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람이 되려면

湯之盤銘曰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탕의 반명에서 말하기를 “진실로 날마다 새롭고
탕지반명왈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날마다 날마다 새롭고 또 날마다 새로워야 한다.”
康誥曰 作新民。 강고에 이르기를 “백성을 새롭게 일으켜야 한다.”
강고왈 작신민.
詩曰 周雖舊邦 其命維新。 시경에 말하기를 “주나라는 비록 오래된 나라이나
시왈 주수구방 기명유신 그 나라의 명은 늘 새롭다.”
是故 君子 無所不用其極。 그러므로 군자는 자신의 지극함을 다 쓰지 않으면
시고 군자 무소불용기극. 안 된다.
(대학 전2장)


탕은 은나라를 세운 선왕이다. 반은 목욕을 하는데 사용하는 큰 대야다. 옛날에는 임금을 교훈하기 위해 목욕하는 대야나 세수 대야 같은 기물들 속에 격언이나 명언들을 써넣어서 한시도 나태하거나 교만하지 않게 하였다.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은 이런 그릇들 안에 새겨 넣었던 글이었다. 임금은 진실로 날마다 새롭게 하고 날마다 날마다 새롭게 하며 또 날마다 백성을 새롭게 해야 함을 교훈하고 있다.
강고는 지난 호에서 밝혔듯이 『서경』 안에 있는 주서(周書)의 한 편명이다. 대학의 저자가 군자(또는 왕) 되기를 교훈하면서 하, 은나라의 교훈보다는 주나라의 교훈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작(作)’은 북치고 춤추는 것(鼓之舞之, 고지무지)을 일컫는다. 백성들이 스스로 즐거워서 북도 치고 춤도 추면서 새롭게 되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시는 『시경』을 가리킨다. 주나라가 은나라를 멸망시킨 때가 대략 기원전 1100년경이다. 공자의 태어남이 기원전 551년경이었기에 주나라는 그때 이래로 약 600여 년간 지속되어 왔었다. 공자 당시에는 주나라의 왕실은 거의 유명무실하였고 제나라 환공과 같은 각 지역의 제후들이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대학의 저자는 주나라의 사례에서 군자를 교육할 교훈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이기는 하나 그 천명을 받은 것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새로움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새로움의 원형은 요임금과 순임금의 관계에서 찾아져야 한다. 요임금이 천하를 얻은 것은 그의 선함에서이다. 그 당시는 소수의 사람이고 규모가 작은 나라였다 할지라도 어쨌든 요임금은 유학의 세계에서 최초의 왕으로 존재한다. 그의 다스림은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것이었다. 그 증거가 순임금에게 왕위를 이양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순임금은 요임금의 명령에 순종하였다. 순임금은 백성을 위해 모범을 보였다. 그는 부모에게는 효자였고 형제들에게는 자애로웠다. 그러자 요임금은 순이야말로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덕있는 사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인물에게 요임금은 그녀의 딸들을 아내로 주고 형제들로 순임금을 보좌하게 한 것이다. 요임금과 순임금의 선양은 곧 유학이 말하는 최초이자 완벽한 새로운 백성 만들기와 질서 세움의 표징이었다.
주나라는 본래 은나라의 속국이었다. 주나라가 아직 국가의 모습을 갖추기 전에 문왕이 출현하였다. 그는 은나라와의 관계도 잘 하고 홀로 사는 이와 고아 등을 잘 대접하였다. 어진이들에게 잘 대했으며 나라의 생산력도 잘 발전시켰다. 문왕의 명성이 높아지자 은나라 속국들 중에서 문왕에게 모여드는 이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은나라의 4분의 3이 문왕을 지지할 정도였다. 은나라의 주(紂)왕은 이를 경계하여 문왕을 감옥에 가두었다. 많은 사람들이 은나라를 치라고 했지만 문왕은 신하의 도리를 다하였다.
은나라의 주왕을 징벌한 사람은 그의 아들 무왕이다. 무왕은 하늘의 명을 받아 은나라의 주를 정벌하였다. 이것이 유학에서 말하는 명이다. 명은 천명이기도 하고 하늘이 정해준 명(분)이기도 하다. 백성을 다스림도 명에 따라야 하고 천하를 다스림도 명에 따라야 한다. 주나라는 요순의 정치를 본받아 백성과 나라를 새롭게 하는 정치를 베풀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래되어도 그 명은 늘 새롭다고 주장한 것이다.
성경에서는 새사람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바울 사도에 따르면 새사람은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무엇인가를 새로이 몸에 입어야 하는 존재이다. 바울 사도가 외치는 새사람은 영적인 사람이다. 과거 유혹의 욕심을 따라 살던 사람이 이러한 구습을 따르는 사람됨을 벗어버릴 때 새사람이 될 수 있다. 새사람은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음을 받아야 한다. 그 사람은 거짓을 버리고 참말을 한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다. 새사람은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일을 한다. 그 사람은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끼칠 줄 안다. 새사람은 하나님이 사람들을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를 불쌍히 여길 줄 알며 서로를 용서한다(에베소서4:24~32).
새사람은 단순히 목사여서 또는 장로여서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예수님 안에는 언제 어디서나 진리가 있듯이 새사람은 하나님의 의와 진리의 거룩함 안에 있어야 한다. 목사이기에 더더욱 새사람이 되어야 한다. 장로이기에 더더욱 새사람이 되어야 한다. 대한의 기독인들이여!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않으며 분을 품더라도 그날을 넘기지는 않는 사람이 되자. 우리가 우리 몸의 부분들을 결합하여 몸을 자라게 하듯이 사랑 안에서 연합하여 자신들을 세워나가는 새로운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