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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침 전에 복용하십시오.‘의 의미
‘취침 전’ 복용의 의미는 약마다 달라
환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복용법 달라져야
‘취침 전에 복용하십시오.‘의 의미
‘취침 전’ 복용의 의미는 약마다 달라
환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복용법 달라져야
어떤 환자에게 “취침 전에 복용하십시오.”라고 복약지도를 하였더니, 이렇게 질문하였다. “저는 밤에 근무하고 아침에 자는 사람인데, 이 약은 밤에 먹어야 합니까? 아니면 제가 자는 시간에 먹어야 합니까?” 어떤 사람은 이런 질문이 바보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복약지도를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질문이어서 참 똑똑한 환자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취침 전에 복용하는 약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하루 4번 복용하는 약이다. "하루 4번, 식후 30분과 취침 전에 복용하십시오.“라는 복약지도에서 취침 전 복용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4번에 나누어서 복용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감기약이 이런 경우가 많은데, 감기약은 병의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기보다는 감기로 인한 증세를 경감시키기 위한 대증요법(對症療法)으로 사용하고 있다. 약효가 4~6시간 정도로 짧은 경우, 하루에 4회 정도 복용을 하여야 약효를 지속할 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3회 복용하도록 한다. 하지만 기침이나 열이 심한 경우,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그 증세가 심하기 때문에 자기 전에 한 번 더 복용하도록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잠이 오는 효과를 가지는 약이다. 수면제와 같이 약을 복용하는 목적이 분명한 경우는 밤이든지 낮이든지 그 시각과 관계없이 잠을 자기 전에 복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수면제는 일반적으로 환자 본인이 불면증을 호소하여 의사에게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어떤 환자는 약국에서 “취침 전에 복용하십시오.”라는 복약지도를 받고 이렇게 질문한다. “꼭 자기 전에 먹어야 하나요?” 적어도 본인이 이 약을 왜 먹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주의해야 할 약은 잠이 오는 증상이 주효과가 아니라 이상반응으로 생기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전립선약이나 정신과계통의 약 중에 졸리고 어지러운 증상이 있는 약들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약을 복용하는데, 약을 먹으면 졸리고 기운이 없다. 이러한 경우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있고, 운전을 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 생명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시각에 관계없이 잠을 자기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밤에 근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잠을 자는 아침에 복용하는 것이 옳다.
세 번째는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약이다. 위장에 있는 음식물로 인해 약물의 흡수가 떨어져 약효가 떨어지는 경우에는 공복에 복용하도록 한다. 공복 복용 지도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취침 전 복용인데, 일반적으로 취침 전에는 공복 상태라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밤에 근무를 하여 야식을 먹는 사람이라면 맞지 않은 복약지도이다.
네 번째는 저녁 시각에 복용하여야 효과가 큰 약이다. 이 경우는 생화학적으로 특정한 물질이 활발히 분비가 되는 시각이 있다. 그 물질과 관련하여 약리작용이 발생하는 약은 복용하는 시간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잠을 자는 시각과 관계없이 시간을 지켜 복용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똑같이 ‘취침 전’ 복용하는 약이라도 그 이유에 따라 밤에 먹는 약, 자기 전에 먹는 약, 공복에 먹는 약으로 그 의미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왜 그렇게 복용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직업과 생활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똑같이 복약지도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사와 약사가 환자의 직업이나 생활상을 자세히 알고 지도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적극적으로 질문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일상적으로 생각하면 유치하고 어이없는 질문 같으나 약물학적으로는 매우 똑똑한 질문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감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자. “꼭 자기 전에 먹어야 합니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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