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복용하십시오”의 의미3

‘식후 30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도 있다

위장관 이상 반응이 있는 약은 식후에 복용

‘식후 30분’의 복용법에는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그리고 ‘정해진 횟수대로 잊지 않고’ 약을 복용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약을 복용할 때 너무 식사 시간에 연연하지 않기를 당부하였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를 풀기 위한 것이지, ‘약을 복용할 때 식사 전후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다.

 약 복용법은 약에 따라 식후 30분, 식전 30분, 식전 15분, 식후 2시간, 식사 도중, 식사 직후, 12시간 마다 등 다양하다. 이는 최대의 효과와 최소의 이상 반응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기 위해 약마다 다른 복약 지도를 하는 것이다. 식사 전후를 고려하여 시간을 잘 지켜 복용해야 하는 많은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식후 30분’이라는 복용법이 글자 그대로 식사 후 30분에 복용해야 하는 때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식후 30분’ 복용법이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왜 굳이 30분으로 설정을 해 놓았을까? 식사 후 즉시 약을 먹는 것이 훨씬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것은 음식물이 위(胃)로 들어가게 되면, 약물이 위장관으로 흡수되는 것이 저해되어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음식물에 의해 흡수가 증가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소염.진통.해열제와 같이 속쓰림, 소화불량 등의 위장관 이상 반응(부작용)이 있는 약물은 그 이상 반응을 경감시키기 위해 식후에 복용하는데, 식사 직후에 복용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본인이 30분을 기다리는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것 같다면 식사직후에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어떠한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복약 순응도라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나 본인이 시간을 꼼꼼히 체크하여 약을 복용할 자신이 있다면, 최대의 효과와 최소의 이상 반응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감기로 인한 두통 때문에 일을 할 수가 없는 지경이다. 당장 진통제를 먹고 효과를 보아야겠는데, 식사를 할 상황은 아니다. 식사할 때까지 아픈 머리를 견뎌야 하는 것일까? 진통제가 위장관 이상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지만, 위염이나 위궤양 등과 같이 위장병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무리하게 반드시 식사를 할 필요는 없다. 이상 반응이 있더라도 약을 중단하게 되면 곧 회복되기 때문에 환자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약 먹는 동안 잠깐 속쓰리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정도이다. 또한 대부분은 이러한 약들을 처방할 때 위장약을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많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위염이나 위궤양 등의 질환이 있는 환자는 약의 이상 반응으로 인해 병세가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식사 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식후 30분’ 복용법의 의미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다. 약사가 감기약을 줄 때에 “식후 30분에 복용하십시오”라고 하면서, “빈 속에 드시면 안 돼요. 꼭 식사하고 드세요”라고 덧붙였다면, ‘이 약은 위장관 이상 반응이 있는 약물이므로 주의하십시오’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으며, 병이 들더라도 자연 치료되는 것이 그 다음이요, 그것으로도 되지 않으면 약으로 치료를 하되 약에 대해 바로 알아 올바른 복약을 하여 적절한 치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