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2장 24∼26절 솔로몬이 선인이 누리는 희락과 악인의 노고도 헛되다고 노래한 이유
24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가운데서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나니 내가 이것도 본즉 하나님의 손에서 나는 것이로다 25 먹고 즐거워하는 일에 누가 나보다 승하랴 26 하나님이 그 기뻐하시는 자에게는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나 죄인에게는 노고를 주시고 저로 모아 쌓게 하사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에게 주게 하시나니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본문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솔로몬으로 하나님의 손에 의한 선한 자의 희락과 악인의 노고도 헛되다고 노래하도록 섭리하시는 내용이다.
24∼25절은 솔로몬이 먹고 마시며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손에서 나음을 노래하는 내용이다. 솔로몬은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가운데서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노래했다. 솔로몬이 육체의 쾌락을 누려본 결과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육체의 쾌락은 마음에 번뇌와 근심을 일으켜서 영혼을 병들게 하고, 영혼의 즐거움은 마음에 안정과 평강을 얻게 해서 육체까지 강건케 한다. 그러므로 육체의 쾌락과 심령의 즐거움은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해 아래서 가장 좋은 것은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솔로몬은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노래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손에서 나는 것임을 알았다고 노래했다. 다시 말하면, 해 아래서 수고의 결과로 육체의 쾌락을 누리는 것이나, 그것보다 나은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손에 의한 것임을 알았다는 뜻으로 노래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먹고 즐거워하는 일에 누가 나보다 승하랴”라고 노래했다. 여기서 “나보다”라는 말의 히브리 원문은 ‘밈멘니’로 보는 경우와 ‘밈멘누’로 보는 경우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밈멘니’로 보는 경우는 ‘나보다’라고 번역이 되지만, ‘밈멘누’로 보는 경우는 ‘그를 떠나서는’이라고 번역된다. 70인 역을 비롯해 많은 주석가들이 ‘밈멘누’로 보는데, 이는 전후 문맥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따라서 본문은 ‘누가 그를 떠나서 먹고 기뻐할 수 있으랴’라고 번역이 된다. 곧 인생들은 누구도 하나님을 떠나서 먹고 즐거워할 수 없다는 뜻으로 노래한 것이다.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지혜도 주시고 많은 재물을 주셔서 마음껏 부와 영화를 누리면서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도록 섭리하셨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누가 그를 떠나서 먹고 기뻐할 수 있으랴’라고 노래한 것이다. 이렇게 솔로몬이 먹고 마시며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손에서 나옴을 노래했다.
26절은 솔로몬이 선한 자에게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고 죄인에게 노고를 주시는 것도 헛되다고 노래하는 내용이다. 솔로몬은 하나님이 그 기뻐하시는 자에게는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지만 죄인에게는 노고를 주시고 그로 모아 쌓게 하셔서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에게 주게 하신다고 노래했다. 여기서 “그 기뻐하시는 자”나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는 하나님 앞에 선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솔로몬은 하나님 앞에 선한 사람에게는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지만, 죄인에게는 노고(勞苦)를 주어 그로 재물을 모아 쌓게 하셔서 하나님 앞에 선한 자에게 주게 하신다는 뜻으로 노래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족속들로 그 땅에서 수고하여 산업을 일으키게 하셔서 택한 이스라엘 백성으로 그 땅을 점령하여 부를 누리도록 섭리하셨다(신 8:7∼9; 수 23:4). 그리고 다윗왕 시대에 블레셋과 모압과 아람과 하맛과 암몬 등과 같은 이방 죄인들로 하여금 다윗왕에게 조공을 가져오도록 섭리하셨다(대상 18:∼20:).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죄인에게는 노고(勞苦)를 주어 그들로 재물을 모아 쌓게 하여 하나님 앞에 선한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도록 섭리하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솔로몬이 의중에 두고 노래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노래했다. 이렇게 솔로몬이 헛되다고 노래하는 것은, 하나님의 작정하신 영원한 뜻을 모르고 단순히 해 아래서 선인이 희락을 누리는 것이나 죄인이 노고를 겪는 것은 헛되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작정하신 영원한 뜻을 모르면 선악 간에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이 다 헛되다는 뜻으로 노래한 것이다. 실체를 배제한 상태에서는 모형이나 그림자가 다 의미나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미로 솔로몬이 노래한 것이다. 이렇게 솔로몬은 선한 자에게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고 죄인에게 노고를 주시는 것도 헛되다고 노래했다.
이상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솔로몬으로 하나님의 손에 의한 선한 자의 희락(喜樂)과 악인의 노고(勞苦)도 헛되다고 노래하도록 섭리하신 내용이다. 솔로몬은 먹고 마시며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손에서 나옴을 노래하면서, 선한 자에게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고 죄인에게 노고를 주시는 것도 헛되다고 노래했다. 솔로몬은 해 아래 속한 모든 것이 영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원한 섭리를 배제한 상태에서는 헛된 것일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노래했다. 이는 솔로몬이 창세전에 작정하신 영원한 뜻을 따라 섭리하시는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노래한 것이다.
참고문헌 박용기, 『성경강론 9권』(진리의말씀사), p.4442~p.4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