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09-06-08 17:5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제1권 제4장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결핍


칼빈은 자연신학을 거부하며 불신자에게는 하나님의 현존이 전적으로 결핍되어 있다고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종교의 씨앗을 심어 놓으셨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지만, 그것을 마음으로 기리는 사람을 백 사람 중에 한 사람도 만나기 어렵고, 성숙한 상태에 이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더욱이 시절을 좇아 과실을 내는 사람은(시1:3) 더 만나기 어려운 현실이다.

  칼빈의 말은 하나님께서 인간의 마음에 종교심을 주셨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는 알 수 있지만,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성숙하게 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기보다는 미신적인 우상종교가 성행함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칼빈은 계속해서 인간에 주어진 종교적 신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때 하나님의 영광을 그들에게 비추기도 했던 그 섬광들을 자기들의 맹목적인 사악함으로 흐려놓고 마침네 완전히 깨뜨려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씨앗은 그대로 남아있는 법이다. 이와 같이 어떤 신적인 존재가 있다는 신념은 계속해서 남아있다. 그러나 이 씨앗이 너무도 부패하여 그 자체로서는 오로지 지극히 악한 열매밖에는 맺지를 못하는 것이다.

  칼빈의 주장은, 종교의 씨앗은 성장이 멈추어져 있으므로 인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결핍되어 있지만 위기를 통해서는 형식적이나마 자극을 받아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종교의 씨앗’ 자체는 무의미하지만 어떤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서는 신(神)인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뜻이다. 물론 환경적인 요인이 하나님을 찾게 되는 동인(動因)이 될 수 있다. 만약 칼빈의 주장대로 성장이 멈춘 ‘종교의 씨앗’으로도 하나님을 찾을 수 있다면 성령의 역사가 없이도 타락한 인간 스스로의 재생능력과 환경적인 요인만 결합되면 누구든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 하나님을 찾는다면 그것은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이미 종교성이 회복되었음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의 씨앗에 대한 개연성을 주장하는 칼빈의 이론은 모호한 것으로 ‘종교의 씨앗’에 대한 정의와 성질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야 한다. 즉, 종교의 씨앗은 도대체 무엇이며, 그 한계가 어디이며, 어떤 작용과 기능을 발휘하는 것인가를 분명히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성경은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기능으로서 종교의 씨앗에 대해서는 “정녕 죽으리라”라는 말로 일축하고, 죽은 영혼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야만 다시 살아날 수 있음을 확고히 한다. 죽은 영혼은 이미 종교의 씨앗이 말살되었고, 종교성은 어떤 외부적인 요인이나 도덕적인 자극에 의해서 작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더 이상 종교의 씨앗을 운운하는 것은 자연신학자들에게 빌미만 될 뿐이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어떤 막연한 사상이나 도덕적인 신(神)관념 또는 경험에 의해서 인식되는 보편적인 신(神)관념이 아니다. 그리고 인간의 이성이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형성되거나 인식되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하나님의 자기 계시로부터 출발하며 거듭난 영혼에게만 인식이 가능하다. 계시의 절대성은 다음과 같은 바울의 말에서 확보된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내가 전한 복음이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라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

  앞에서 말했듯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거듭나고 중생한 자에게만 그 인식과 효능이 나타난다. 이것이 신인식(神認識)의 유일한 방편이며 통로이기 때문이다. 어떤 인간도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 중생한 이성을 소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성경은 거듭나고 중생한 영혼의 인지기능을 ‘중생한 이성’으로 규정한다.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는 인식의 주체가 되는 인간의 영(靈)이 거듭나고 중생해야만 이성으로서의 인지기능이 발생한다. 즉, 신인식의 주체는 그리스도의 영으로 인해 거듭나고 중생한 이성이라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감동으로 계시된 말씀(logos)을 중생한 이성을 통해서 깨닫게 되고 느끼며 결단하는 확신으로 신앙이 형성된다.
  기독교 신앙은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되는 부분만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며, 사실로 인지(認知)하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믿는 것도 아니다. 기독교 신앙은 중생한 이성이 인식의 주체가 되어 이론과 사실에 의해서 증명된 지식을 기초로 확립된 확신신앙을 의미한다. 신앙은 알 수 없는 것을 사실로 간주하여 받아들이는 맹신이 아니라 인식의 결과로 믿어지는 확신을 뜻한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인식도구로서의 성경계시가 필수적이며, 인식주체로써의 중생한 이성과 인식주관자로서의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타락한 인간의 이성으로는 피조물에 나타난 하나님의 신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감으로 완전하게 충족된 말씀(logos)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인식의 주체가 되는 영혼은 타락으로 말미암아 완전히 죽었기 때문에 중생한 이성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 피조물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신령적인 눈을 뜨게 된다. 또한 신인식의 주관자인 보혜사 성령의 가르치고 깨닫게 하며 생각나게 하는 역사가 없이는 모든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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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제5장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명백성
제1권 제3장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선천성(先天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