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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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7-14 21:0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이중성, 양자 텔레포테이션, 확률성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실체


현대 물리학이 밝혀낸 양자의 세계는 여전히 수수께끼 같고 신비롭다.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물질세계의 논리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관측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 양자 텔레포테이션(Quantum Teleportation, 순간 이동), 양자 확률성(Quantum Probability)은 인간의 직관을 거스르며, 실재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바꾸고 있다.
놀랍게도, 이러한 양자의 특성들은 성경이 말하는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하나님의 나라와 영적 세계에 대한 통찰을 풍성하게 한다.

1.  파동-입자 이중성: 보이는 존재, 보이지 않는 본질

물리학에서 빛이나 전자는 관측 방법에 따라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하다. 이중성을 지닌 이들은 하나의 실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특성을 가진다. 빛은 때로는 알갱이처럼 작용하고, 때로는 파장처럼 퍼진다. 실험 장비가 관측하면 그 순간 입자처럼 행동하고, 관측하지 않으면 파동의 확산성을 가진다.
이 과학적 현상은 신학적으로 매우 깊은 의미를 가진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중 성품과 성도의 정체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빌립보서 2:6-7)

예수님은 참 하나님이시면서도, 동시에 참 인간이셨다. 영원한 신성과 유한한 인성이 하나의 인격 안에 완전하게 공존하신 분이시다. 이처럼 예수님 안에서 드러난 이중성의 조화는 양자 세계의 이중성처럼 놀랍고 신비롭다.
성도들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상 속에 살면서도 하늘 시민권을 가진 존재(빌립보서 3:20)로, 땅에 발을 딛고 있으나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이중적인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성도는 보이는 삶과 보이지 않는 믿음 사이에서 살아가는 이중적 존재이다.

2.  순간 이동 양자 텔레포테이션: 시공간을 초월한 기도의 전달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물리적으로 입자가 이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입자의 양자 상태 정보가 즉각적으로 다른 입자로 전달되는 현상이다. 멀리 떨어진 두 입자 사이에 상태가 복사되어 ‘순간 이동’이 이루어지는 이 현상은 과학계에서도 마치 순간적 전송을 보는 듯한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도와 성령의 임재, 그리고 부활 후 예수님의 초월적 행동을 설명하는 데 좋은 비유가 된다.

“문들이 닫혔는데 예수께서 오사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하시고”(요한복음 20:26b)

부활하신 예수님은 물리적인 벽과 공간을 넘어 나타나셨다. 이는 단지 기적을 넘어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영광의 몸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성령님 또한 동일하시다. 성도들의 기도가 지구상 멀리 떨어진 선교사에게, 혹은 미래의 세대에게 즉각적으로 도달하고 역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일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기도는 영적 텔레포테이션이다. 멀리 떨어진 이의 치유를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은 그 정보와 간구를 ‘즉시’ 받아들이시고 응답하신다. 성도의 기도는 시간과 거리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행동을 불러오는 초청장이다.

3.  양자 확률성: 확정되지 않은 세계 속 확실하신 하나님

고전 물리학은 세상이 원인과 결과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었지만, 양자역학은 사건이 일어날 확률만을 말할 수 있을 뿐, 반드시 일어난다고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입자가 특정 위치에 있을 확률, 특정 속도로 움직일 확률이 존재할 뿐, 관측되기 전까지는 확정된 것이 없다.
이와 같은 불확정성과 확률성의 세계는 인간의 인생과도 같다. 우리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며, 성공할지 실패할지, 살아남을지 넘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성경은 이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도 절대적으로 확실하신 하나님이 계심을 선포하고 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언 3:5-6)
우리는 확률의 세계에 살지만, 섭리의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존재이다. 기도한다고 반드시 병이 낫는다는 보장은 없고, 헌신한다고 모든 일이 잘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확률을 초월하여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분이시다(로마서 8:28). 믿음이란 확률이 아닌 약속에 기초한 삶이다. 우리는 내일을 알 수 없지만, 내일을 주관하시는 분을 알고 신뢰하기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다.

양자의 신비, 믿음의 현실로 살다

이중적이며 동시에 존재하고, 순간적으로 연결되며, 확률 속에서도 확실한 무엇을 지향하는 양자의 세계. 그것은 믿음의 세계와 그 놀라운 유사성 속에서, 오히려 우리 신앙의 근거를 더욱 선명히 해주고 있다.

• 이중성은 성도의 정체성을 자각하게 하고,
•  텔레포테이션은 기도와 말씀의 능력을 확신하게 하며,
•  확률성은 섭리의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게 한다.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린도후서 4:18b)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시대, 양자 세계를 바라보듯, 신앙도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과학은 의심의 시대를 열었지만, 동시에 신비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 문 너머에 있는 하나님 나라의 실제를 바라보며 오늘도 믿음으로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양자 시대를 사는 신자의 특권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여인갑 장로 (지구촌교회 / (주) 시스코프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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