들의 참여로 편찬된다. 제65차 정기논문발표회는 2015년 4월 25일 ‘교육을 통한 한국교회 회복’을 주제로 서울신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학회는 한국 복음주의 신학의 총체적인 진면목을 볼 수 있는 학회였다. 서구신학, 특히 서구해석학으로부터 100여 년을 배워오면서 상당히 학자층이 두터워지고, 이제는 서구신학과 대등한 차원에서, 때로는 넘어서려는 몸짓을 볼 수 있는 신학의 향연이기도 했다. 주제 발표자들은 한결같이 그동안 배워온 서구신학의 언어와 방법론, 즉 정밀한 언어 개념을 구사하고 분석적 방법론에 익숙해있되 이제는 그를 극복하고자 하는 진지한 질문과 학문적 도전의 역량을 보이기도 한 의미있는 자리였다. 그 한 시도로 서양의 분석적 사고를 넘어서는 동양의 전체론적 사고와 주객혼융적인 인식의 틀의 중요성을 주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철두철미한 성경 내재적인 구조 분석과 하나님 중심적인 해석학의 구축을 위한 엄밀한 추구를 하기에는 매우 아쉬운 자리였다. 아직도 각 분과별로 파편화되고 지엽적인 주제발표들은 복음주의 신학의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안타까움을 더하는 자리였다. 언약을 중심으로 하는 성경 전체 논리, 그를 통한 하나님 영광의 확증, 이 주제의 철저한 논의와 집요한 탐구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게 하는 소중한 학회였다.
편집팀 |
66th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
기독교지도자협의회 워크샵 개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