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회, ‘한국교회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과 성경적 방안을 모색하다
개혁신학회(www.tsrt.kr)는 지난 8일 분당우리교회 드림센터(담임목사 이찬수)에서 제38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엔데믹 상황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한국교회의 미래세대: 개혁신학적 전망”이었으며, 주제와 관련된 논문들은 주제 발표 한 편과 발제 9편, 총 10편의 많은 논문들을 통해 ‘MZ 세대’라는 현재 한국교회 미래세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들에게 성경적 대안과 개혁신학의 바른 전통을 어떻게 전수할 것인지를 다루었다.
주제 발표자인 한춘기 박사(총신대 명예교수, 이하 한 박사)는 “위드(with)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미래세대 소고(小考)”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 교회의 역사를 반추하면서 현재의 한국 교회 성장이 성체 내지 쇠퇴한 원인을 먼저 두 가지로 진단했다. 외적 원인으로는 경제적 풍요로움과 해당 인구의 감소 그리고 교회 대체물의 출현을 집었고, 내적 원인으로는 교회 지도자들의 직업의식의 팽배와 교회 목표의 변질 그리고 영적 훈련의 소홀을 꼽았다. 미래세대인 크리스천 대학생들의 교회 이탈이 성인 교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들의 이탈은 중학교 시절에 가장 높았다. 또한 크리스천 대학생들은 교제보다 예배와 기도, 성경 공부 등 교육 중심의 공동체를 더 지향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 박사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 대책을 촉구했다. 먼저 크리스천 미래세대는 ‘말씀’으로 돌아가야 하며 나아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보다 말씀과 기도, 전도와 교제 그리고 봉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9편의 발제는 세 차례 발표, 각 세 분과로 나누어 진행했다. 먼저 발표 1의 1분과에서는 윤형철 박사(총신대 신대원/조직신학, 이하 윤 박사)가 “교회교육의 디지털 전환?: 인간론적 전제에 관한 비판적 고찰”을, 2분과에서는 안석일 박사(총신대/구약신학, 이하 안 박사)가 “역대기를 통해 본 예배의 중요성: 교회 공동체의 예배를 다시 생각함”을, 3분과에서는 주종훈 박사(총신대 신대원/실천신학, 이하 주 박사)가 “다음 세대의 회복을 위한 예전적 제안: 개혁주의 가정 예배”를 발표했다.
윤 박사는 현재 교육혁명의 총아로 떠오르는 디지털 전환 상황은 교회에서도 미러링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교육에 IT기술을 접목한 소위 ‘에드테크’인 메타버스가 교회교육과 복음전도 활로 개척 수단으로 부상했으며 이러한 발상에는 교회학교도 사회에서 도태하고 파국을 맞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재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교회교육은 하나님의 진리를 다음 세대 그리스도인에게 알리고 전하는 인격적 전수임을 강조하면서 교회는 공동체성과 전인적 만남의 예배와 교육을 통해 복음 진리를 전수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며 이는 반드시 신체화된 존재의 참여를 통해 가능하다고 보았다.
안 박사는 상당수 교인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예배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보이면서, 예배의 대안으로서 역대기에 나타난 포로 후기 유다 공동체의 예배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포로 생활에서 귀환한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를 건립할 때 성전과 예배가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안 박사는 포로 후기 유다 공동체에 주어진 역대기에 나타난 예배 회복의 의미를 천착했다. 역대기는 예배 장소의 연속성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강조하고 있으며, 언약의 하나님을 찾는 것이 예배 요건임을 강조하면서 성막과 성전의 연속성은 동일한 하나님의 임재로써 영원한 언약과 영원하신 하나님이라는 신학적 원리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항상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주 박사는 개혁주의 가정 예배에 주목하면서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실천에서 개인의 참여를 강화하는 것은 개인주의적 참여에 따른 신앙 형성에 대안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나님과의 관계 방식을 구축하는 신앙 형성에서 가정의 위치와 역할을 간과하거나 무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만 하며 성경적 가르침에 따른 가정 중심의 신앙 교육과 실천으로서 가정예배를 필수로 받아들일 것인가 선택적으로 수용할 것인가의 논쟁을 뛰어넘어 새로운 환경에 있는 우리 시대의 가정에서 예배를 중심으로 구축되는 신앙 교육과 실천의 원리와 과제를 규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 명시한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과 실천을 위한 지침(Directory for Family Worship, DFW)’을 오늘날 가정의 구조와 상황 속에서 어떻게 수용하고 적용할 것인지는 유익한 논의이며 가정에서의 교회 경험 곧 가정 중심의 신앙 실천을 간과한 현실에서 DFW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른 가정 중심의 신앙 형성과 가정예배의 구성에 대한 명확한 안내를 제시했다.
발표 2의 1분과에서는 김규보 박사(총신대/실천신학)가 “중독에 대한 성경적 고찰”을, 2분과에서는 김성태 박사(KRIM 책임연구원/조직신학)가 “참된 회심과 미래세대 교회: 에드워즈의 회심추구론을 중심으로”를, 3분과에서는 황선우 박사(총신대/실천신학, 이하 황 박사)가 “사무엘하 8장과 역대상 18장의 비교를 통해 본 역대기 저자의 의도”를 발제했다.
김규보 박사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 안에서 세상을 사랑함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마땅한 삶의 양식임을 전제로 중독 문제를 탐색했다. 중독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랑의 질서가 깨어진 상태다. 그 결과 어떤 물질이나 행동, 태도에 습관적 혹은 강박적으로 몰입하여 통제를 상실하고 자신이나 타인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중독자들은 무언가에 삶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굴복한 상태, 곧 자기 통제력을 잃고 중독된 대상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며 생각과 의지, 선택, 행동이 그 대상에 종속된 삶의 모습을 보인다. 하나님보다 다른 대상을 더 사랑하고 의존하여 통제하기 어려운 중독은 자기 사랑에서 비롯된 마음의 우상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재, 가치, 실존의 모든 영역에서 오직 그리스도를 닮음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궁극적 기준이자 규범이어야 한다.
김성태 박사는 한국 교회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회심의 실천적 의무를 강화하지 못하며 외부적으로는 세속화 혹은 탈종교화 그리고 인구 감소로 인한 성장 동력이 약해진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국 교회가 당면한 현실에 적절한 원리와 실천을 위해 에드워즈의 ‘회심추구론’은 개인적 마음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회원으로서 마땅한 의무를 제공하는 데 유익하며 청교도 전통에 따라 성령의 조명으로 죄를 깨닫고 그리스도께 응답하는 영혼을 구도자로 이해했다. 회심 준비의 주체는 하나님이며, 인간의 회심 추구는 하나님의 준비에 대한 응답이다. 이러한 에드워즈의 회심추구론은 자연인의 회심준비 가능성을 배제하며, 하나님의 회심준비와 응답으로서 인간의 회심추구는 의무이지만 구원을 위한 공로가 될 수는 없고, 제1 원인이신 하나님의 예정과 양립가능한 제2 원인이 되지만 후자의 원인은 공로가 아니라고 했다.
황 박사는 역대상 18장 1-17절과 그 평행본문인 사무엘하 8장 1-18절을 비교하여 차이의 이유를 탐색하고 역대기 저자가 사무엘하 본문을 수정한 역대기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밝혔다. 역대기 저자가 의도를 가지고 수정한 경우라면, 역대기 전반에 다윗의 부정적 부분을 생략하고 다윗을 이상적 왕으로 그리기 위함이고 역대기 저자는 사무엘서 본문을 더 구체적으로 매끄럽게 다듬고 반복을 위해 명료하게 한 경우다. 또한 역대기 저자가 의도적으로 변경한 것이 아니라면 사무엘하에서 본문 손상(textual corruption)이나 철자 상의 이형(異形)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보았다.
발표 3의 1분과는 이신열 박사(고신대/조직신학, 이하 이 박사)가 “교회 성장과 은사: 존 오웬(John Owen)의 견해를 중심으로”를, 2분과는 유경한 박사(이랜드 사목/선교신학, 이하 유 박사)가 “한국교회의 회복에 관한 일의 신학적 제언”을, 3분과에서는 이기운 박사(고신대/조직신학)가 “야고보서 5장 12절과 전후 단락들 간의 연결성 고찰”을 발제로 맡았다. 한국 교회의 침체는 질적 성장 실패에 있으며 이론 신학적 측면에서 그 원인을 보면, 기복주의, 상업주의, 물신주의, 성공주의, 권력지향주의, 세속주의, 이기주의, 맹목주의, 권위주의, 성직주의, 열광주의, 신비주의, 도피주의, 근본주의 등이다. 이에 발제자는 침체 위기 시대의 대안으로 성경적이며 개혁신학적 은사론의 중요성을 역설한 존 오웬의 교회성장과 은사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스도의 선물이 성령의 능력을 통해 교회에 주어진 은사를 올바르게 활용하여 교회에서 덕을 세우고 성도의 교제를 증진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유 박사는 한국교회의 성장 둔화 요인으로 신앙과 삶의 일치에 대한 교육과 실천의 부재를 지적한다. 그리고 교회 회복을 위한 여러 노력 중 일과 일터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면 교회에서도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라보라레 에스트 오라레(Laborare est Orare)’ 즉 ‘일이 곧 기도’임을 깨닫고 교회에서 양육된 성숙한 성도는 일상적 삶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맹세하지 않음으로써 정죄받지 않도록 하라’는 야고보서 5장 12절이 논지의 흐름으로 보면 다소 어색해 보인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다양한 신학자들의 이 본문에 대한 평가에 대해 발제자는 야고보서 구조분석을 시도하여 문맥뿐 아니라 서신 전체의 중요 주제인 언행과 긴밀한 연관성을 집고 있다. 맹세 금지 명령이 암시하는 발화 행위에서 범할 수 있는 죄악, 그리고 그로 인한 심판의 결과에 대한 진술은 야고보서 4장 11절과 5장 18절의 맥락에서 살펴야 한다. 하나님을 증인으로 소환하여 맹세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믿음과 행위의 불일치에서 중대한 문제다. 앞의 본문은 믿음의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키며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약하고 질병에 걸린 형제를 구체적으로 사랑해야 함을 강조했다.
제38회 개혁신학회 학술대회는 구약신학과 신약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교회학교 교육 등 다양한 논의를 통해 성장이 둔화하고 정체한 채 질적 성장이 절실한 한국 교회가 포스트코로나 시기와 디지털 대변혁의 현실 앞에서 다시 성경으로 돌아와야만 한다는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