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21-11-29 20:3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바른 도를 따라 살아야


子曰 誰能出不由戶 何莫由斯道也
자왈 수능출불유호  하막유사도야


『논어』 제6장 「옹야」 편의 계속이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다.
공자가 말했다. “누가 문을 통과하지 않고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가? (그런데) 어찌 이 도를 따라서 하지(살지) 아니하는가?”

사람은 누구나 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간다. 문을 통과하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공자는 이러한 생활 현상을 원용하여 사람도 마땅히 도리를 따라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에게 도리는 유학이다. 바른 도인 유학을 따라 살아야 문을 드나들 듯이 세상만사에 바르게 처신할 수 있다고 보았다. 도를 따라 살지 않는 현상에 대하여 공자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참 도를 저버리고 사리사욕을 따라 살아가는지를 의아해하였고 이를 괴이하게 여겨 탄식하고 있다.
후대의 학자인 홍씨는 그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해석하였다. 사람이 반드시 문을 통해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알아도 행동할 때에도 도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도를 알지 못하는 이유는 도가 사람을 멀리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도를 멀리하기 때문이다.(洪氏曰 人知出必由戶 而不知行必有道 非道遠人 人自遠爾.)
자연만물의 모든 현상에는 그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우연인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고 여러 차례 관찰하여 보면 우연의 현상 이면에는 무언가 그 나름의 원리가 담겨 있음이 드러난다. 모든 현상의 내면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그 자체의 원리가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동식물의 돌연변이조차도 그 자체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이 이치를 따른 것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공자에게는 인간의 삶도 이와 같았다. 누구나 문을 통해 드나들 듯 사람은 바른 도를 따라 살아야 한다. 도란 구체적으로는 예와 인과 천명의 실천이었다. 예를 배워 익히고, 동시에 어진 마음을 갖추어서 천명을 따라 살아가는 인간과 사회가 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이 도의 적용은 다를 수 있겠지만 근본 원리는 도 곧 예와 인과 천명에 따름이었다. 공자는 문을 통한 출입을 빗대어서 제자들에게 왜 이 도를 따라야 사는지를 가르친 것이다.
공자의 가르침이 그리스도인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오늘날 모든 그리스도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원칙을 좇아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 역시 높고 고상하고 거룩한 것이 아니라 문을 드나들 듯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신앙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라 하더라도 현실의 생활양식을 벗어나서 홀로 고상한 생활원리가 따로 있지 않은 것이다. 모든 신앙생활은 우리의 현실에 근거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요”(요 14:6)라고 하셨을 때 그 길, 그 진리, 그 생명은 아버지께로 가는 길이요 아버지에 대한 진리요 아버지와 사는 생명임이 분명해 보인다. 사도 요한이 직접 그리스도의 삶을 경험하고 목격한 후에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는 것이 실제로 그리스도의 길과 진리와 생명은 진정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그와 함께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길과 진리와 생명을 따르는 생활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이 살아가며 잊지 말아야 할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자신의 일상생활 전체가 가능한 한 자신과 이웃에게 함께 공용될 수 있도록 꾸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이 생활이 그리스도의 삶의 원리 안으로 계속 녹아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인생은 매일 잠을 자고 깨어나 일어나고, 영양을 섭취하고 배설하고, 만나고 헤어지고, 사색하고 행동하고, 노동하고 휴식하고 하는 등등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스도인 역시 마찬가지다. 지상에 있는 동안에는 거의 그러하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삶의 이면에는 하나님께로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어야 하고, 하나님을 드러내는 진실한 것이어야 하며, 자신과 이웃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생명이 담겨 있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대한의 그리스도인들이여! 겉보기에는 진정 평범하게 살아가도록 하자. 그러나 그 내면에는 하나님께로 가는 삶이며 진리가 담긴 삶이며, 생명이 약동하는 생생한 삶이 되도록 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가장 객관적이므로 가장 허구적인 철학: 피타고라스와 소크라테스
서른아홉. 성경권위 추락의 미국 교회, 오순절주의로 퇴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