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성취사적 성경신학’이란 무엇인가?

우선, 저는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과 더불어 저희 성경신학연구소를 소개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실로, 제가 지난 30 여년 이래 박용기 소장에 의해서 최초로 제시된 ‘언약성취사적 성경신학’의 골격을 제시할 수 있음은 참으로 소중한 기회입니다.

1. ‘언약성취사적 성경신학’의 주요과제
저희 연구소는 오랜 기간 동안 성경 전체를 망라하는 언약 중심적이고, 통일성 있는 성경이해를 의미하는 ‘언약성취사적 성경신학’을 제시하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저희 연구소는 개혁신학의 입장과 관점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저희 성경신학연구소가 시도해 온 신학적 작업은 개혁신학에 대한 비판적 재해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과제를 수행해 왔습니다. 첫째는, 개혁신학 내에서의 언약신학 혹은 전통적인 구속사 신학에 대한 엄격한 재검토이며, 둘째는 언약적 통일성의 관점에서 성경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업은 자유주의 신학에 의해 파생한 현존 성경신학의 파편화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2. 개혁신학 진영에서의 언약신학에 대한
  비판적 재해석
성경신학은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이라는 이중구조’를 가지고 있는 17세기 언약신학의 개념의 적절성에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신학사조는 두 언약을 통한 죄인의 구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나라를 통한 하나님의 영광보다는 인간 구원으로 기울어지는 문제점을 가집니다. 그래서 그것은 성경 전체의 맥락에 의해 재검토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3. 창세기 1장 28절의 재해석을 통한
  성경전체의 구조적 이해
전통적 개혁주의 관점에서 창세기 1장 28절은 문화명령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성경신학에 의하면, 창세기 1장 28절은 문화명령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 나라에 관한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창세기 1장 28절은 하나님 나라에 관한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음이 분명합니다. 바로 자손번창과 땅 정복 그리고 통치입니다. 물론 이 세 요소는 한 나라(국가)를 구성하며,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될 하나님 나라를 가리킵니다. 이 주장에 비추어 볼 때, 창세기 1장 28절은 신구약 전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구절입니다.

4. 구속사적 신학의 패러다임을 넘어서
전반적으로 보아, 개혁신학은 언약을 구속을 이루는 수단으로 간주하는 구속중심적 신학으로 특징지워집니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구속의 역사가 기본틀이고, 언약은 그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속중심적인 언약신학’과 대조적으로, 박용기 소장에 의해 주장되어온 ‘하나님 나라 중심의 언약신학’의 주된 취지는 언약이 구속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통한 하나님 영광의 계시를 위한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신관은 세계관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성경신학은 전통적 구속사적 세계관을 넘어서는 보다 성경적인 세계관을 제시합니다. 이 세계관은 영원한 하나님의 작정에 기초합니다. 그래서 이는 역사내의 차원에 묶인 구속사적 세계관, 즉 ‘창조-타락-구속’이라는 틀을 넘어섭니다. 말하자면, ‘영원한 작정-(창조)-언약-(타락-구속)-성취-계시완성’. 이는 구속사적 세계관과 비교하여 볼 때, 보다 포괄적이며, 하나님의 영원한 영광선포적인 세계관이라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5. 결론
(재)성경신학연구소의 주된 목적은 존 칼빈과 수많은 언약신학자들에 의해 제안되어온 성경의 언약적 통일성에 동의하면서, 현존 언약신학에 대한 비판적인 재구성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언약성취사적 성경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진영뿐 만 아니라 복음주의 신학권 안에서도 나타나는 구약과 신약을 분리하여 연구하는 대부분의 경향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합니다. 요컨대, 성경신학은 하나님 여호와의 영원한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신구약 성경 안에 나타나는 그리스도의 언약성취 사역을 통한 하나님 나라를 중시합니다. 성경신학에 의하면, 이것이 성경 전체 안에 나타나는 성경적인 거대이야기이며, 큰 그림이라고 확신합니다.
만약 이런 성경신학적인 관점이 타당하다면, 이는 성경 안에 내재하고 있는 언약에 근거한 포괄적인 통일성을 이해함에 있어서 빛을 던져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구속중심적인 신학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적인 언약신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김규욱 목사 발표에 대한 Craig G. Bartholomew 교수의 코멘트>

성경의 통일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고 중요한 일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쁩니다. 무엇보다 (재)성경신학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있다는 것을 귀하게 생각합니다. 현대 교회들에게 있어서 심각한 문제점 중 하나는 교회와 아카데미(신학교)가 분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장안중앙교회)는 그렇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지금 여기가 대학원과 같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종으로서 교회와 연구소와의 이런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오늘 들은 것들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 이야기들을 하고자 합니다.

1. 연구소가 성경의 통일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2. 연구소가 구약과 신약을 함께 보면서 그 안에서 통일성을 찾아나가는 일은 매우 소중한 일입니다. 이 일은 매우 복잡하지만 굉장히 중요합니다.
3. 연구소가 개혁신학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매우 좋게 생각합니다. 저 역시 개혁신학의 전통 안에 있습니다.
4. 연구소에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성경에 비추어 개혁신학이라는 것은 계속해서 개혁되어져 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개혁주의 교회는 계속해서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을 신조로 강조해 왔습니다. 물론 우리의 견해 역시 성경에 비추어 개혁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 두어야 합니다.

이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런 성경의 통일성에 대한 토론이 결국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지는가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4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단지 부분적, 파편적으로 이해하고는 있는데 전체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성경을 하나로 짜여 진 통일성 안에서 보는 것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2. 언약은 성경의 통일성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성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전체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는데, 성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3.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인데, 뉴비긴(Newbigin)은 ‘성경은 이 세상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이 그 이야기에 구성원으로서 참여하기를 초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주연배우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주연배우로 등장하는 드라마에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원하십니다.
4. 여러분 중에 어떤 이는 목사이고 아닐 수도 있는데, 성경 이야기를 통해서 배운 바, 만약 여러분이 크리스천이라면 여러분 모두 왕 되신 하나님의 전적인 종들입니다. 목사는 하나님을 섬기는 한 유형일 뿐입니다. 다른 유형의 예로는 주부, 회사원, 학생 등이 있습니다. 피터슨은 ‘우리 모두는 전적인 일꾼들로 하나님의 거룩한 안수를 받은 자들’이라고 합니다.

오늘 이러한 학구적인 토론은 우리의 일상의 삶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뿐만이 아니라 일주일 내내 하나님을 위한 전적인 삶이 되길 바랍니다.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