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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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4-21 14:34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필리핀 의료선교 방문기


20년전 의대생 시절 이후 첫 해외 의료선교봉사
의료사각지대 필리핀 주민 생각하며 가슴으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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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정에서 초등학교 자녀 둘에게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네가지 한자(漢字)가 있다. “知·勇·忍·仁”. 일을 준비할 때는 많이 알아보고, 준비를 빨리빨리 해야하며, 일이 시작되면 인내를 가지고 해나가고, 결과가 나온 다음에는 어진 마음을 베풀어야 한다.

I. 준비과정

“일단 시작하면 잘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임무를 완수한다.”

의료선교봉사를 가기로 마음을 정한 때는 출발일인 4월 6일이 한달도 남지 않은 3월 9일(금)이다. 김희철장로님과 통화를 하며, 한참 의료선교봉사 준비에 대해 불평을 하고나니 죄송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통화를 끝내고 의료선교봉사를 가기로 마음을 먹고, 이제부터 필요한 준비를 직접 하기로 했다.

1.知(알 지)

20년전 의과대학에 재학 중에 의료봉사를 나갔던 경험상 한국인이냐 필리핀 현지인이냐만 다를뿐 봉사조직과 진료 흐름은 거의 같기 때문에 20년전 의료봉사의 봉사조직과 진료흐름을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최근 해외의료선교봉사를 다녀오셨던 분에게 전화를 드려서 부족한 부분을 정리한 후 3월 10일(토) 작성한 ‘의료선교준비’라는 자료를 만들어서 변형식 장로님과 3월 11일(일) 의논했다.

먼저 현지에서 도와주는 분께 부탁할 것을 전달해 드렸다. 현지주민들의 아픈 주요 증상을 알아야 약을 준비할 수 있으므로 아픈 주요 증상을 샘플링해서 연락해 줄 것, 현지에서 준비해야 할 가구들(책상, 의자 등), 꼭 필요한 최소한의 통역인원수, 의사 1인당 진료환자의 인원을 제한할 것을 부탁드렸다.

국내에서 준비할 물건 중 최대 문제는 치료약과 치료재료인데, 그 동안 추진된 것이 별로 없었다. 이전 계획은 진료는 한방진료만 시행하고, 안약, 구충제, 피부연고 등을 준비해서 나누어준다는 것이었는데, 원래 계획대로라면 의사가 굳이 의료선교봉사에 참석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의사가 가도 처방할 약이 없다니 난감할 따름이었다.

2.勇(날랠 용)

월요일(3월 12일)에 일단 치료재료(소독약, 멸균 거즈, 멸균 솜, 멸균 면봉) 준비는 우리 병원 내 중앙공급실을 이용하여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치료약이 최대 문제였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치료약을 의료봉사단에서 구하려면 두 달 정도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일단 우리 병원에 치료약을 납품하는 도매회사에게 좋은 일에 동참하라고 반강제적으로 기부를 약속받았다.

기부를 받는 복잡한 과정은 모두 생략하고 필요한 약품 목록대로 교회에 기부하는 것으로 계획은 잡았다. 하지만, 그 간단한 과정 안에는 필리핀 현지인의 질환추정, 질환에 따른 약품 목록선정, 도매 회사가 제약사에 기부약품모집 등 여러 과정이 남아있어 기한 내에 성사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약이 없다면 의사가 가봐야 특별히 해줄 것이 없어서 의사 당사자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준비물이었다.

약과 치료재료를 구하는 과정을 시작하며, 다음날인 3월 13일(화)에는 의료선교 조직구성을 계획했다. 의사가 가지 않고 한방진료만 한다는 가정을 하고 의료선교를 준비한다면 한방진료팀, 접수팀만 있으면 되지만, 약을 가지고 의사가 함께 가는 의료선교는 여러 팀을 조직해서 환자 흐름을 고려하여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총무팀, 진료팀, 약무팀, 접수팀으로 구성해서 각 팀에서 할 일을 정해보았다. 또한 봉사자가 많다면 조제약을 나누어주기전에 선교활동을 하는 팀을 구상도 해보았다.

다른 해외의료선교팀이라면 의료선교봉사 참석자들이 모두 모여서 각 팀으로 나뉘어져서 팀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시행하는 때이지만 이번 의료선교는 준비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출발 12일전인 3월 25일에 전체 참석자들이 모이는 준비모임을 갖게 되었다. 바라던 바는 준비된 약을 포장해서 현지에서 할 일을 줄일 계획이었으나, 아직도 약이 준비되지 못 한 관계로 다음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의료현장 경험이 없는 전체 참석자들을 위해 진료의 일반적인 특성을 설명한 후 환자의 이동 흐름도를 설명했다. 의사가 한 명일 때 환자는 간단하게 접수, 진료, 약무로 이동하면 되지만, 이번 의료선교봉사는 의사 숫자에 비해서 많은 환자를 봐야하는 특성상 예진팀을 추가로 설치하였고, 진료도 양방과 한방으로 나뉘어서 흐름도가 복잡하여 미리 특성에 맞는 흐름도를 짜고 그 자리에서 팀장을 선발했다.

팀장에는 당연히 약사 한 분과 간호사 두세분이 필요했지만, 김연자 집사님 한 분만이 간호사로 참석해주셨다. 의료를 아는 유일한 분이었기 때문에 예진팀장을 부탁드렸고, 당일 참석자 중에서 팀의 업무를 이해하고 일할 수 있는 분들로 변형식 장로님의 허가를 받아 팀장을 선발했다. 선교를 위해 가는 여정이지만 인원이 적어 선교활동팀을 배치하기 어려울 듯하여 선교활동팀의 구성을 포기했지만 필리핀 현지 상황에 따라 다시 구성하기로 마음먹었다.

출발 5일전 4월 1일에 사전 약포장을 위해 다시 준비모임을 가졌으나 참석인원이 적어 실행할 수 없었다. 준비는 더디고 팀원은 정해지지 않아 답답했지만, 현지에서 통역이 가능한 젊은 대학생 봉사자가 10여명이 온다는 말에 큰 기대를 하며, 필리핀에 도착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김현배 집사(장안중앙교회, 러스크분당병원장, 재활의학과전문의)

제48회 말씀운동연합사경회
제8차 필리핀 세미나 및 선교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