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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크리스마스 문화와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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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이지영은 대한예수교장로교(합동) 교단 선교단체인 GMS에서
정식 선교사 인준과 파송식을 거쳐 필리핀에서 활동하고 있다. (후원계좌 신한 110-364-132623)
학생시절 만난 선생님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렇게 강조했다.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기초의 중요성은 선교 현장에도 적용된다. 선교지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것, 현지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선교의 첫 단추이며 몇 번이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최근 맞이한 크리스마스와 새해는 필리핀 문화 이해에 도움이 되는 큰 명절이었다. 스페인 식민지 300년의 역사로 뿌리내린 가톨릭 문화와 맞물려 필리핀의 전통이 된 크리스마스. 이들의 문화를 보며 어떻게 선교해야 할 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에서 가장 긴 크리스마스
“필리핀은 다섯 달 동안 크리스마스를 축하해요.”라며 필리피노 교사가 크리스마스 문화를 소개했다. 9월(September)부터 12월(De-cember)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끝이 ‘-ber’로 끝난다. 이것은 예수님의 생일인 birthday를 상징하는 것이며, 신앙심이 좋은 필리피노는 9월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25일 크리스마스가 끝나도 동방박사가 예수님께 경배하는 날까지 기념해야 하니 1월 첫째 주일까지 크리스마스라는 설명이다.
마트를 가보니 실제 8월 말부터 성탄용품 준비를 시작하더니, 9월 1일 음악을 캐롤로 바꾸고 크리스마스 장식 판매를 시작했다. 눈을 볼 수 없어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되지 못해도, 많은 도시가 메리크리스마스(즐거운 성탄)를 외치며 들뜬 마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수님 탄생 장면(Nativity)과 빠롤(Parol, 크리스마스 별)장식은 지나가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한다.
크리스마스 문화
크리스마스 9일 전부터 심방가비라 한다. 저녁이나 새벽에 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심방가비에 모두 참석한 사람에게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새벽 미사 후에는 빵데살과 커피 등 간단한 음식을 나눈다. 어린이들은 심방가비 시작하는 날부터 캐롤송을 부르며 마을을 돈다. 방문한 아이들에게 작은 돈을 주는 것이 문화이지만, 9일간 매일 방문하기에 이를 환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돈 대신 간단한 과자를 주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에는 미사(Misa de gallo)를 드리고 자정에 온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한다. 이를 노체 부에나(Noche Bue-na)라고 부른다.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 친척이 모두 만나는 날이기에 가족간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이다.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들과 선물을 교환하고, 대부, 대모를 찾아가 선물을 받기도 하는데 한국에서 설날에 새배를 하고 새뱃돈을 받는 것과 많이 닮았다. 필리피노에게 크리스마스는 한국의 설이나 추석만큼이나 가족들에게 의미있는 명절이다.
현지 교회의 크리스마스 사역
심방가비는 평소 성당에 가지 않아도 소원을 이룬다는 생각에 참여가 많은 카톨릭 미사이다. 300년이란 스페인 식민역사는 필리핀에 가톨릭 문화를 전통문화처럼 심어놓아 심방가비나 크리스마스의 독특한 가족모임을 자신들의 문화라 생각한다.
이 시기에는 성도들과 저녁 부흥사경회를 갖으며 성탄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교회가 있었다. 특히 25일 성탄 예배는 필리피노에게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자정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다보니 늦게 일어나기도 하고, 25일은 선물 받는 날이니 웃어른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거나, 선물 주는 사람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선배 선교사님은 성도들에게 성탄예배를 설명하고 적은 인원으로 예배를 드렸는데, 몇 년 지나니 성탄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의 숫자가 늘어난다고 했다.
크리스마스를 오랫동안 기뻐하는 필리핀이라지만, 자신의 소원을 위한 심방가비, 가족과의 만남과 파티, 선물 등에 집중된 성탄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선교사들의 사역을 통해 예수 성탄의 의미를 묵상하고 이해하는 성도가 늘어나길 소망한다.
선교사 이지영 |
그리스도 마음을 품은 봉사 |
아직도 선교가 필요한 나라, 필리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