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예언과 성취 그리고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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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생노병사(生老病死)로 대변되는 인생의 많은 일 중에서 ‘이 일은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내가 아주 중요한 결정을 한 어느 때에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내 인생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텐데’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실제로 다른 그 선택이 이루어졌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졌을까? 아니면 그 선택함에 있어서 1초간만 더 지체되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세상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완전히 다른 세상일 것이다. 특히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섭리해나가시는 이 세상과는 전혀 판이한 세상이 되었을 것이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나비효과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정확한 의미는 조금 오해된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소한 사건이 나중에는 엄청나게 큰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로 이해한다. 대체로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에는 부족하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건에 대한 작은 차이는, 이어지는 사건에 대하여 부가적인 차이를 일으키게 하고 또 그 차이가 차이를 더하게 된다. 이렇게 차이가 계속 더해지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면 결국에는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나비효과는 1963년 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가 컴퓨터로 기상을 모의 실험하던 중, 초기 조건의 값이 미세한 차이가 난 경우 나중에는 엄청나게 증폭되어 판이한 결과가 나타난 것을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기상조건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연구하던 중, 초깃값을 입력하는데 소수점 이하 매우 긴 수였다. 그런데 실수로 소수점이하 아주 작은 값을 빠뜨리고 입력하지 않았다. 그 결과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는 엄청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초기 작은 차이는 나비의 펄럭임 정도였으나 나중에 나타난 차이는 태풍에 맞먹는 차이였다. 즉, 나비의 펄럭임과 같은 작은 차이가 조금 더 큰 공기 덩어리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다시 더 큰 곳에 영향을 주어서, 나중에는 아주 큰 기단(氣團)의 움직임에조차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과 원인과 결과가 꼬인 실타래처럼 얽혀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요셉과 나비효과
요셉은 꿈속에서 장차 미리 될 일에 대하여 꿈을 꾸게 된다. 형제들과 부모님이 자신에게 절하는 일과 애굽 바로의 꿈을 해석하게 된다. 그 꿈은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에 대한 꿈이다. 실제로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이 일어나게 된다. 7년의 풍년이 일어나려면 어떠한 일들이 벌어져야 하는가? 우선 바다에서 바닷물이 적당하게 증발하여야 하고, 증발한 수증기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단은, 특정한 바람에 의하여 정확하게 나일강의 발원지인 우간다의 진자지방 일대에서 풍부하게 비가 내려야한다. 그리고 그것이 아프리카 온 땅을 적시고 난 뒤 나일에 이르는 것이다. 곡식이 잘되기 위해서는 생태계가 정확하게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천적들이 알맞게 생존하여야 하며,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알맞게 공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7년의 흉년은 어떻게 되는가? 이러한 균형들이 정확하게 7년 동안 깨어져 있어야 한다.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이 요셉의 꿈처럼 정확하게 맞추어지기 위해서는 사실 곤충의 날갯짓과 개미의 발걸음까지 통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나비효과가 주는 교훈이다. 그런데 사실은 나비의 날갯짓조차도 엄청나게 큰 사건이다. 마이크로(백만 분의 일)의 세계에서는 나비의 날갯짓보다 더 격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노(십억 분의 일)의 세계에서는 분자와 입자들이 충돌과 파괴와 화합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나비효과가 아니라 전자(electron)효과라고 해야 할 지경이다.
현대 이스라엘과 나비효과
1948년 세계사적으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약 1900년 동안 나라 없이 떠돌아다녔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건국한 것이다. 그리고 몇 번의 전쟁을 거치면서 엄연한 국가로서 그 지위와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이것이 상식적으로 설명 가능한 일인가? 인간의 생각으로 도저히 상상 불가능한 일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인가? 우선 성경적으로 생각해보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돌아와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국가와 민족이 성립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야만 로마서의 예언이 성립될 수 있다(로마서 11장 25~27절). 기독교인들은 현대 이스라엘의 성립을 당연히 전능자 하나님의 섭리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
피상적으로 현대 이스라엘이 성립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선, 무시무시한 유대인의 박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그 박해의 원인은 무엇인가? 유대인의 배타적 정신세계와 유대인들의 뛰어난 능력과 상술 등이 그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을 박해한 사람들의 피해의식과 질투 그리고 막연한 우월감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은 현대 이스라엘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국제정세와도 관계가 있다. 유대인들은 당시 물질문명이 가장 발달한 유럽과 미국에서 터전을 잡고 있었으며 많은 부분에서 경제를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갔다. 그리고 이들이 이스라엘의 독립에 많은 부분을 협력하였으며 물밑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이들이 경제적인 주도권을 거머쥔 것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중세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더 거슬러 올라가 로마의 유대인 박해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로마 황제는 유대인들을 박해하는 수단으로 토지의 소유를 허가하지 않았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어쩔 수 없이 농사짓는 것 이외의 것들에 종사하게 되었으며 그것이 유대인들이 부를 축적하는 금융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나비효과가 그대로 성립된다면, 그리고 온 세상을 자신의 뜻대로 주관하는 초월적 존재가 없다면, 자연주의자들 말대로 모든 사건이 우연의 연속과 그 조립품들이라면, 이 세상에서 예언과 성취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로마서에서 기록하고 있듯이 약 2000년에 걸쳐서 일어난 예언과 성취의 사건은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 구약에서 그리스도에 관한 수많은 예언이 성취되었고,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을 관통하는 제국의 성립과 그 쇠락의 과정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서술하고 있다. 고레스 같은 경우에는 그 이름까지 정확하게 예언하고 있다. 이 모든 사건을 뛰어넘어서 현대 이스라엘의 성립은 나비효과와 자연주의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나비효과의 그 복잡성과 무질서함 그리고 혼돈성을 극복하고 2000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어떤 사건이 예언대로 성취되었다는 것은 강력한 어떤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비효과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사건이 필연적으로 발생하였다면 그것은 우연으로 보이는 이 세상에 필연이 너무나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을 토인비는 역사 속에서 발견하고 ‘문명의 영(靈)’이라고 서술하였으나 문명의 영이라는 서술은 그야말로 수건을 덮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이다.
빛의 자녀들은 이것을 필연이라거나 초월적 존재라거나 문명의 영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바로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부르고 그를 소리 높여 찬양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에 예언과 성취라는 것은 도무지 존재할 수가 없다. 나비효과가 적용되는데도 불구하고 예언이 있고 성취가 있다는 것은 그 작은 원인조차도 철저하게 주관하시는 우리의 주님이 계신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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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곽경도 박사 ((재)성경신학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이학박사) 이메일 : expan@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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