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2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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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공유 작성일 : 16-06-26 14:05  글자크기 크게글자크기 작게 기사 출력하기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남아공에서 전하는 소식 (20)
<수요일 저녁 성경신학모임>

<수요 모임 형제들과의 나흘간의 여행>

많은 현대 기독교인에게 신앙생활이란 ‘일주일간 세상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일에 교회에 나와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은혜를 받아 한 주간을 살아낼 힘을 얻고 다시 세상에 나가는 삶’의 연속이다. 하루 하루가 주의 날이고, 그리스도와의 교통이 있고 형제와의 교제가 있는 모든 곳이 교회이며, 매일 말씀을 통해 깨달아야만 하는 것이 은혜라고 가르치고 배우지만 글을 쓰는 필자조차도 실제 삶을 냉정히 바라볼 때 여전히 ‘일요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일요일 신자’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필자가 처음 남아공의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 in Stellenbosch)에 와서 가장 놀랐던 점은 바로 주일 오후 교회가 한산하다는 것이었다. 분명 전해지는 말씀은 성경에 충실하고 개혁주의적 입장이었는데 이런 보수적인 교회에서 의당 있을 법한 빡빡한 교육시간이 전혀 없다는 점이 의아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곳에선 교회가 평일에 더욱 활발히 열린다는 것을. 필자도 거의 매일 저녁 다양한 모임에 참석하지만, 이번 호에서 필자가 소개하고 싶은 모임은 매주 수요일 모임을 하는 성경공부 모임이다.
‘성경신학모임’이라고 이름 붙이고 작년부터 시작된 이 모임은 치과의사인 ‘고펠트’라는 교회의 장로가 이끈다. 과거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던 그는 늘 성경공부 모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는데 작년 필자가 교회에 등록한 이후 필자와 함께 뜻이 맞아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성경을 공부하기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문을 열어두고 지금은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매주 함께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그분은 50대 중반이 넘었지만 매주 수요일 자식과 같은 학생들에게(실제 아들도 포함되어있다) 자신의 집을 오픈하여 저녁을 대접하고 안부를 나누며 진리를 전하는 데에 기쁨으로 헌신하고 있다.
하루는 같이 공부하는 이들과 짧은 중간 방학을 이용해서 나흘 동안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장로님은 아는 분을 통해 별장을 빌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4일간 편하게 지내며 미국의 한 신학대학교에서 녹음한 시리즈 강의를 공부하고 온 적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고펠트에게 두 가지를 물어보았다. 첫 번째는 비용에 대한 것으로 4일간이나 먹고 마시는데 큰 비용이 들었지만, 그는 우리에게 한 푼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안해하는 우리에게 웃으면서 “하나님께서 이번 달엔 환자를 많이 보내주셨다”라고 하신다. 두 번째의 질문은 주일 교회 예배에 관한 것이었다. 방학 기간이어서 교회가 한가한 때이긴 했지만, 장로가 교회를 비운다는 점이 필자에겐 어색하게만 느껴져 질문했다.
“고펠트! 장로님이 교회 비워두고 가도 돼요?”
그러자 그분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Our gathering is the Church!” (우리 모임이 교회지!)

놀라운 점은, 이러한 모임들이 평일에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모습을 보며 궁금한 점이 많았다. 무엇이 교회의 이런 문화를 가능케 한 것인가? 주변의 다른 교회들이 모두 이렇지 않은 것을 보면 이 교회만의 특별한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교회는 앞서 언급한 장로와 같이 은사를 가진 분들에게 은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장려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담임목사를 비롯한 네 명의 목회자들이 목사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며 자신들의 규칙만 따르라고 하거나 허가되지 않는 모임을 막지 않는다. 아니 ‘허가’라는 말 자체가 우습다. 오히려 목사들은 은사를 가진 이들을 적극적으로 격려하여 자유롭게 모임을 하도록 돕고 종종 광고를 통해 홍보할 수 있게 기회를 준다. 그리하여 크라이스트 처치에는 평일에 자신의 수준과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성경공부 모임들이 열려있을 뿐만 아니라 독서회, 축구회, 선교회 등 다양한 모임들이 평일에 활발하게 진행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체제개혁을 진행하며 ‘주일 교회’ 가 아닌 ‘평일 교회’, 아니 그보다 더한 ‘종일 교회’를 꿈꿔왔다. 평일과 주일을 구분하지 않고, 성령께서 주신 은사 따라 모여 진지한 교제를 하고, 자발적인 사랑과 헌신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평일에도 지교회의 지도자로서 성도들을 돌아보며 혈연을 넘어서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이러하기에 우리가 체제개혁의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를 살펴보려면, 다음과 같은 물음을 자신에게 던져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집에서는 매일 가정 경건회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나의 집은 성도들을 향해 평일 오픈되어 있는가?”, “우리 지교회 성도들은 평일에도 서로 사랑으로 돌아보고 있는가?”, “성령께서 주신 은사를 평일에도 성도들과 더불어 고민하고 있는가?” 등

어느 수요일 밤, 모임 후 차를 마시며 필자는 기독교 지도자협의회의 체제개혁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그러자 모인 친구들은 자신들이 따라야 할 ‘꿈 같은 모델’이라며 장안중앙교회를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한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선 질문들에 대해 오래전 큰 인기를 끌었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와 같은 당당한 대답을 기대해본다.
“당연하지!”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
(로마서 12:1)
변도근 (전 장안중앙교회 교사, 현 Christ Church 초등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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