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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11-30 20:3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악(惡)의 근원을 고민하는 학술대회 개최


신정론과 악의 문제에 대한 고찰 …
제43차 정기학술대회 기조강연과 논문발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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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박찬호 교수, 백석대/이하 한복조로 줄임)는 제43차 정기논문발표회를 신반포교회(홍문수 목사 담임)에서 개최했다. “신정론과 악의 문제: 과거와 현재의 이슈”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기조강연에서는 두 강연, 논문발표에서는 네 편의 논문을 소개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악은 어디서 오는가(Si Deus-unde malum)?”라는 문장으로 신정론(神正論, theodicy)의 근본 물음을 확인하면서 첫 번째 기조강연을 시작한 김영한 교수(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는 “신정론에 대한 십자가 신학(theologia crucis)적 성찰: 신정론과 악의 문제”를 주제로 다루었다. 이 강연에서 김 교수는 세상의 악과 고통의 문제는 오직 하나님 자신이 심판과 구원으로 해결하신다고 보았다. 즉 세상 속의 불의 수용과 악의 무력화는 하나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 완결하면서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확증한다.
두 번째 강연자 박창균 교수(서경대 명예교수)는 “악의 문제와 ‘한계의 철학’”를 주제로 다루었다. 박 교수는 피상적으로는 논리 게임으로 보이는 악의 논쟁 수면 아래에는 인간 존재의 근원과 관련한 세계관이 서로 대립하는 첨예한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아무리 건전하고 설득력을 갖춘 논증을 하더라도 무신론자와 유신론자는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진 상대의 주장에 동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악에 대한 논쟁은 논의의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으며 오직 논증의 본원적 한계를 철저히 의식하는 진정한 성도는 수로보니게 여인(막 7:28)과 같은 겸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논문발표는 네 명의 발제자와 논평자가 이어갔다. 먼저 박홍기 교수(오이코스대)는 “칼 바르트의 신정론 비판: 계시론적 신정론 정립의 주요 계기”를 다루었다. 박 교수는 이 논문에서는 성경 전체를 기독론 중심으로 체계화한 칼 바르트의 신정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대안 모델을 제시하고자 했다. 바르트는 기독론 중심의 화해론 체계 내에서 악의 문제를 다룬다. 이러한 시도는 개혁파 전통신학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극복하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바르트의 신정론도 그 한계가 분명하며 신학적 왜곡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기독론이 지배하는 화해론에 나타난 바르트 죄론의 의의와 한계를 지적하면서, 신론 중심의 칼빈의 죄론을 소개하고 나아가 개혁파 신학의 죄론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그리고 바르트의 기독론 중심의 죄론을 극복하고 미흡한 개혁파 신학의 한계에 대해 성경연구학자 박용기 목사(오이코스대 명예총장)의 신론 중심의 복음서 구조와 여호와 계시 중심의 죄론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윤태 교수(백석대)의 논평과 질문이 이어졌다.
두 번째 발표는 황돈형 교수(서울중앙신학교)가 “십자가에서 극복된 무: 칼 바르트의 해석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다루었다. 황 교수는 바르트의 신정론적 사고가 근본적으로 모든 악의 문제를 하나님의 창조와 더불어 하나님의 의지에 상반된 ‘무(das Nichtige)’의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바르트 신정론은 가장 현실적 차원에서 드러난 죄와 악의 깊이를 통해 악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님의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바르트의 시도는 지금까지 근본적으로 형이상학적 한계에 갇혀 있던 신학적 사고를 극복하고 하나님 행위의 정당성을 바르게 정립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황 교수는 20세기 제일 심각한 명제인 신의 죽음 곧 ‘하나님의 죽음’의 사태를 전적으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발생한 십자가와 부활의 계시 사건임을 강조하면서 바르트를 집중 조명한다. 그래서 바르트는 신학적 사고의 근본이 단지 형이상학일 수는 없으며 그가 강조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전적으로 인간의 가장 비참한 악의 현실 가운데 드러난 하나님의 새로운 계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논평은 이상은 교수(서울장신대)가 맡았다.
그리고 세 번째 발표는 이경재 교수(백석대)가 “아우구스티누스의 악 개념과 악의 실재성”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발표자는 악이 ‘선의 반대’가 아니라 ‘선의 결여’라고 주장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악 개념을 조명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문제의식은 선악 이원론에 빠지지 않고 창조자이자 전능하고 선한 신은 악의 원인이 아니면서도 악과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 교수는 악은 선에 기생적으로만 존재한다고 보며 선의 결여로서 악은 악의 실재성과 그 세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보았다. 악의 원인은 악이 아니라 선이라는 주장이 나름 정당화할 수 있다면, 신의 선함과 악의 존재는 공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논평은 유창형 교수(칼빈대)가 맡았다.
이어 네 번째 발표는 조영호 교수(안양대)가 “아우슈비츠 이후, 고통에 대한 신학적 이해: 몰트만, 메츠 그리고 죌레를 중심으로”를 통해 홀로코스트 만행 앞에서 기독교 신정론이 얼마나 무능한 이론이었는지 자기 비판적 고찰을 시도하였다. 아우슈비츠 이후 급부상한 반유대주의 신학 교리에 대한 검토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선한 목적을 보여주려는 신정론 제안은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몰트만, 메츠 그리고 솔레의 제안을 분석한다. 이 신학자들은 모두 희생자의 위치와 고통의 경험을 우선시하며 유대인의 고통을 온몸으로 통감한 신학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아우슈비츠에 대해 신학적 관심사를 부각시켰지만 이후 신학의 새로운 시대를 확립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논평은 이동영 교수(성경신대)가 맡았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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