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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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15 19:2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뉴스리뷰> 교회 세습 정당한가


통합총회 재판국 모교회 세습 합법적이라고 판결
근본적으로 목회자 중심의 교회 체제를 개혁해야

지난 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은 세간에 화제가 된 모교회 위임목사 청빙에 대해 합법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15명으로 구성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은 이날 무기명 투표를 통해 8명 찬성, 7명 반대로 모교회 위임목사 청빙이 합법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번 판결이 세간에 화제가 된 것은 모교회가 청빙한 위임목사가 모교회 원로목사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교회 세습인 것이다. 각종 일간지들은 이번 일을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모교회는 등록 교인이 10만 명이 넘는 교회로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대형교회라고 알려져 있을 만큼 세간에 화제가 되기에 충분한 몸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총회 재판국의 이번 판결의 쟁점은 통합총회 헌법 제28조 제6항이 규정하고 있는 교회 세습 금지조항에 대한 해석문제였다. 이 조항은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 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를 담임목사롤 청빙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은퇴하는 위임(담임) 목사의 배우자 등을 청빙할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3년 전에 은퇴한 김삼환 목사의 경우에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모교회 측의 주장이고 재판국이 이러한 헌법 해석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사실 이러한 통합총회의 헌법은 이미 해당 조항을 만들 때부터 예견되어온 일이다. 해당 조항을 만들 당시 개정 초안에는 같은 조 3항에 은퇴한 위임(담임) 목사라는 조항을 넣으려고 하였지만 삭제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합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두고 반발은 매우 거세다. 장신대 학생들은 김하나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모교회가 불법 세습을 감행한 점과 이를 정당화하는 총회재판국의 불의한 결정이 부끄럽다”며 “총회의 ‘세습금지법’을 무시한 총회재판국의 결정으로 인해 한국교회와 교단이 사회적으로 조롱거리가 된 사실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밝혔고, 지난 9일에는 장신대 교수들이 “총회재판국은 모교회의 불법 세습을 용인함으로써 법을 수호해야 할 마지막 보루로서의 자기 존재 가치를 스스로 내팽개쳐버렸다”며 모교회 세습을 규탄했다.
또 반대표를 던진 재판국의 7명의 목회자들은 이미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 교계 원로라는 한 목사는 이번 모교회의 청빙이 세습인지 아닌지는 지나가는 개미도 알 일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고, 같은 교단의 또 다른 대형교회 목사는 김삼환 목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총회를 조용히 나가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모교회 내 세습을 반대하는 교인들은 9월 총회에 이번 문제를 제기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일에 대해 총회에서의 격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모교회의 일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교회 세습이 정당하냐는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다. 목회자의 자녀가 아버지의 가르침 아래 목회자로 성장하는 일, 그것이 결코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모교회의 교역자들은 우리 교회의 목회자를 우리가 정한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예수께서도 아버지인 하나님의 사역을 승계했다며 이에 빗대어 세습의 정당성을 말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좋은 목회자라면 그 본을 따라 자녀가 목회자의 길을 걸을 수 있고 어쩌면 그 또한 아름다운 일일 것이다. 만일 오지 선교사의 자녀가 아버지를 따라 선교사가 되어 그 사역을 이어 간다면 누구도 그것을 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많은 권력과 부가 연관된 대형교회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형교회의 담임목사는 그야말로 교회의 전권을 쥐게 된다. 그것이 대한민국 교회의 헌법이라는 것이고, 대한민국 교회의 체제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대형교회에서 목사직을 자녀가 이어 받는 다는 것은 대형교회의 부와 권력을 이어받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교회의 세습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만일 교회 내에서 목사의 권한이 그리 막강한 것이 아니라면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깨달은 자로서 가르치는 은사를 실현하는 직분에 불과하다면 그래서 교회가 목회자에게 주는 권한도 부도 세속적인 기준에서 볼 때 별 볼일 없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세습이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 세습의 문제를 대하면서 다시 한 번 더 교회 체제의 개혁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세습은 목회자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현실 한국 교회의 체제에서 파생된 여러 가지 많은 문제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한국 교회의 근본적인 문제 즉 한국 교회의 모든 권한이 목회자들에게 집중되어 있어 심지어 교회가 목회자의 사유물이 되어가는 문제에서 파생된 하나의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국 교회의 이러한 기형적인 체제, 마치 로만 가톨릭의 교황을 연상케 하는 대형교회 목사에게 집중된 권한의 문제가 핵심이며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 가령 교회 재정적 부패의 문제나 목회자의 도덕적 일탈의 문제 등등 한국 교회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들 중 하나가 세습의 문제이며,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그것이 교회 사유화의 단적인 면모이기 때문인 것이다.

모교회라는 한국의 대형교회를 대표하는 교회의 세습 문제를 바라보며 우리는 다시 한 번 한국 교회의 개혁이 시급함을 절실히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연일 일간지와 공중파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에 까지 등장하는 이 대형교회의 세습 보도에 국민들은 혀를 차고 있다. 한국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날로 커져만 가는데 더 이상 개혁을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가 오늘도 쉬지 않고 한국 교회 체제 개혁을 주장하고 기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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