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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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12-03 12:43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독일 개신교의 몰락,한국 교회의 전조인가


독일 개신교는 최근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신자 수 급감과 국가의 기독교 지원에 대한 국민적 반발로 재정적 어려움이 점점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 건물은 부지기수로 폐쇄되거나 매각당하거나 다른 용도로 변경 중이다. 2021년 약 22만 명, 2022년 약 38만 명, 2023년도는 약 59만 3천 명이 교회를 떠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수십 년 내에 독일 개신교 신자 수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건물은 향후 10년 내에 가톨릭 성당과 개신교 예배당 1만여 개가 폐쇄될 것으로 전망한다.

독일의 독특한 종교 후원 제도와 관련해서 보면, 향후 교회 건물 폐쇄 규모는 허수가 될 수 없는 합리적 이유를 가지고 있다. 독일 정부가 교회 후원을 위해 1세기 전에 마련한 세금제도인 ‘교회세(敎會稅, Kirchensteuer)’에 대한 세금 거부 흐름을 보면 왜 건물을 매각하거나 폐쇄까지 해야 하는지 그 배경을 알 수 있다. 다른 나라 교회에서 통상 하는 신도들의 자발적 ‘헌금’이 아니라 독일 국민은 세례를 받으면 국가에 의무적으로 종교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는 받은 세금을 가톨릭과 개신교 그리고 유대교에 분배한다. 세율을 보면 그 비용이  적지 않다. 주마다 1~2% 정도 차이가 있지만 대개 소득의 8~9%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한다. 가령 연 소득 5만 유로(약 7천3백여만 원)인 신자라면 약 400유로(5십8만여 원)~450유로(6십6만여 원)를 교회세로 납부해야 한다. 물론 교회세는 세례를 받은 신자에게만 부과하며 세례를 받았더라도 공식적으로 교회를 탈퇴(Kirchenaustritt)하면 교회세 의무에서 면제된다. 독일 개신교의 몰락과 교회세 납세 거부자 증가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교회세는 소득세의 일정 비율로 계산하므로 소득이 높을수록 교회세 부담도 커진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교회세는 추가적 재정 압박일 수밖에 없다. 기독교 진리에 대한 확신 없이 세례를 받았다는 이유로 종교세를 낸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 교회 탈퇴의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독일 가톨릭과 개신교에서 일어난 교역자들의 성추문 사건이나 재정 관리 비리와 교회 지도층의 비리들이 그 가속도를 높이는 기폭제가 되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종교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교회세만 납부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거의 없어졌다. 이렇게 교회세를 부담스러워하는 많은 사람들은 결국 교회 공식 탈퇴를 선택한다. 그런데 탈퇴와 동시에 세례는 유지할 수 없게 되며 또한 교회 공동체에서 떠나야 하고, 이는 바로 자신의 신앙생활을 포기하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종교세에 불어닥친 교회의 재정 위기는 교회 직원의 해고와 교회 건물 폐쇄는 물론 교회의 대사회적 봉사 활동도 위축시킨다.

독일 교회세의 역사를 보면 2세기 이상 고민 끝에 수립된 제도다. 1803년 나폴레옹 전쟁 시기 독일 제국 교회는 기존의 재정적 기반(주로 토지 소유)을 상실한다. 교회가 관리하던 토지와 자산을 국가에 몰수당하자 교회 운영 및 교역자 생활 유지가 어려워졌다. 1919년 바이마르 공화국의 헌법에서는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원칙으로 명시하면서도 국가가 교회의 재정적 지원을 간접적으로 보장하는 교회세를 만든다. 헌법 제137조에 보면 “종교 단체는 공법적 법인으로 인정받으며, 세금을 징수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한다. 일종의 국가와 교회의 상호협력 관계로 세금 징수를 국가가 대행하고 교회에 그 재정을 전달함으로 교회의 공적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다. 상당한 액수를 받은 교회는 종교적 기능뿐 아니라, 교육, 복지, 자선 등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그런데 독일 개신교의 더 안타까운 부분은 종교개혁의 토대 위에 개신교 전통의 뿌리를 내렸지만 동시에 그 뿌리가 거의 뽑힌 곳이라는 사실이다. ‘성경권위’의 토대 위에 세워진 기독교 신앙이 종교개혁 2세기가 지나면서 그 뿌리가 흔들리거나 뽑히는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곧 ‘자유주의 신학’의 등장으로 성경의 신적 권위가 훼손당한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성경을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신적 계시가 아니라, 하나님을 경험한 사람들이 각각 자기 경험을 쓴 결과물로 본다. 성경은 신에 대한 자기 체험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킨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성경을 해석할 때 합리적 이성을 진리 판별의 법정으로 삼는다. 이러한 자유주의 신학은 독일 개신교를 그 근본부터 훼손했으며 성경권위 중심의 신앙을 왜곡시켰다. 그 결과 종교개혁의 유산들과 신앙의 신성함이 사라진 당시 세속화의 풍조는 이미 독일 교회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다. 신앙이 실존적 삶에 유익과 의미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교회세는 너무 아까울 뿐이다. 종교개혁으로 성경권위가 가장 먼저 선포된 역사를 가진 독일 개신교의 몰락이 더더욱 아까울 뿐이다!

독일 개신교의 몰락은 한국 교회 몰락의 전조일까? 역사적이며 문화적이고 사회적 맥락은 다르지만 성경권위 추락의 결과 한국 교회가 세속화의 길로 가고 있는 상황은 독일 개신교 몰락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 특히 한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번영신학’이 주도하는 목회 흐름은 세속화의 전형이다. 그리고 성추문이나 대형 교회의 부자 세습이나 권력 남용, 나아가 목회자 비리는 독일 개신교보다 더 부패한 양상을 띠고 있다.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바른 말씀에 바탕을 둔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주지 못한 것은 독일 개신교뿐 아니라 한국 교회의 몰락의 결정적 요인이다. 신앙 전수(傳授)에 필수인 성경 교육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은 단지 건물 붕괴로 멈추지 않고 기독교 신앙의 근본 정체성을 근절시킨다는 사실은 5백 년 독일 개신교의 역사가 그 거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에는 아직도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 성경을 통해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하심과 그 영광스러운 능력의 영광을 찬양할 수 있는 상황은 분명 여호와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가 아직도 임한다는 무한 감사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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