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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김종인 총장, ‘복음의 본질’을 묻다
복음의 본질이 살아 있는 교회라면 어떤 형태로든 새롭게 존재하게 될 것
지역사회와 소외 계층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 성료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김종인 총장은 지난 12일 교회동역자협회 소속 장안중앙교회(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복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이 걸어온 목회와 신학의 길을 성찰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 총장은 강연에서 “복음의 본질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교회는 외형이 아니라 본질이 살아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학교는 무너져도 복음의 본질은 남는다”라고 강론 서두에서 김 총장은 서구 교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김 총장은 서구의 보수 신학교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그가 공부했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신학교도 매각되었고 그 외 다수의 보수, 진보 신학교도 폐교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유럽에도 신학교 자체가 거의 없다고 하면서 교회들도 젊은 세대는 거의 없고. 노인층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현실을 단순한 쇠퇴로만 보지 않았다. “지금의 교회는 숫자가 아니라 생명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라며, “그리스도가 살아 있는 교회, 복음의 본질이 살아 있는 교회라면 어떤 형태로든 새롭게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의 강연 중심 본문은 요한복음 3장 16절이었다. 김 총장은 “복음을 단순한 교리나 교훈으로만 보는 것은 오해”라며, “예수님과 니고데모의 대화는 ‘정답의 대화’가 아니라 ‘본질의 대화’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니고데모는 ‘당신은 하늘로부터 오신 분’이라고 고백했지만, 예수님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고 있느냐고 반문하셨습니다. 신앙이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그분과 함께 살아 있는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이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도, 이미 빛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빛이 정말 세상 속에서 드러나고 있느냐’ 묻는 말씀이었다”라고 해석했다. “빛은 어둠 속에 있을 때 가치가 있습니다. 소금은 음식 속에서 녹아 사라질 때 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는 빛끼리 모여 앉고, 소금끼리 모여 있으면서 ‘우리가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복음의 기초를 “성육신(成肉身)”에서 찾았다고 했다. 에베소서 1장 23절을 인용하며, “교회는 그의 몸이요,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라. 교회와 세상과 우리는 한 본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순간, 그분의 영광과 거룩함과 존귀함을 함께 나누는 존재가 됩니다. 이것이 성육신의 의미이자 복음의 기초입니다”라고 했다.
김 총장은 “복음이란 사람을 살리는 것입니다. 복음의 기초가 성육신이라면, 복음의 정의는 생명입니다. 복음은 영생이고, 복음은 존재를 살리는 것입니다” 강조했다. 그는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거룩한 것”이라며,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살아 계시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무리 겉이 멋져 보여도 죽은 신앙은 복음이 아닙니다. 반대로 아무리 초라해도 살아 있는 믿음은 복음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 복음의 전부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복음을 단순한 교리나 교회 성장의 도구로 이해하는 시대적 한계를 비판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신학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정작 목회 현장에서, 사람을 살리는 복음은 잃어버렸습니다. 복음은 논문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회복시키는 능력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조카의 투병 경험을 회상하며, “가족이 아플 때는 말도, 기도도 할 수 없었다. 목사로서, 삼촌으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라며 “그때 깨달았다. 복음은 말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라는 것을”이라고 고백했다.
김 총장은 “복음의 자태는 생명을 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오늘날 신앙인이 가져야 할 ‘복음의 자태(姿態)’를 ‘프락시스(praxis)’라는 개념으로 풀어냈다. 그는 성경적 프락시스란 단순한 실천 행위가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가 계신가’라는 존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도가 내 안에 계시기 때문에 나타나는 삶의 태도, 즉 실천이 진정한 프락시스이며, 이것이 복음의 자태라고 했다. 그는 “서로 짐을 지라”(갈라디아서 6장 2절)는 말씀을 예로 들며, 공동체 안에서의 짐을 진다는 것은 단순히 남의 짐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라, 한 몸으로서 함께 고통을 견디고 기다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러진 팔을 목이 받쳐주는 것처럼, 교회의 지체들은 서로의 약함을 감싸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한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의 몸이 온전케 되는 것”이라며, 교회 안의 정죄와 비난 문화를 지적했다. “누구도 의인이나 죄인을 구분할 자격이 없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존재”라며, 선교와 전도의 자리에서도 타인을 정죄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원에 대해 “하나님이 태초에 창조하신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교회의 사명은 그 회복을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목회자의 역할을 언급하며, “매뉴얼로 목회했는가, 생명으로 목회했는가”라는 자성의 질문을 던졌다. 법적·형식적 기준이 아닌 생명적 사랑으로 성도를 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총장은 “교회는 무너질 수 있지만 복음은 무너지지 않는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음은 건물이 아니고, 제도가 아니며, 사람의 생명입니다. 교회가 작아져도 괜찮습니다. 살아 있으면 됩니다. 복음이 사람을 살리고, 사람의 영혼이 살아 있다면, 그것이 진짜 교회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강연을 마치며 “하나님께서 오이코스대학교를 통해 복음의 본질이 회복되는 역사를 이루실 것”이라고 말했다.
| 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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