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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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6-21 22:3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복음의 불모지이며 다신사상의 나라 인도


13억 인구 중 2천만 명의 기독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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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며 도착한 땅, 더위가 무엇인지를 실감나게 해주었다. 하루하루 기온이 상승하면서 급기야 47~8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인도의 풍경은 모든 것이 느리며 기운이 없다. 길 위를 거니는 사람, 하얀 색의 소(神), 버팔로 같은 덩치 큰 물소, 들개, 돼지 모두 무력하게 느릿느릿 움직인다. 급히 행동하거나 활동량이 많으면 기진맥진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또한 한국의 황사는 인도에 비한다면 아주 귀여운 수준이다. 그곳은 경미한 바람만 불어도 온통 하늘이 뿌옇게 되어 앞이 잘 보이질 않으며 문을 닫아놓아도 금세 집안이 먼지투성이가 된다. 첫 날 밤,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인공적인 바람이 싫어서 그냥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새 열기 때문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으며 내일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다행히 다음날부터는 에어컨을 켜놓은 덕에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도착한 다음날부터 신고식이 시작되었다. 인도는 차량이 많은데다 준법정신이 희박해서 접촉사고는 부지기수이며 드라이버의 운전 실력은 거의 곡예수준이다. 앞 뒤 차량들은 한 뼘도 안 되는 거리를 두고 운행한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우리 차량의 기사는 강박증이 있는지 5초에 한 번씩 경적을 울리며 달렸고 그로 인해 머리가 아프고 신경이 예민해졌다. 물론 이 또한 금방 익숙해진다. 이같은 난폭한 운행습관과 무질서한 도로교통 때문인지 트럭이 3중 충돌을 일으켰다. 우리 차량은 중간에 있었기에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나 2시간가량 무더위 가운데서 길에 방치되었었다. 한국 같으면 경찰이 출동해서 금방 해결되었을 것인데, 그곳은 경찰이 와도 노닥거리듯 피해자와 가해자간에 웃으면서 경위를 듣다가 차주가 도망갔다는 말만 남기고 모두가 원위치로 돌아갔다. 피해보상은 커녕 길에서 시간만 낭비하고 더위에 생고생을 했다.

  첫 번째 주일에는 요셉의 신앙관을 강론했으며, 교회당 역시 무지하게 더웠지만 성도들의 집중력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무사히 마쳤다. 예배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에어컨이 고장 나서 차안 온도계는 54도를 가리켰고,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길바닥에서 한 시간 가량을 고생했다. 집에 오니 정전이 되어 3시간을 찜질방에서 찜질하듯 가만히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인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무더위와 예측할 수 없는 사고 때문에 겁을 먹고 집안에만 주로 있었다. 무더위에 관광을 하란 말은 일사병에 걸리라는 뜻과도 같았다. 나머지 시간들은 몇몇 성도님들의 따뜻한 환대와 보살핌 덕분에 유익하게 보냈다.

임마누엘 교회의 찬양대는 가히 프로급이었어요, 감동적인 하모니에 놀랐습니다. 두 번째 주일에는 에베소서의 교회의 진리를 개괄적으로 강의했습니다. 성도님들의 밝은 표정에 감사했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이 활기차고 좋았어요. 서희석-김미라 집사님(장안중앙교회) 댁에서는 부부구역모임을 가지며 오랜 시간 담소했습니다. 젊은 부부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고 교제하는 모습들이 너무 좋았어요. 마지막 주일에는 교회당에 시계가 없어서 본의 아니게 80분을 강론했습니다. 로마서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설명했는데, 성도님들 대부분은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감사해 하였습니다.

  인도 목회자들과의 세미나는 4회에 걸쳐 하루 4시간 정도 실시했는데, 학습 분위기는 진지하고 깊이가 있었다. 인도 목회자들의 신학수준은 장로교 개혁주의 신학에 기초한 정통신학으로 무장되어 있었으며,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강의는 신약성경의 구조를 언약성취사적 맥락에서 체계적으로 개진함으로써 신학적 의미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신약성경의 논리체계를 통해서 성경의 신빙성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존재를 확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수업 과정에서 논의된 신학적인 주제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명칭의 중요성과 사복음서의 필요성 그리고 오순절 성령강림의 역사가 단회적인가 아니면 반복적인가를 논의했으며, 성령의 사역에 대한 핵심사안과 신약계시의 종결성에 대해서 정리했다. 또한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상관성과 죄의 책임소재에 대한 개념을 정립했으며, 하나님의 존재증명의 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언약과 성취의 체계를 확고히 했다.

  서남아시아의 교두보인 인도의 선교는 많은 의미를 남겨주었다. 인도 현지에서 만난 젊은 선교사들의 열정과 순수함에 다시 한 번 감동했으며 하나님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통역과 번역을 담당하신 정은진 선교사님은 선교를 위해서 현지인과 결혼까지 불사했다. 성결교 교단에서 파송한 전호균 선교사님 역시 한국에서 부목사로 봉사하다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현지에 온지 4개월 남짓 되었는데, 컴퓨터를 전공하여 인도 대학생들에게 컴퓨터를 통한 선교를 하겠다고 열심이다. 또 한분은 인도에 정착한지 10여년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분은 힌디어에 능통해서 인도 목회자와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경을 가르치며, 피아노 수리를 통해서 자비량하고 있었다. 인도인 안잔 제나(Anjan Jena)목사는 교회가 힌두교 경찰에 의해서 자행된 방화사건으로 폐허가 되었지만 힌두교 학교 마당을 빌려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열사(熱沙)의 나라, 음식과 언어 그리고 문화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생을 사서하겠다는 다짐으로 봉사하며 살아가는 그들은 신선한 청량제이며, 복음의 전사임에 틀림없다. 모두가 열심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과 은사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봉사하며 살아가는 사역자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김승일 목사/동산교회

인도 세미나 소감문/사티쉬 챠플라
‘성경강론 16권’ 곧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