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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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26 13:5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영원이란 무엇인가 (2)


3. 영원의 어의

일반적으로 ‘영원’이라는 말에 대한 유사어로 ‘영속(永續)’과 ‘영겁(永劫)’ 또는 ‘영세(永世)’와 ‘영구(永久)’ 그리고 ‘무한(無限)’ 및 ‘무기한(無期限)’과 ‘천고(千古)’ 등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영구한 세월’ 또는 ‘앞으로의 시간이 끝없이 길고 오램’, 그리고 ‘앞으로 끝없이 오래도록 계속됨’ 등으로 설명한다. 다시 말하면 세월이나 시간 또는 사건 등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지 오래도록 계속된다는 의미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주로 시간성을 바탕으로 삼아 표현한 것들로서 완벽한 표현으로 받기에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영원’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일반적으로 시간과 관련해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각자 나름대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원’에 대한 이해가 단순하지 않고 아주 복잡하여 오해가 많을 뿐만 아니라 부정적 견해도 있을 수밖에 없다.
성경은 구약에서 ‘영원’과 관련된 단어로 히브리어 원문으로 ‘올람(!l ;/[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영원’ 또는 ‘긴 기간’, ‘옛날’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드(d  [)’라는 단어도 사용하는데, 이는 ‘영원’ 또는 ‘영속’, ‘영세’ 등의 뜻이다. 그리고 신약에서는 헬라어 원문으로 ‘아이온(a  ijwv)’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영겁’ 또는 ‘무한히 긴 시대’, ‘영원’ 등의 뜻이다. 그리고 이 외에도 ‘영원’과 관련된 단어들이 품사를 달리해 여러 가지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의미들은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사전적 어의들은 기존의 철학이나 대중종교적 견해들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표현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언어에 대한 사전적 견해가 기존의 상식적 관념에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어사전의 견해를 완벽한 표현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는 하나님의 신적인 계시용어를 타락한 인간의 이성에 따른 상식으로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영원’이란 말은 일반 대중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영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신령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용어다. 이를 타락한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가 모순이며 무모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신령한 일은 신령한 것으로만 분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서로가 의사소통을 정확히 하려면 각자가 사용하는 언어의 개념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만일 서로가 다른 개념으로 언어를 사용했을 경우는 정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므로 신령한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언어를 타락한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히 전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영원’이란 말을 시간의 상대개념으로 이해하고 사용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계시세계와 전혀 차원이 다른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적 속성을 표현하는 계시적 용어로 사용하신다. 여기에 성경이 말하는 ‘영원’이란 말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있다.

4. 성경적 정의

성경적인 ‘영원’에 대한 올바른 정의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논의 자체가 단순하지 않고 매우 복잡하며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는 각 분야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바탕에 근거를 둔 설명이어야 하므로 문제해결의 어려움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성경에 계시된 신관을 비롯한 인생관 또는 역사관 및 세계관에 기초를 둔 종합적 견지에서 설명하고 그 정의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일찍이 바울이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간 사실에 대해 언급하기를 주저한 사실이 있다. 그리고 예수께서도 땅의 일보다 하늘 일을 말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뜻을 언급한 사실도 있다. 곧 하늘에 속한 신령적인 것을 땅에 속한 세속적인 것으로 소통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절대적인 개념으로 사용한 ‘영원’이란 말은 상대적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인간이 완벽하게 설명하고 서로가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성경에 기록된 내용에 의해 다각도로 유추해서 설명은 할 수 있다.
성경적인 ‘영원’에 대한 정의는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의 원형인 절대적 속성으로서 시간이나 공간 그리고 형체에 대한 내재적인 초월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의 관념과 직관의 대상인 시간이나 공간 그리고 형체는 계시세계의 속성이고, ‘영원’은 창조주 하나님의 속성이며 또한 계시된 피조물의 원형인 영원한 피조물의 속성이기도 하다. 전자가 유한적이라는 측면에서 상대적 속성이라면, 후자는 무한적이라는 측면에서 절대적 속성이다. 따라서 이들 속성은 둘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상대적 속성은 절대적 속성에 종속되어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절대적 속성은 상대적 속성을 내재적으로 초월한 상태로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상대적인 것들은 서로 분리가 가능하지만,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은 분리가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는 상대적인 것은 절대적인 것에 의존적으로 예속하여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상대적인 피조물은 절대적인 ‘영원’ 안에 예속하여 존재할 수밖에 없다.
‘영원한 것’은 상대적인 것과 무관하게 존재할 수 있으나, 상대적인 피조물은 절대적인 ‘영원’을 떠나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곧 영원하신 하나님은 홀로 존재할 수 있어도 상대적인 피조물은 하나님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지으신 영원한 세계나 그 세계를 계시하신 시·공·형의 세계는 모두가 상대적인 것들이다. 이들 상대적인 것들이 절대적인 ‘영원한 것’에 의존적으로 예속하여 영원토록 존재한다. 곧 영원한 피조물이나 유한한 계시세계의 피조물이 모두 의존적인 예속 상태에 있다. 그리고 계시가 끝나면 다시 영원한 피조물로 돌아가 초월한 상태 곧 ‘영원한 상태’로 존재한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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