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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혁신학회 제159차 학술심포지엄 열려
종교개혁 시기 신앙 선배들의 ‘부르심’과 ‘성화’에 대한 논의를 들여다보고 오늘날 교회에 적용점 모색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이경직)는 지난 6일 서울 소재 신반포중앙교회 제159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강병훈 박사(총신대학교) ‘목사의 부르심에 관한 개혁신학적 검토: 벨직 신앙고백 31항을 중심으로’, 김범종 목사(광주과학기술원교회) ‘칼빈과 웨슬리의 성화론 비교’, 이재욱 박사(예사랑교회)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학문론 실증주의 비판을 중심으로’라는 3편의 논문이 발제됐다.
첫 번째 발제자 강병훈 박사는 “‘목사의 부르심’이라는 말에는 목사를 세우는 일이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했다. 이에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교회의 사역자는 먼저 합당한 소명이 있어야 함을 언급했다고 하면서도 칼빈은 합당한 방식에 대해 내적인 소명은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환상, 강렬한 경험 등을 통한 목사로의 소명은 합법적인 부르심에 있어서 논외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칼빈이 이야기하는 소명은 직분을 감당하기 위한 객관적인 능력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칼빈은 직분자의 소명을 다룰 때 내적 소명이 아니라 외적 소명 즉 그 직분을 감당할 수 있는 외적인 증거들을 다루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종교개혁은 교리 개혁임과 동시에 교회 개혁이었고 그 과정에서 직분 개혁은 필연적인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교개혁자들이 중세 로마교회를 거짓교회로 규정하고 참된 교회의 명분과 근거 제시 때는 누가 목사 자격이 있는지와 참된 교회의 질서에 대한 논의는 필수적인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견주어 봤을 때 “오늘날에도 교회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면서 참 교회의 질서 안에서 직분이 어떤 방식으로 개혁되어야 하는지 논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강 박사는 벨직 신앙고백 31항에서 고백하는 직분의 부르심은 세 가지 요점을 다룬다고 했다. ▲목사는 교회의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세워져야만 한다. ▲누구든지(election legitime de l’Eglise) 불법적인 방식으로 그 직분을 취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moyens illicites)이 부르시는 때 곧 부르심의 증거를 가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문의 목적은 이러한 세 가지 합법적인 요소, 불법적 방식의 증거가 의미하는 것의 분석과 목사의 부르심에 대한 개혁교회의 입장을 다루는 데 있다고 했다.
강 박사는 발제 결론에서 “목사의 부르심에 대한 개혁교회의 이해에는 합법과 불법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벨직 신앙고백 31항은 합법적인 부르심에 대해 교회의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때를 기다리는 것만이 그 부르심이 주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확신하고 그 증거를 갖게 되는 것이라 고백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교회의 질서를 따르지 않고 하나님이 자신을 직접 불렀다고 주장하는 재세례파에 대하여 불법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또한 어떤 목사도 이렇게 합법적인 부르심을 받은 다른 목사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교회의 본질과 직분의 본질을 성경적으로 회복하고 권력에 있어 차등을 두었던 로마 교회를 거부한 것이었다”고 했다.
강 박사는 계속해서 “네덜란드 개혁교회는 31항을 단순히 문서상의 추상적인 표현으로 여기지 않고 실제로 적용하여 개혁교회의 질서를 세웠다. 교회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서는 목사를 바르게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고 이를 위해 성경에 대한 풍성한 지식을 소유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선포할 줄 아는 자를 분별하는 과정을 법제화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사가 되고자 하는 후보생은 교리적 지식과 경건한 삶 그리고 말씀을 잘 해석하고 설교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여 부르심의 증거를 보여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강 박사는 500여 년 전 종교개혁이 거짓 교회로부터 분리한 결단이었으며 그 안에는 직분의 개혁도 포함되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오늘날 개혁을 외치는 자들 역시 반드시 우리의 직분 체계와 목사의 부르심을 겸허하게 돌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발제자 김범종 목사는 교회사에서 성화에 대한 가르침은 교부 시대부터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교부 시대는 성화론 미적립된 원시적 성화론 시기였기 때문에 대부분 완전주의적 흐름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연약한 인간에게는 언제나 죄의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하였기 때문이다.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성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하면서 “초기의 성화론은 완전을 향해 나아가려는 몸부림이 있었고, 인간에 대한 좁은 이해를 가지고 성화론이 시작된 것이다”라고 했다
김 목사는 리용의 이레니우스, 요한 크리소스톰, 오리겐 어거스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살펴보면 이들에게는 완전주의적 흐름이 있었고 신성화의 개념이 있었다고 하면서 인간이 신처럼 완전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웨슬리의 성화는 이러한 초기 기독교 사상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서 선행 은총 사상과 완전 성화를 주장하였다. 그래서 선행하는 은총이 선재하고 그 은총에 대한 인간의 긍정적 반응의 결과로 선을 행할 의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회복된 의지에 의해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며 “웨슬리는 하나님이 모든 이들에게 부어주시는 선행 은총과 회복된 의지로서 인간이 완전을 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어거스틴과 같이 이 땅에서 완전을 이루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신자의 일평생 동안 지속되는 성화를 강조하게 되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칼빈은 이러한 초기 성화론의 흐름 속에서의 완전주의적 성화론이 행위 구원적이며 성경적이지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점진적이며 불완전한 성화론을 주장하게 되었다”고 했다. 칼빈도 본래는 완전 성화론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성화의 개념 자체는 완전이지만 이의 실제 실현은 이 세상에서 죄를 짊어지고 벗어나지 못하는 불완전한 모습밖에 없음을 발견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칼빈의 성화론은 완전한 칭의론 위에 세워지는 불완전한 성화였다. 그리스도의 속죄를 근거로 하는 의와 거룩이 죄인에게 전가되는 완전한 죄용서의 구원을 의지해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했다. 그는 “칼빈은 그리스도인들이 훈련과 인내로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완전과는 다른 상태에 있기 때문에 언제나 믿음 안에서 사탄과의 전투를 하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논문 마무리에서 성화론에 대한 칼빈과 웨슬리의 견해를 비교했다. ▲예정론에 있어서 칼빈은 선택과 유기 이중 예정론, 웨슬리 알미니안들의 조건적 예정이다. ▲칼빈은 신단독설, 웨슬리는 신인 협력설을 주장하였다. ▲칼빈은 현세에서의 완전 성화에 대해서 강력 반대, 웨슬리는 신자에서 있어서 점진적 성화 뒤에 현재의 삶 속에서 완전 성화를 주장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신학자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정치와 사회 종교적 배경과 개인적인 배경과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면서 “이들에게서 살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공통점 가운데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그들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에 붙들린 사람들로서 각자의 독특한 소명을 가지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라는 것”이라고 하며, “그들에게 신학적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의 하나님을 향한 열정은 아무도 의심할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발표에서 이재욱 박사(예사랑교회)는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학문론: 실증주의 비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를 통해 근대 신학의 학문성 논쟁 속에서 바빙크가 제시한 대안을 소개했다.
이 박사는 계몽주의 이후 칸트와 슐라이어마허가 신학을 학문 영역에서 배제하거나 종교적 감정에 국한시킨 흐름을 설명하며, 실증주의가 신학의 정체성을 위협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바빙크는 ‘모든 학문은 특정한 전제와 신념에 기반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기독교 학문론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바빙크는 학문의 목적을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닌 ‘세계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로 규정했다. 그는 ▲학문의 객관성과 실재성 확보 ▲형이상학적 기반의 중요성 ▲경험과 영적 차원의 통합 ▲믿음과 앎의 불가분성 ▲로고스를 통한 학문의 유기적 연결성을 주장하며, 실증주의적 환원주의를 극복하고자 했다.
이 박사는 “바빙크의 학문론은 현대 신학자 판넨베르크와 달리, 모든 학문이 전제와 신념 위에 세워진다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았다”며, 오늘날 학문의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에 대한 맹목적 신뢰를 경계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한국개혁신학회는 내달 10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남서울교회에서 ‘니케아신경 주년 기념 학술대회’ 주제로 제60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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