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9-06-19 19:3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도는 하나로 통해야


子曰 參乎 吾道一以貫之
자왈 참호 오도일이관지 공자가 말했다. “‘증자야’ 우리 도는 하나로 관통한다”
曾子曰 唯
증자왈 유 증자가 말했다. “맞습니다”
子出 門人問曰 何謂也
자출 문인문왈 하위야 공자가 외출을 하자 문인들이 물었다. “무슨 말씀이니?”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증자왈 부자지도 충서이이의 증자가 말했다. “선생님(공자)의 도는 충성과 너그러움일 뿐이다”



『논어』 4장 「이인」(里仁)의 계속이다. 무엇보다도 본문은 논어의 핵심 주제 중에 특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參’(참)은 공자의 제자 중 한 사람이다. 한자음으로는 ‘삼’으로 읽힐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는 참으로 읽는다. 그래서 증자의 이름은 증참이다. ‘자’(子)는 학문적으로나 품행으로 자기 나름의 학파와 학풍을 형성한 자를 가리킨다. 증참이 ‘증자’라고 불린 것은 증참의 제자들이 그를 존경해서 후대에 붙여준 칭호인 것 같다.
‘참호’(參乎)는 공자가 ‘참’을 불러서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사실 공자가 아끼던 제자는 안연이었다. 언젠가 노나라의 애공이 누가 배우기를 좋아했느냐고 공자에게 물었을 때, 공자는 안연을 들어 칭찬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고 노(화)를 다른 곳에 옮기지 않는 사람이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공자가 자신의 학문을 이어받을 자로 생각한 제자는 안연이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안연은 일찍 죽고 말았다. 공자가 지금 증참에게 깨우침을 주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안연 이후에 증참이 깨우침이나 학문의 자세가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공자가 말한 ‘도’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도’라면 반드시 ‘통’할 수 있어야 한다. 유학의 관점에서 보면 ‘도’ 또는 ‘하나’(一)는 ‘리’(理)로 이해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주자에 따르면 리(理)는 모든 자연만물의 이치이자 근본원리이다. 그래서 모든 만물에 리가 내재한다. 리(理)로써 우주와 자연과 인간 등의 일체가 통하는 것이다(貫 通也).
증자는 공자의 말에 지체 없이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唯’(유)는 대답을 빨리하고 의심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應之速而無疑者也). 증자가 공자의 가르침으로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공자는 증자와 이런 대화를 나누고서 외출을 하였다. 그때 다른 제자들이 증자에게 공자가 한 말이 무어냐고 물었다. 증자는 이에 대해 ‘충서’라고 대답하였다. ‘충’(忠)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는 것’(盡己之謂忠)을 말하고 ‘서’(恕)는 ‘자신의 모든 것을 미루어 가는 것’(推己之謂恕)을 말한다. ‘이이의’(而已矣)는 ‘모든 것을 다 쏟아서 남는 것이 없다는 말’(竭盡而無餘之辭)이다. 증자는 공자의 성인됨이 마치 하늘과 땅이 지극한 정성의 마음으로 쉼 없이 다하기에 ‘충’이요 만물이 각각 자기의 마땅한 것을 얻을 수 있기에 ‘서’로 이해하였던 것이다.
하늘과 땅의 지극한 정성과 쉼이 없는 뜻 그 자체가 도가 된다. 이 도가 우주만물에 내재하고 있으면서 우주만물에 통하며 우주만물을 통하게 한다. ‘충서’는 곧 공자가 즐겨 말한 ‘인’이었다.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다 쏟아 우주만물 전체와 개물에 통하게 하는 것이 인이다.

그리스도인이 배워야 할 교훈이 무엇인가.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그분의 사랑은 진실하고 망령됨이 없이 우주만물에 두루 스며들어 있다. 그분의 사랑에는 왜곡되거나 가려내거나 거부하거나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진실함과 선함과 남김 없음으로 일관되게 실천될 뿐이다.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통하게 된다. 세상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아들이면 그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하는 은 모든 사람의 일체의 인생살이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일관되게 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늘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우리의 일체의 생활 속에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통하고, 개개인의 삶 역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통하게 하자. 그것이 그리스도의 도이자 하나 됨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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