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7장 19∼22절 여호와께서 예고하신 재앙을 통해 본 언약의 의미
본문은 여호와께서 백성이 다른 신을 섬기므로 재앙을 내리실 것을 예고하시는 내용이다.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왕위가 끊어지지 아니할 것을 약속하시고 이어서 “그러나 너희가 만일 돌이켜 내가 너희 앞에 둔 내 율례와 명령을 버리고 가서 다른 신을 섬겨 숭배하면 내가 저희에게 준 땅에서 그 뿌리를 뽑아내고 내 이름을 위하여 거룩하게 한 이 전을 내 앞에서 버려 모든 민족 중에 속담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되게 하리니”라고 예고해 주셨다. 이 예고 내용은 ‘그러나 보라 너희는 내가 너희 앞에 둔 내 율례와 명령을 버리고 가서 다른 신을 섬겨 숭배하여 돌이킬지니라 이에 나는 저희에게 준 땅에서 그 뿌리를 뽑아내고 내 이름을 위하여 거룩하게 한 이 전을 내 앞에서 버려 모든 민족 중에 속담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되게 하리니’라고 번역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약속의 내용은 일찍이 여호와께서 절대 주권적인 작정섭리로 모세에게 언약하신 말씀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신 28:36~37; 31:16).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이 율례와 명령을 버리게 되고 저주를 받게 될 것이 가정적인 사건이 아니라 결정적인 사건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이 전이 비록 높을지라도 무릇 그리로 지나가는 자가 놀라 가로되 여호와께서 무슨 까닭으로 이 땅과 이 전에 이같이 행하셨는고 하면 대답하기를 저희가 자기 열조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자기 하나님 여호와를 버리고 다른 신에게 부종하여 그를 숭배하여 섬기므로 여호와께서 이 모든 재앙을 저희에게 내리셨다 하리라”고 예고해 주셨다. 이렇게 여호와께서 백성이 다른 신을 섬기므로 재앙을 내리실 것을 예고하셨다. 이 예고 역시 여호와의 언약에 기초하고 있다. 일찍이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기업의 땅에서 뽑아내어 다른 나라에 던져 보내신 까닭에 대하여 열방 사람이 말하게 될 것을 예고해 주신 사실이 있다(신 29:24~26). 곧 여호와께서 모세로 예고하신 말씀을 이루시려고 솔로몬에게 약속을 하신 것이다. 이는 어떤 조건에 의한 가정적 성격을 포함한 예고가 아니라, 모세로 말씀하신 여호와의 예고에 의한 확정적 성격을 포함한 예고다. 곧 이스라엘 백성이 계명과 법도를 지키지 않고 다른 신을 섬길 때, 그들에게 저주가 임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문이 가정법에 의한 조건문으로 번역되는 것은 합당치 않다. 그것은 물론 인간 편에서 보면, 여호와께서 모세로 세우신 행위언약, 곧 율법에 근거한 조건적인 행위언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본문의 본래 성격은 여호와 하나님의 작정하신 뜻을 선포하시는 말씀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여호와께서 일찍이 모세를 통하여 모압 평지에서 확정적으로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목전에서 악을 행하여 재앙을 당하게 될 것을 예고해 주신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신 31:29). 그러므로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 앞에 악을 행하여 재앙을 당하고 여호와의 전이 파괴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스라엘 자손의 악행에 따른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절대 주권적인 작정섭리에 의한 예언의 말씀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의 악행 역시도 여호와의 절대 주권적인 작정섭리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이상과 같이 여호와께서 솔로몬왕의 기도와 간구에 대하여 응답해 주신 내용을 살펴보았다. 여호와께서 솔로몬의 기도를 불로 응답해 주시고 전 안에 여호와의 영광이 가득히 나타났다. 그래서 솔로몬과 백성이 제사를 드리며 낙성식을 거행하고 칠일 동안 절기를 지켰다.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솔로몬에게 “이 전을 네가 건축함같이 너는 내 율례를 행하며 나의 모든 계명을 지켜 그대로 행하려고 내 법도를 따를 것이므로”(왕상 6:12)라고 예고하신 말씀을 그대로 이루어 주신 계시섭리다. 여호와께서 재앙이 임할 때에 기도하면 응답해 주실 것과 명을 어기고 우상을 섬기면 멸하실 것을 약속해 주셨다. 이러한 여호와의 응답은 일찍이 여호와께서 선지자 나단을 통해 다윗에게 “저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 나라 위를 영원히 견고케 하리라”(삼하 7:13)고 언약하신 말씀에 근거를 둔 것이다. 이러한 기도 응답의 목적은 여호와께서 선지자 나단을 통해 다윗에게 언약하신 말씀대로 이루어 주실 뿐만 아니라, 남은 언약도 이루어 주신다는 사실을 여호와의 응답 내용을 통하여 확증해 주심으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언약대로 이루어 주시는 여호와이심을 택한 백성으로 하여금 깨달아 알고 그를 경외하며 섬기도록 하시려는 데 있다. 결국 솔로몬도 다윗같이 율례와 명령을 지키게 되고 그 왕위가 끊어지지 않게 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율례와 명령을 버리게 되고 저주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 열조에게 은혜로 세우신 삼대언약에 따라 다윗 왕국을 영원히 보존하신다. 즉 여호와께서 모세로 백성에게 세우신 모압땅언약을 이루어 주시면서 보존하신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백성으로 여호와의 율법을 거역하게 해서 저주를 받게 하신다. 그리고 그들로 돌이켜 여호와를 찾게 해서 복을 받게 하신다. 이는 여호와께서 야곱시대에 유다에게 은혜로 세우신 언약이 다윗 왕국시대에 행할 백성들의 행위로 파기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갈 3:17).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은혜로 세우신 언약은 이스라엘 열조 중에 특히 유다에게 은혜로 세우신 언약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예고하신 말씀은 모세를 통하여 모압 땅에서 백성에게 명하신 언약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 열조에게 은혜로 세우신 삼대언약도 이루어 주시고 모세를 통해 백성에게 세우신 시내산언약을 비롯하여 모압땅언약도 이루어 주신다. 얼른 보면, 이스라엘 열조에게 세우신 언약과 모세로 백성에게 세우신 언약은 서로가 상반되는 성격을 지니는 듯싶다. 그러나 모세로 세우신 언약이 열조에게 세우신 언약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여호와께서 이들 언약을 모두 완벽하게 이루시는 것이다. 그것은 모두 여호와 스스로가 언약을 세우시고 그 언약대로 이루어 주시는 자이심을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깨달아 알고 그를 경외하며 섬기도록 하시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렇게 여호와께서 모든 언약을 이루어 주시는 섭리는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율법의 저주 아래 죽게 하시고(갈 3:13) 은혜로 의롭다 하시려고 다시 살려 주실(롬 4:25) 계시섭리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다.
참고문헌
박용기, 『성경강론 6권』, (성남: 진리의말씀사), p.2771~p.2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