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실천적 이단이란?
‘성범죄’로 감옥살이를 했던 정명석 씨가 만기 출소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감옥 속에서도 말하자면 그의 ‘기쁨조’인 상록수를 원격 조종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 씨는 1999년 도피 생활을 시작하다가 2009년부터 수감됐다. 20년간의 교주 공백에도 JMS 조직이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원격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항상 교회를 떠나지 않고 열심으로 성도들을 살피고 가르쳐도 될까 말까 하는 오늘과 같은 목회 환경에서 가히 경이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에서 귀신론으로 명성을 떨쳤던 베뢰아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 역시 성폭행 논란에 휘말렸다. 그 교회 신도가 13만 명이란다. 한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그 교회 내 개혁협의회 법무팀의 조사에서 이 교회 성폭행 경험자가 100명 중 여섯 명에 해당하는 5.9%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들 중 13명은 김기동 목사에게 직접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는 광명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가 출국 금지를 당했다. 그 역시 성폭행 문제 때문이다. 그 교회도 신도 수가 13만 명이란다. 광명 시장에 출마하려면 그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또 그 지역구 국회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이 목사의 사건에서 특이한 점은 성폭행한 후에는 매번 돈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 번에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도 주었다 한다. 경찰은 이를 입막음용으로 보는 모양이다. 이 돈의 출처 등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수사한다는데 만민중앙교회 회계장부도 들여다보겠다는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
앞으로 또 어느 곳에서 터져 나올까? 이들은 모두 한국 주요 교단들로부터 이단 혹은 사이비로 비판받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단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교리적 이단이고 다른 하나는 실천적 이단이다. 이상에서 거론된 명사(?)들은 교리적으로도 실천적인 면에서도 이단이나 사이비라는 평을 피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한국 교회 안에는 교리적으로는 무흠 하다면서도 실천적으로는 이단이나 사이비들이 많다.
미국의 신학자 중에 벤저민 워필드는 ‘실천적 무신론’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한다. 실천적 무신론자는 하나님을 안 믿는 사람이 아니라 믿는 사람이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정작 하나님이 없는 것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머리로도, 마음 속으로도, 입술로도 하나님을 인정하고 수긍하지만 실질적인 그들의 삶은 하나님이 안 계신 것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기독교인이라 하면서 삶 속에서 전혀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 이것이 실천적 무신론자들이다.
우리는 어떤가? 교회와 삶을 철저히 분리하고 사는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사람들은 아닌가? 머리로, 마음속으로, 입술로 하나님을 믿고 인정하면서도 정작 우리의 삶의 현장 속에서는 하나님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실천적인 무신론자가 아닌가? 그런 것처럼 이단에도 교리적 이단이 있고, 실천적 이단이 있다. 우선 사회 법정에서 횡령이나 배임 등 경제적인 면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들, 특히 파렴치한 일로 사법기관에서 유죄로 인정 된 사람들은 무조건 실천적 이단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파렴치범들은 더욱 그렇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다가 날개 없이 추락한 대형교회 목사들이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한국 교회 미투 운동이 어디까지 번져갈까? 정말 성역 없이 뒤집힌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모두 잠재적 범죄자들이다. 성범죄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다 드러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 개인을 혹은, 한국 교회를 불쌍히 여기셔서 덮어 주는 것이리라. 드러난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들추어내신 것으로 판단하고 누구든지 재빨리 현직에서 물러나서 회개하면서 근신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우리 중 누구도 하나님 앞에서 깨끗하다고 고개를 빳빳이 들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겸손히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낮추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야말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있겠는가? 하나님이 덮어 주시는 동안은 납작 엎드려 겸손할 것이요 들추어내시는 날엔 군소리 말고 물러나야 한다.
통합 측은 명성교회의 일로, 합동 측은 총회 신학교의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교단들이다. 사랑의교회의 문제는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끝이 날 것인가. 언젠가 사랑의교회에서 나온 말인데 현재 우리나라 3대 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명성교회, 그리고 사랑의교회라 했다. 왜 대형교회들은 이렇게 시끄러운가? 그래도 목회자들은 너도나도 대형교회를 추구한다. 교회는 다 한 지체가 아닌가? 작은 지체가 아파도 온몸이 쑤시는 것일진대 그렇게 덩치가 큰 지체들이 고통을 겪는데 한국 교회가 편할 리가 없다.
교회를 다니면서도 자신들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실천적 무신론자라고 한다. 이들은 칼 막스, 니체, 프로이드와 같은 이론적 무신론자들과는 다르다. 이론적 무신론자들은 신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지만, 실천적 무신론자들은 신의 존재는 인정하되 현실적으로 삶에서는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는 사람들이다.
예수님이 처음 세상에 오셨을 때의 이스라엘은 실천적 이단자들이었다. 실천적 무신론자들이었다. 이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이단자로 몰아 처형했다. 이 시대가 실천적 무신론자들, 실천적 이단자들로 만연해 가는 것을 보면 또 주님이 두 번째로 오실 날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 7: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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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효식 목사 (전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부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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