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복음(福音)이란 무엇인가? (2)
Ⅲ. 복음의 내용
앞서 복음이라는 말의 뜻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문제는 복음이라는 말의 뜻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내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에 있는 것이다. 신·구약성경은 복음에 대해 자세히 언급해 주고 있다. 특히 신약에는 복음이라는 용어가 직접 사용되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래서 혹자들은 신약은 복음이고 구약은 율법이라고 이해하기도 하고, 어떤 자들은 신약성경에도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과 같은 복음서만이 복음의 내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복음의 내용은 신약이나 사복음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구약성경 전체에 계시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세 부분으로 요약이 되는데, 첫째는 하나님의 작정섭리고, 둘째는 하나님의 언약섭리고, 셋째는 하나님의 성취섭리다.
첫째, 하나님의 작정섭리다.
“곧 계시로 내게 비밀을 알게 하신 것은 내가 이미 대강 기록함과 같으니 이것을 읽으면 그리스도의 비밀을 내가 깨달은 것을 너희가 알 수 있으리라 이제 그의 거룩한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성령으로 나타나신 것 같이 다른 세대에서는 사람의 아들들에게 알게 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후사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예하는 자가 됨이라(엡3:3~6, 참조 3:7~11)”
하나님께서 천지와 만물을 창조하시기 전에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보존하시며 섭리하실 모든 것을 작정하셨다. 곧 하늘과 땅의 크기나 구조 또는 만물의 종류와 모양을 비롯해 우주의 질서와 운행은 물론 역사의 진행과 결과 등을 작정하셨다. 그리고 인간의 선택과 유기에 대한 예정을 포함한 온갖 만물과 만사에 대한 섭리를 모두 하나님께서 창세 전 영원한 때에 작정하신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섭리는 복음의 내용에 대한 영원한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복음이 하나님의 작정하신 뜻 곧 하나님 안에 감추어진 비밀이라는 말로도 이해될 수 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감추어진 하나님의 비밀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하나님의 비밀은 아직 계시되지 아니한 하나님의 작정하신 영원한 뜻을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복음의 내용은 창세 전에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하나님의 비밀이 그 근본 기초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복음이라는 말은 많이 사용하면서도 그 근본 기초가 되는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에 대한 내용은 언급하기를 꺼려하고 일부러 회피하는 경향이 많다. 그것은 복음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나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섭리에 대한 불신앙의 결과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에베소서는 사도 바울이 성숙된 교회에게 복음을 설명하는 내용 가운데 하나다. 그가 하나님의 예정섭리에 대해 심도 깊게 강조하여 언급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복음을 전하는 자가 복음의 근본 기초가 되는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섭리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는 뿌리가 없는 죽은 나무를 심어서 가꾸어보려는 어리석은 자의 행위와 같은 격이 되기 때문이다.
복음의 내용과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에 따른 예정섭리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에 따른 예정섭리가 복음의 내용에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복음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하나님의 언약섭리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다(롬1:1~2)’
언약백성에게 세우신 하나님의 언약섭리는 영원한 작정섭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작정하신 섭리에 따라 언약을 세우셨다는 뜻이다. 구약에는 하나님의 작정하신 섭리를 계시하시기 위해 언약을 세우신 섭리가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아담과 하와를 만들어 놓으시고 삼대언약을 세우셨다. 곧 생육하고 번성할 것과, 땅을 정복할 것과, 만물을 통치할 것을 언약하셨다. 이는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작정하신 섭리에 따라 세우신 언약이다.
사도 바울은 아담이 오실 자 곧 예수 그리스도의 표상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첫 아담과 세우신 언약은 장차 둘째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해주실 것으로서 영원한 작정섭리에 따라 세우신 언약인 것이다. 그런데 언약의 내용이 세가지 복으로서 국가성립의 세가지 요소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복된 소식인 복음의 내용 중 하나가 하나님의 언약 임이 틀림없다.
하나님께서 물로 세상을 심판하신 후에 은혜를 입은 노아에게 복을 주실 언약을 세우셨다. 그리고 노아의 자손 가운데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 복을 주실 언약을 세우셨다. 그 언약 내용이 역시 세가지 언약인 것이다. 곧 타락하기 전에 아담에게 세우신 언약의 내용과 같다. 다만 언약을 세우신 시기와 성취해 주실 시기와 성질이 다를 뿐이다. 곧 노아는 물론 아브라함에게 세우신 언약은 아담에게 세우신 삼대언약의 모형과 그림자다. 곧 타락 전 아담과 세우신 삼대언약은 아담이 타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확증해 주시기 위해 세우신 언약이다. 이를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이스라엘 역사섭리를 통해 온전히 성취해주신 것이다.
결국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세우신 언약을 성취해 주신 것은 첫 아담에게 세우신 삼대언약을 둘째 아담이신 예수를 통해 성취해주실 것을 확증해주시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언약섭리가 곧 성경적인 복음의 내용인 것이 분명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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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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