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장 그리스도의 위격(位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단 한 분이신 독특한 아들이 완전히 하나님이시며 완전한 인간, 즉 참 하나님이신 동시에 참 인간이신 것과 이성적인 영혼과 육체를 가지고 계신 것으로 믿고 고백한다. 그분은 하나님으로서 성부와 동일 본질(ho-moousios)이시며, 또한 사람으로서 우리와 동일본질(homoousios)이시다. 그분은 모든 점에서 우리와 같으시나 죄는 없으시다. 그분은 하나님으로서 태초에 성부에게서 나셨고 마지막 때에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사람으로 태어나셨다(thcotokos). 이 전혀 동일한 그리스도, 성자, 주님, 독생자는 두 본성을 가진 것으로 공표되었는데, 이 두 본성은 혼동되거나 변하거나 나누어지거나 분리되는 것이 없이 존재한다. 그 본성들의 특성은 통일에 의해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 본성의 독특한 속성이 보존된다. 두 본성은 한 존재 곧 한 본질(hyposta-sis)에 결합되어 있다. 이것들은 두 존재로 나누어지거나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성자, 독생자, 하나님, 말씀,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이것은 바로 옛 선지자들이 그 분에 대해 말씀하셨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셨고, 교부들의 신경이 우리에게 전하여 준 것이다(칼케돈 신조).

두 본성이 한 그리스도를 이루었다고 단언하는 것이다. (중략) 영혼은 육체가 아니며, 또한 육체는 영혼이 아니다. 그러므로 육체에는 절대로 적용되지 않고 영혼에만 고유하게 해당되는 사실이 있으며, 육체에 대해서도, 영혼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사실들이 있고, 또한 영혼이나 육체에게 구별되어 적용되지 않고, 전인(全人)에게 해당되는 사실들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때때로 영혼의 특성이 육체에 전해지고, 육체의 특성이 영혼에게 전해지기도 하지만, 이 두 부분으로 되어있는 사람은 여럿이 아니고 한 사람인 것이다. 이런 표현들은 사람의 한 인격이 두 가지 요소가 서로 연합하여 이루어지며 또한 두 가지 상이한 본질들이 이 인격을 이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도 그에 못지않은 치명적인 괴물이 등장하였다. 미카엘 세르베투스가 바로 그 사람인데,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의 본질, 영, 육체, 그리고 세 가지 창조되지 않은 요소들이 혼합된 허구(虛構)라고 여겼다.
세르베투스로서는, 하나님의 아들은 태초부터 하나의 관념이었고, 심지어 그때에도 하나님의 본질적인 형상이 되실 사람으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겉으로는 찬란하게 빛나는 말씀이외에는 다른 하나님의 말씀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그리스도의 나심을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즉, 아들을 낳으시겠다는 뜻은 만세전에 하나님께서 품으셨고, 행동으로써 창조 자체에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성령과 말씀을 혼동하여, 하나님께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말씀과 성령을 육체와 영혼 속에 분배하셨다.
본문존 칼빈, 『기독교강요』(상), 원광연 역,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pp. 592~605.
 中

칼빈은 앞의 단원에서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증거했으며, 본 단원에서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이성 일인격(二性一人格)’ 즉, 하나의 연합체로 구성된 위격(位格)임을 밝힌다. 칼빈은 중보자의 두 속성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 인성을 중시하고 신성을 제거하거나, 신성을 중시하고 인성을 배제하는 자들을 반박한다. 칼빈은 칼케돈 신조칼케돈 종교회의(Council of Chalcedon)는 마르키안 황제가 레오에 의해 이미 정죄되었던 유티케스의 일을 결정짓기 위해 소집하였다. 이 종교회의는 451년 10월에 칼케돈(콘스탄티노플 맞은편에 위치함)에서 열렸다. 이것은 네 번째의 전체적인, 또는 전 기독교적인 종교회의로 알려지게 되었다.
토니 레인(Tony Lane), 『기독교사상사』, 김응구 역, (나침반, 1990), pp. 109~110.
의 정통을 고수하면서, 그리스도는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사람이시기 때문에 두 본성을 혼합하거나 분리하는 것은 잘못된 신앙으로 간주한다. 즉,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아들이 되신 것은 본질의 혼합이 아니라 위격이 통일되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칼케돈 신조에는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단 한 분이신 독특한 아들이 완전히 하나님이시며 완전한 인간, 즉 참 하나님이신 동시에 참 인간이신 것과 이성적인 영혼과 육체를 가지고 계신 것으로 믿고 고백한다. 그분은 하나님으로서 성부와 동일 본질(ho-moousios)이시며, 또한 사람으로서 우리와 동일본질(homoousios)이시다. 그분은 모든 점에서 우리와 같으시나 죄는 없으시다. 그분은 하나님으로서 태초에 성부에게서 나셨고 마지막 때에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사람으로 태어나셨다(thcotokos). 이 전혀 동일한 그리스도, 성자, 주님, 독생자는 두 본성을 가진 것으로 공표되었는데, 이 두 본성은 혼동되거나 변하거나 나누어지거나 분리되는 것이 없이 존재한다. 그 본성들의 특성은 통일에 의해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 본성의 독특한 속성이 보존된다. 두 본성은 한 존재 곧 한 본질(hyposta-sis)에 결합되어 있다. 이것들은 두 존재로 나누어지거나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성자, 독생자, 하나님, 말씀,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이것은 바로 옛 선지자들이 그 분에 대해 말씀하셨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셨고, 교부들의 신경이 우리에게 전하여 준 것이다.Ibid. pp. 110~111.


  칼케돈 신조는 이단을 추방하기 위한 소극적인 방어 수단으로서 정통 기독론이 유지되도록 한 것이다. 칼케돈 신조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이다. 그는 삼위(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한 위(person-말씀)로서 인간의 몸을 입으셨으나, 참 하나님이신 동시에 참 인간이신 두 본성을 가진 분이시다. 즉, 인간 예수는 또 다른 개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적인 본성은 감소됨이 없고, 인간의 본성에 속한 모든 것을 취하셨다는 것이다.
  칼빈은 칼케돈 신조와 동일한 맥락에서, 말씀이신 하나님께서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말씀이 육신으로 변했다거나 육신과 뒤섞여 혼합되었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 말은, 말씀이 동정녀의 몸을 자신이 거할 성전으로 선택하셨으므로,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가 사람의 아들이 되신 것이요, 이는 본질의 혼합으로 된 일이 아니고, 위격(位格)의 통일로 된 일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성이 그의 인성과 하나로 연합되었으되, 그 각각의 본성이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었고 그러면서도 두 본성이 한 그리스도를 이루었다고 단언하는 것이다.존 칼빈, 『기독교강요』(상), 원광연 역,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p. 592.


  위의 말은,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것은 그의 신성과 인성이 한 인격체 안에 실제적으로 연합된 것임을 뜻한다. 칼빈은 이러한 주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영혼과 육체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하나로 활동하는 인간의 몸을 통해서 진술한다.

영혼은 육체가 아니며, 또한 육체는 영혼이 아니다. 그러므로 육체에는 절대로 적용되지 않고 영혼에만 고유하게 해당되는 사실이 있으며, 육체에 대해서도, 영혼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사실들이 있고, 또한 영혼이나 육체에게 구별되어 적용되지 않고, 전인(全人)에게 해당되는 사실들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때때로 영혼의 특성이 육체에 전해지고, 육체의 특성이 영혼에게 전해지기도 하지만, 이 두 부분으로 되어있는 사람은 여럿이 아니고 한 사람인 것이다. 이런 표현들은 사람의 한 인격이 두 가지 요소가 서로 연합하여 이루어지며 또한 두 가지 상이한 본질들이 이 인격을 이룬다는 것을 의하는 것이다.Ibid. p. 592.


  칼빈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인간은 영혼과 육체가 별개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하나의 인격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신성과 인성이라는 본질적으로 다른 두 부분으로 연합되었지만 하나의 위격(주체)을 보유하여 활동하신다는 의미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칼케돈의 신조와 칼빈의 진술은 일치한다. 진술의 핵심은, 한 분이신 그리스도는 신성과 인성 모두를 보유하고 계심으로써 참 신(神)이시며, 참 인간이라는 점이다. 정통 기독론에서 강조되는 부분은 그리스도가 완전한 신이시며, 완전한 인간이라는데 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요1:14)라는 말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임하심을 부인하는 자라 이것이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니”(요이1:7)라는 문구가 이를 뒷받침 한다. 당시의 이단들은 예수의 신성만을 강조하여 그를 유령(幽靈)이나 공기의 몸을 입은 자로서 인간이 아님을 주장하거나, 그의 신성은 무시한 채 요셉의 아들인 것만 강조한 바 있다.
  칼케돈 신조를 표방하는 정통 기독론은 이단들의 극단적이며 모호한 주장에 대한 반증내용으로서 확고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방식에 있어서는 개념상의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물론 그리스도에 대한 두 본질과 한 주체(위격)에 관한 진술은 신학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다. 자칫 용어선정이나 설명방식의 차이에 따라서 오해의 소지도 있고, 혼란을 초래할 여지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전통의 권위와 교리의 독단에 의해서 획일화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 말은 정통 기독론의 틀을 파괴하거나 새로운 이론을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유연한 사고에 의한 자유로운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부터 이단들의 이론과 정통 기독론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서 논의해 보도록 한다. 기독론에 대한 대표적 이단인 세르베투스(Servetus)세르베투스는 1536년 이후 파리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혈액 등에 관하여 연구하기도 하였으며, 전통적인 삼위일체론을 부정하다가 이단자로 선고되었고, J. 칼빈의 제의로 화형(火刑)에 처해졌다.
는 삼위일체를 부인하며 그리스도에 대해서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의 본질, 영, 육체, 그리고 세 가지 창조되지 않은 요소들이 혼합된 허구(虛構)”존 칼빈, 『기독교강요』(상), 원광연 역,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p. 598.
라고 말했다. 또한 그리스도의 존재와 출생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아들은 태초부터 하나의 관념이었고, 심지어 그때에도 하나님의 본질적인 형상이 되실 사람으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겉으로는 찬란하게 빛나는 말씀이외에는 다른 하나님의 말씀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그리스도의 나심을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즉, 아들을 낳으시겠다는 뜻은 만세전에 하나님께서 품으셨고, 행동으로써 창조 자체에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성령과 말씀을 혼동하여, 하나님께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말씀과 성령을 육체와 영혼 속에 분배하셨다”Ibid. p. 604.
라고 진술한다.
  세르베투스의 주장을 정리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되지 않은 세 가지 원소의 혼합체로 나타났는데, 육신의 모양으로 나타나기 이전에는 하나님 안에 그림자와 같은 형상의 관념적인 존재로만 인식했으며, 그리스도의 나심은 아들을 낳으시겠다는 하나님의 의지가 창조 자체에까지 행동으로 연장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말씀과 성령을 인간의 육신과 영혼에 분배하셨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르베투스의 이론은 육신의 모양으로 오신 그리스도에 대해서, 보편적인 인간의 육체와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원소의 혼합체로 이해했고, 창세전에 말씀으로 존재하신 그리스도는 실존이 아닌 관념으로 인식했으며, 성육신을 계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보다는 아들을 낳으시겠다는 하나님의 강한 의지가 행동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신성을 지니신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것에 대해서는 그리스도의 영혼과 육체 속에 말씀과 성령을 분배한 것으로 진술한 것이다.
  세르베투스의 사고는 말씀으로 존재하신 그리스도의 본질과 신성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며, 그리스도의 성육신에 관해서는 영혼과 육체 속에 말씀과 성령이 혼합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한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육신의 몸에 성령이 혼합된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그리스도의 몸에 충만하게 섭리하시는 것이다. 이유인즉,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는 말씀(logos)이시며 성령으로 잉태되셨고 성령에 이끌리어 활동하기 때문에,마 4:1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
마 3:16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눅 1:35 천사가 대답하여 가로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으리라
 성령 하나님의 충만하심과 내주 역사하심에 의해서 활동하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성령과 육체가 혼합되었다는 말은, 마치 서양문화와 동양문화가 혼합되어 뚜렷한 색깔을 내지 못하거나 남성과 여성이 혼합되어 중성이 되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께서 영혼과 육체 속에 말씀과 성령이 혼합되었다고 한다면,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신성은 그 본질이 퇴색될 것이고, 죄의 몸을 입은 인간으로서의 면모 또한 분명하지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르베투스의 말처럼 하나님께서 관념으로 존재하셨다면,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과 같이 하나님과 영원한 세계는 관념과 사고의 세계일뿐 허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창조이전의 영원세계의 존재는 시공형을 내재한 초월적인 존재로서 참 실존이며 참 실체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에 대한 개념정립이 미숙하면, 세르베투스와 같이 난해한 상상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킨다. 물론 신성과 인성은 혼합된 것이 아니라 연합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연합되어 있으며,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는 과도한 상상과 가설이 난무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두 본성(신성과 인성)이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한 주체 안에 공존한다는 진술은 그의 인성에 대한 죄에 관한 문제를 유발한다. 그것은 한 주체, 한 위격으로 존재하는 그리스도에게 죄가 없는가, 아니면 죄가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만약 죄가 없다면, 완전한 인간이 아니며 그리스도가 육체로 오신 것을 부정하는 것이 되고 그리스도에게 죄가 있다면, 하나님이신 그리스도에게 어떻게 죄가 성립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잉태되었기 때문에 인간의 몸을 입었지만 죄가 없다고 말할 것이다. 아니면 그리스도의 신성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죄와 무관하고, 인성은 성령으로 잉태되었기 때문에 죄가 없다고 진술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본서 13장에서 정리한바 있지만, 보충하자면 그리스도의 본성인 신성에는 죄가 있을 수 없지만, 계시사역 상에 필요한 그의 인성은 육체를 입고 오셨기 때문에 죄 있는 몸으로 정의할 수 있다. 물론 죄 있는 모양과 죄 있는 몸은 계시사역 상에 있어서 도구로 나타난 육체를 가리키는 것이며, 그 죄 역시 본인의 죄가 아니라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 전가(轉嫁) 받은 것을 의미한다. 어떤 자들은 그리스도의 몸은 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죄 없는 자라야 죄인의 죄를 대속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성경은 십자가에서 대속의 사역을 담당하기 이전부터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요1:29)이라고 증언하고 있으며, 구약의 제사규례에서도 백성들의 죄를 제물에게 전가시키기 위해서 머리에 안수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증거한다.레 1:2~4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려거든 생축 중에서 소나 양으로 예물을 드릴지니라 그 예물이 소의 번제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회막 문에서 여호와 앞에 열납하시도록 드릴지니라 그가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지니 그리하면 열납되어 그를 위하여 속죄가 될 것이라

  여기서의 핵심적인 관건은 정통 기독론에서 진술한바와 같이 한 주체(위격)안에 신성과 인성이 각각 독자적으로 존립한다는데 있다. 이 말은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신성)이 아니라든가, 요셉의 아들(인성)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하나의 위격에 동등하게 위치할 수 있는가이다. 신성은 본질적이며 절대적인 것으로서 상대화 될 수 없는 것이며, 인성은 형상화 된 것으로 상대적이며 현상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적인 신성이 상대적인 인성과 대등한 위치로 공존할 수 있느냐는 것이 문제로 남는다. 이 부분은 삼위일체의 개념과 같이 인간의 보편적인 관념과 상대적인 이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신성)이 인간의 몸(인성)을 입고 오셨다는 의미를 계시적인 관점에서는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말은 그리스도의 절대적인 신성과 상대적인 인성을 대등관계의 도식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신성을 본질로, 인성을 계시의 도구로 이해함으로서 신성과 인성의 구도를 주종관계로 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주체(위격)안에서 신성과 인성을 대등한 관계로 설명하기 보다는 본성이신 신성을 계시하기 위한 종속적인 차원에서 인성을 진술하는 것이 사고의 혼란을 축소시키지 않을까 사료된다.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대등한 관계로서의 연합이란 말은 신성과 인성이 각각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상호간에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보편적인 사고체계와 이해방식으로는 명확한 한계가 지어지지 않으며,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된다고 생각한다. 즉, 어디까지가 신성의 역할이며 어느 선까지 신성이 개입하는지 그리고 인성의 독자적인 활동은 어디까지이며,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신성의 제제를 받는지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물론 신성과 인성의 한계가 성령의 사역과 육체의 소욕을 통해서 구분된다고는 할 수 있겠으나 어디가 분기점인지는 재고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리스도를 완전한 신이시며 완전한 인간으로 규정한다는 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완전한 신이시며 또한 완전한 인간이시라는 것에 대한 설명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유연하고도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성경은 그리스도에 대해서, 말씀이시며 하나님의 아들로서 완전한 분이시고, 인간의 몸을 입고 육체로 오신 분이심을 확실하게 증거하고 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말씀으로 존재하셨다는 것은 관념이 아니라 생명의 본질이며 영광의 본체로서 실존하신 것을 의미하며,히 1:3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케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위엄의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그리스도에 관한 하나님의 계획은 계시를 목적으로 한 것이고, 그리스도는 계시의 절정으로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인간의 모양으로 보내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