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에 의한 시행
성경적 봉사관
Ⅴ. 봉사의 방법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 (벧전 4:10)
은사(恩賜)는 신비주의 운동의 부산물로 인식되거나, 특정인들에게만 주어진 고유권한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은사란 하나님께서 교회를 위하여 모든 성도들에게 베푸신 은혜의 선물이다. 은사에 대한 어원을 정리하면 헬라어 원문으로 카리스마(cavrisma)이며, 이는 ‘호의의 증거, 은혜의 선물’이란 뜻이다. 이 말은 은사가 인간의 요청이나 충성도에 따른 행위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하나님의 선물임을 뜻하는 것이다.
은사의 주체는 교회가 은사(직분)를 분배하고, 은사를 부여받은 인간이 독자적으로 시행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울은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눠 주시느니라”(고전 12:11)고 말한다. 즉, 은사의 주체는 하나님이시며, 분배와 시행은 성령의 역사에 따라서 실행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서 어떤 은사를 받고 봉사 활동을 했다 하더라도 결코 자랑할 것이 못 되는 것이다. 베드로는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같이 하라”(벧전 4:11)고 밝힌다. 이는 은사의 시행주체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임을 뜻한다.
은사의 용도는 개인의 명예나 사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7)는 바울의 말처럼 교회의 유익을 위한 것에 있다. 세상은 강자가 약자 위에 군림하지만, 교회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섬기는 데 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고전 12:12)과 같다. 또한, 한 몸으로 구성된 지체는 서로 돌아보아 부족한 것이 없게 하여 분쟁이 없이 서로에게 유익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 은사 활동의 의미이다. 그래서 교회는 강자가 약자의 짐을 지는 곳이며, 사랑으로 서로 봉사하는 진리의 전당이다.
이와 같이 은사는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실행하게 되는 것이며, 상대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요긴한 수단이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동일하며 존귀함으로 인간을 위한 봉사는 생명존중의 가치이며 인간의 본분이다. 그렇다면 은사를 실현하는 봉사의 실제 방법은 어떻게 구현되는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첫 번째, 하나님의 사명으로 실행
하나님의 사명으로 봉사하는 것은 가치발견에 의한 결과를 의미한다. 바울은 영원한 나라를 발견하고는 살아도 좋고 죽어도 좋으나 “내가 육신으로 있는 것이 너희를 위하여 더 유익하리라”(빌 1:24)고 말한다. 가치는 인간의 인격적인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며, 객관적인 것이라야 한다. 인생은 가치를 찾아 방황하며, 더욱이 객관적인 가치를 발견한다면 행운이다. 성도들의 가치는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는 말씀대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있다. 성도들의 관심은 초월적 가치에 있으며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진리와 함께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소개하고 확장해가는 선한 일을 위해서 죽을 때까지 진력하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서 “모든 일에 신중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다하라”(딤후 4:5)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가치는 봉사의 원천이며 봉사는 가치의 실현이다.
두 번째, 하나님의 은사로서 실행
하나님께서 인생들에게 재능을 주셨는데, 이것의 특징은 다양하면서 공평하다. 사회적인 직책은 수직적 상하관계이지만 성도들에게 부여된 은사는 귀천의 차이가 없이 모두가 소중하다. 마치 신체의 기관과 같이 어느 기능 하나 요긴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모두가 독특하며 모두가 필요하다. 이는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또 사역은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고전 12:4 ~6)라는 데 있다. 즉, 다양한 재능과 기능과 역할의 근본은 하나님 한 분에 의해서 주어지고 실행되기 때문에 동일한 목적과 가치에 의해서 평가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는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공동체를 위해서 공급하신 것이며, 이 기능이 원활하게 실행되면 개인에게도 행복의 상태가 유지된다. 즉, 손은 맛이나 영양분을 직접 취할 수 없으나 입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통해서 결국에는 손의 근육과 기능을 위한 에너지를 흡수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은사는 봉사의 기초이며 봉사는 재능의 연보이다.
세 번째, 하나님의 열심으로 실행
하나님의 열심으로 봉사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봉사할 수 있도록 가치와 사명감을 주시고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재능과 여건을 주신다는 것이 전제된 의미이다. 가치와 사명 그리고 재능의 일체성은 열심의 동력이 되며 목표의 선명도에 따라서 성과가 나타난다. 바울은 ‘열심’에 대해서 “오직 모든 일에 하나님의 일꾼으로 자천하여 많이 견디는 것과 환난과 궁핍과 고난과 매 맞음과 갇힘과 난동과 수고로움과 자지 못함과 먹지 못함 가운데서도”(고후 6:4~5)라고 언급한다. 하나님의 열심은 환경과 여건을 초월해서 역동적으로 역사하며 세속적인 가치를 초월한다. 흔히들 ‘봉사’하면 여유 있는 사람들의 사회기여 내지는 자신들의 유익과 보람의 가치로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실현을 위한 열심의 봉사는 숭고하며 거룩한 가치이다. 자신의 이익 보다는 상대의 유익을 생각하고 자신의 안일 보다는 상대의 위기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열심은 봉사의 동력이며 봉사는 최선의 가치이다
봉사의 방법을 논할 때 구제의 대상이나 실제적인 일을 규정할 수 있으나 기독교적인 관점에서는 원천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방법은 너무도 다양하며 이미 제도화되어 실현되고 있기 때문에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고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리에 입각한 방법론이 필요하다. 기독교적인 봉사방법은 객관적 가치에 의한 사명의식과 은사의 주체에 의한 재능발휘 그리고 선명한 목표에 의한 이타주의의 삼위일체적 원리에 입각한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무슨 이유와 목적 그리고 가치에 의해서 하게 되느냐를 인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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