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내용

은혜(恩惠)란 무엇인가 (2)

은혜의 내용

신학적으로는 은혜를 보통은혜와 특별은혜로 구분한다. 보통은혜는 하나님께서 택자나 불택자에게 일반적으로 베풀어 주시는 은혜를 말한다. 예를 들면 물, 공기, 태양 등의 자연적 혜택이나, 정치, 문화, 예술, 교육, 학문, 경제 등과 같은 사회적 혜택을 말한다. 그리고 특별은혜는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에게만 베풀어주시는 종교적인 은혜인데, 예를 든다면 진리를 깨닫게 해서 믿게 해 주시고 구원에 이르도록 섭리하시는 특별한 혜택을 말한다. 따라서 신학적인 ‘은혜’는 일반적인 보통은혜와 종교적인 특별은혜로 구분된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보통은혜에 관해서 보다는 대부분 특별은혜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주고 있다. 특히 사도 바울은 에베소교회에 보내는 서신에서 특별은혜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은혜의 본질을 알아보기로 한다.


첫째, 하나님께서 아들로 예정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시되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 (엡 1:3~6)

사도 바울은 에베소에 있는 성도들에게 편지하면서 찬송할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를 주셨으므로 은혜의 영광을 찬송해야 한다고 했다. 특별한 은혜의 구체적인 내용은 신령한 복으로서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게 하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매우 놀랍다. 첫째는 세상 만물을 창조하기도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아들들로 택하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택한 아들들을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님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도록 하시려고 하나님의 기쁘신 뜻대로 예정해 놓으셨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아들들이 되게 하신 것이 하나님의 주권적 능력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거저 주신 특별은혜를 말한다. 곧 하나님이 선택이나 예정이 하나님의 기쁘신 뜻에 의한 조건 없는 특별은혜라는 뜻이다.


둘째,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 이는 그가 모든 지혜와 총명으로 우리에게 넘치게 하사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셨으니 곧 그 기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의 뜻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우리로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엡 1:7~12)


사도 바울은 성도들에게 찬송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를 밝혀주고 있다. 그 이유는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을 받아 기업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구속 역시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해 예정하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비밀을 성도들에게 지혜와 총명을 넘치게 하여 다 알게 해 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목적에 대해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이 되게 하시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모든 일을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되었다고 했다. 곧 성도들이 모두 예정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함을 받아 기업이 된 것이 절대적인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놀라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았으므로 하나님께 찬송을 드려야 한다는 뜻이다.


셋째. 약속의 성령으로 인침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구속하시고 그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 하심이라 (엡 1:13~14)

사도 바울은 성도들에게 계속해서 하나님께 찬송해야 할 이유를 밝혀주고 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로부터 성도들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도들이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언급해 주었다. 곧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의 말씀 곧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안에서 또한 믿게 된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아들들로 인치심을 받은 것이 어떠한 공로나 조건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무런 조건이 없는 은혜로 된 것이라는 뜻이다. 진리의 말씀 곧 구원의 복음을 듣는 것도 아무나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들을 수 있는 귀를 주셔서 듣게 하셔야 하므로 구원의 복음을 들게 된 것도 특별은혜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도 누구나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복음을 듣고 깨닫게 해서 믿어지게 해야 믿을 수 있으므로 그것이 바로 특별은혜이다. 따라서 믿음은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것이므로 누구나 자기의 의지적 노력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에베소서 1장 내용 일부를 중심으로 특별은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결국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선택하시고 예정하셔서 아들들이 되게 하시며,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하여 기업이 되게 하시고, 약속의 성령으로 인을 쳐서 기업의 보증이 되게 하신 하나님의 구원섭리가 성경이 말하는 특별은혜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