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알파고와의 대국의 요소
이세돌과 격돌을 벌인 ‘알파고(AlphaGo)'는 컴퓨터이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이 인공지능(AI)이라는 말의 탄생은 1956년 미국의 한 대학에서 ‘생각하는 기계’에 대하여 토론했을 때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지능적으로 행동하는 컴퓨터이며 동시에 기술이다. 이 기술은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컴퓨터를 개발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2016년 3월에 대한민국에서 펼쳐진 다섯 차례의 대국(對局)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왜 이렇게 큰 관심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가? 이 질문을 던지면서 주제에 연계시켜 보고자 한다. 급기야 정부에서도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5년간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대통령께서 직접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하기로 하였다. 전략에서부터 구체적인 전술을 펼치겠다는 각오들이 대단하다. 이렇게 바둑의 대국에서부터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여기서는 이 대국을 통하여 인간의 두뇌(본보 119호의 칼럼 참조)에 관계된 것을 중심으로 간략히 분석해 보고자 한다. 세계적이고도 역사적인 이번의 마인드(mind)경기는 인간의 본질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인간과 기계의 대국(人機大戰)을 통해서 나타내고 있는 요인(要因) 또는 요소들을 분석해 본다. 많은 요소들 중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과 시간과 공간이다. 인간의 뇌(腦)에서 왼쪽의 뇌는 시간과 더 밀접하고, 오른쪽의 뇌는 공간과 상대적으로 더 연결되어 있다.
위의 세 가지를 바로 분석하기 전에 바둑을 간단히 언급한다. 바둑의 역사는 사오천 년이다. 공자시대에도 지능을 키우기 위해 있었고, 삼국사기(三國史記)에도 국수(國手)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이 왜 바둑을 통하여 드러냈는가? 인간이나 인공이 시간과 공간을 동반하지 않고 있을 수 있나? 이러한 생각에서 인간을 중심으로 시간과 공간에 연계시켜 본다.
첫째, 인간이다. 인류의 대표 주자로서 나선 이세돌(李世乭)은 기계를 상대로 하여 자기 자신과 싸워야만 했다. 여기서 수천 대의 기계를 상대한다는 것은 결국 영역이라는 공간 차지하기와 한정된 시간과의 싸움이다. 바둑에서의 직관은 바로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전체가 잘 보일 때 체계가 서게 된다. 이세돌은 이 대국에서 상대를 보지 않았다. 인간을 상대하여 둘 때 상대방을 가끔 보는 시선이 상대를 압박하곤 하였다. 직관에서의 시각은 우뇌의 큰 지원을 받아 결전을 치르고 있는데, 이세돌은 이런 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지능은 강한 체계에 의해서 일관되게 지속할 수 있다. 이세돌은 제5국까지 우뇌와 좌뇌의 조화를 통해서 시간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잘 싸운 셈이다.
둘째, 공간이다. 바둑경기는 바로 땅을 차지하기이며 땅 정복이다. 바둑판 자체의 공간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에 인간과 인생이 들어 있다. 이것이 바로 바둑에 열광하도록 만드는 한 요인이다. 가로와 세로에 각각 자리 잡고 있는 열아홉 개의 점이 10의 170승(乘)이라는 경우의 수를 만들어 낸다. 이세돌은 제4국에서 ‘신의 한 수’라는 묘수를 찾아내었다. 이것이 바로 공간을 직관한 감각이다. 위와 같이 수많은 경우의 수인 선택의 길목에서 그 한 곳이 보이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셋째, 시간이다. 제5국까지 ‘알파고’는 단 한 번 제5국에서 초읽기를 맞이하였다. 인간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데, ‘알파고’는 30수 정도의 앞을 내다볼 수 있다. 이번의 대국을 앞두고 바둑을 아는 사람은 5:0으로의 이세돌 승을 예측했고, 모르는 사람들은 대개 0:5패로 예견했다. 제4국에서 이세돌이 승리하게 되니, 방송국에서 다투어 실시간 중계하였다. 여기에 시간의 신비함이 묻어 있어서, 인간들은 미래의 시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심을 가진다.
|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근호 목사 (중어중문학박사) 이메일 : yan825@hanmail.net |
666 |
두 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