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5-04-15 08:5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여호와’ 호칭과 시가서의 주권성 (2)


<지난 호에 이어서 >

3. 주권자이신 여호와

앞선 기고에서 전능하신 여호와의 주권성(욥기)과 신실하신 여호와의 주권성(시편)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러한 여호와의 주권성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기록이 ‘잠언’이다. 이스라엘 국가에서 솔로몬왕이 아들 르호보암에게 ‘지혜’와 ‘명철’과 ‘지식’이라는 개념으로 국가의 통치자가 오직 여호와이심을 깨닫게 한다. ‘지혜’가 창세전 여호와 하나님의 작정과 관련된다면, ‘명철’은 지혜에 바탕을 두고 창조와 심판 세계에 대한 여호와의 통치권을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식’은 각 시대 모든 왕과 백성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여호와의 통치권 아래 있음을 아는 것이다.[박용기, 『성경강론 8』(성남: 진리의말씀사, 2002), 4102-4103 참조] 그래서 솔로몬은 여호와를 아는 지혜를 배우고 지키는 것이 모든 인생의 본분임을 르호보암에게 알게 한다. 솔로몬은 자신의 나라가 자기 신복의 반란에 의해 분열될 것을 예언한다. 하지만 그 역사가 바로 언약대로 이루시는 여호와의 주권적 통치 섭리임을 아들에게 역설한다. 비록 남 유다가 빈약하게 남지만 그 나라는 반드시 존속한다는 명철을 알려준다. 그래서 솔로몬은 나라가 분열된다고 하더라도 아들 르호보암이 왕가를 보호하시는 여호와만 경외할 것을 알려준다. 이로써 솔로몬은 나라를 다스리시는 주권자 여호와를 경외하여 다윗 왕가를 이탈하는 자의 유혹에 빠지지 아니하고 다윗 왕가의 왕위를 계승하는 것은 물론 여호와 하나님만을 경외하며 섬기라고 상세한 지식으로 훈계한다. 이러한 모든 교훈은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께서 자신의 방법대로 나라를 세우고 다스리도록 지혜와 명철과 지식을 주신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박용기, 『성경강론 8』, 4323-4324 참조] 여호와께서 언약대로 세우고 통치하는 나라의 주권성은 오직 창세전 언약에 근거한 절대주권성을 이해해야만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4. 영원하신 여호와

언약대로 세우고 통치하시는 나라가 이 땅에 속한 것이 아니라 영원한 통치에 속한다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 바로 솔로몬을 통해 기록하게 하신 ‘전도서’가 그 내용이다. 전도서는 이 세상 피조만물의 헛됨을 처음부터 선언하면서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 지상에 세운 통치 국가가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 하늘에 속한 영원한 통치가 실체라는 뜻이다. 솔로몬 자신이 그렇게 화려하게 건축한 그의 왕국이 ‘가짜’며 진짜 왕국은 여호와의 절대 주권적 능력을 보는 것이라고 찬양하는 내용이 전도서다. 이스라엘 국가가 세워지든 무너지든 상관없이 영존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를 깨닫는 것이 하늘에 속한 여호와의 영원한 통치를 아는 것이다. 가령 성경신학 주창자가 “‘영원’은 시간이나 공간 그리고 형상과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시·공·형을 내재적으로 초월한 개념을 말한다. 내재적 초월은 내재를 배제하지 아니하고 함유(含有)하는 초월을 의미한다.”(요 14:20)고 할 때, 이는 시간 역사를 통해 성취되는 이스라엘 국가는 하늘에 속한 영원한 나라를 계시하는 수단이고 방편임을 강조한다고 본다. 인생들의 모든 행사와 재물은 그 자체로 유익한 것이 아니라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의 주권적 통치가 하늘에 속한 영원한 사역임을 깨닫게 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의 통치는 이 세상에 속한 나라를 세우고 보존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속한 영원한 국가를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여호와의 호칭이 이스라엘이라는 모형적 나라에 속한 것이 아니라 창세전 영원한 나라의 통치자임을 깨닫게 되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이 솔로몬은 이스라엘에 대한 여호와 하나님의 역사 섭리를 통해 여호와 호칭이 하늘에 속한 영원한 통치의 주권성 계시 개념임을 찬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박용기, 『성경강론 9』(성남: 진리의말씀사, 2003), 4422-4423 참조]
5. 자비로우신 여호와

창조와 종말의 피조 세계에 대한 허무함을 통해 하늘에 속한 여호와의 영원한 주권성을 찬양한 것이 전도서라고 한다면, 영원한 주권성은 단지 무섭게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언약 자손에 대해서는 하늘에 속한 무한한 자비성을 계시하고 있다고 증거하는 기록이 ‘아가’라고 할 수 있다. 아가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솔로몬으로 하늘에 속한 여호와의 영원한 속성을 ‘조건 없는 사랑의 언약’ 찬양과 ‘변함없는 사랑의 성취’로 찬양하게 하는 기록이다. 솔로몬은 꿈속에서 보잘것없는 이방 여인 술람미라는 여자를 사랑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언약을 맺고 혼인을 한다. 비록 잠시 헤어지지만 결국 다시 만나 변함없이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열조에게 사랑의 언약을 세우시고 그 언약대로 메시아를 보내 그 자손에게 영원한 자비를 베풀어 주실 것에 대한 언약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비록 불순종하여 하나님을 떠나도 변함없이 사랑하실 것에 대한 여호와의 언약은 시가서의 찬양 논리로 볼 때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주권성 다음에 위치한다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 여호와의 자비성 찬양은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유일한 주권자가 오직 여호와이심을 확정하되, 그 이스라엘은 장차 임할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 국가의 모형임을 알게 한 후, 여호와의 무한한 자비성을 알게 하신다.

이상과 같이 시가서를 통한 오대 속성은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의 절대주권성을 계시하는 섭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절대적이란 말 그대로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 없으며 비교하거나 상대할 만한 것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이처럼 역사 섭리도 절대자 여호와의 기쁘신 뜻에 따라 정한 대로 진행하기 때문에 ‘주권성’이 지배한다고 할 수 있다. 욥기에는 사단 권세와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전능하신 여호와의 절대주권성이 계시된다. 전능한 존재이기 때문에 절대 주권적 섭리가 가능하므로 여호와의 전능성은 절대 주권성을 본질로 한다. 그리고 시편에는 언약을 세우시는 것도, 언약을 간구하게 하시는 것도,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것도 모두 여호와의 신실성인데 이 또한 창세전 작정하신 뜻에 따라 언약하시고 언약대로 이루시는 과정에 여호와의 절대주권적 섭리가 계시된다. 또한 잠언에 나타난 국가의 주권성을 이스라엘 국가 수립과 통치의 주권성에 한정해서 살펴본다면, 이스라엘 국가는 영원하신 절대자 여호와의 영원한 통치권의 계시다. 이스라엘 국가 통치에 관한 한 여호와는 이미 창세전에 확정한 나라(잠 8:22-31)에 대한 영원한 통치, 절대주권적 통치를 계시하고자 이스라엘 국가를 지혜와 명철과 지식으로 통치하신다. 창세전 작정하신 뜻에 따른다고 할 때, 이를 이스라엘 국가 통치에 적용하면, 바로 여호와의 창세전 영원한 통치권, 절대주권성이 그 바탕이 된다.

전도서는 여호와의 주권성의 무게 중심을 하늘에 두고 설명한다. 전도서 1장 1절에서 만사 만물과 세상 모든 통치가 ‘헛되다’는 선언은 영존하시는 여호와의 절대주권성만 통치권의 실체임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성경신학(The Bible Theology)’에서 말하는 ‘영원성’은 영존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창세전 작정하신 영원한 뜻에 따른 절대적 주권 섭리를 배제하면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본다. 또한 여호와의 자비성도, 영원성이 절대 주권적 통치를 원형으로 삼고 있듯이, 창세전 작정하신 뜻에 따른 불변적이고 아무런 조건이 없는 절대 주권적 ‘예정’ 섭리가 그 핵심임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영원한 사랑의 확증으로서 절대 주권적 예정 사건이 바로 여호와의 자비성을 지배한다고 본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경진 목사 (산수서광교회 / 광주 성경신학학술)

‘여호와’ 호칭과 시가서의 주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