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안수란 무엇인가 (1)
하나님과 그리스도 예수와 택하심을 받은 천사들 앞에서 내가 엄히 명하노니 너는 편견이 없이 이것들을 지켜 아무 일도 편벽되이 하지 말며 아무에게나 경솔히 안수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죄에 간섭지 말고 네 자신을 지켜 정결케 하라 (딤전 5:21~22)
1. 이끄는 말
지상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밖으로부터 밀려드는 시련과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혼란을 거듭하며 성장해 왔다. 한국 교회 근대사를 보더라도 신앙적으로 많은 혼란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진리의 말씀인 성경도 하나고 하나님도 한 분이신데 신자들의 신앙 형태는 하나가 아니다. 도리어 너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신자들 간의 신앙적 갈등이 너무 극심해지고 있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가운데 하나가 안수에 대한 신학적 내지는 신앙적 혼란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회의 행정제도에 따라 안수를 받고 지도자가 된 자들이나 특히 부흥사로 자처하는 자들은 안수가 권능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들 자신이 시행하는 안수가 마치 권위의 상징인 양 허세를 부리는 경우도 많다. 이는 안수를 구약시대 제사장들과 왕들과 선지자들이 받았던 기름부음과 같은 것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수 받은 목사는 구약시대 제사장이나 왕이나 선지자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그렇게 행세까지 하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그리고 전통과 교세를 앞세우는 교권주의자들은 목사 안수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자기들에게만 있다 해서 세도를 부리기도 한다. 마치 대단한 벼슬을 하사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왕이나 임금님처럼 말이다.
그런가 하면 소위 성령운동 또는 오순절운동의 선구자로 자처하는 신비주의자들은 안수가 마치 성령의 능력을 부여하거나 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기적을 나타내는 능력의 수단으로 오해하며 온갖 추태를 부리고 있기도 하다. 곧 자신들이 손을 한 번 머리에 얹고 기도해 주는데 몇 백에서 몇 천 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자들도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성도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위 능력 있는 주의 사자에게 안수 한번 받으려고 이리저리 헤매는 경우 역시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성경을 오해한 나머지 영혼이 잘 되면 범사가 잘 되고 몸도 강건하다고 강조하며 가르치는 자들이 많다. 이들은 복을 받아 부자가 되어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기 원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처럼 행세한다. 그리고 자기들이 머리에 손을 얹고 복을 빌면 복을 받고, 저주를 하면 저주가 임한다고 호언장담하며 가르치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성도들을 유혹하여 두려움과 공포감을 주어 자기들에게 맹종하도록 길들이고 있다.
따라서 한국 교계에 기복주의 신자들이 독버섯처럼 날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목사나 부흥사의 안수가 마치 복을 받는 비법으로 잘못 알고 있는 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교회내의 신앙적 혼란은 신자들 개인의 영혼은 물론 한국교회의 커다란 병폐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인본주의와 사이비 신앙운동이 범람하는 상황 속에서 중병을 앓고 있는 한국교회는 반드시 치료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중병의 여러 원인 중에 하나인 안수에 대한 성경적인 올바른 이해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2. 안수의 의미
성경에 나타나 있는 ‘안수’라는 말은 다양하고 복잡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모두 손을 머리에 얹는 행위를 표현하는 말이다. 구약이나 신약에서 안수를 시행하는 경우들이 여러 번 발견된다. 이 안수들은 한결같이 ‘전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성경 전체에서 여러 차례 시행된 안수들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모두 같은 내용이나 형태 또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안수의 목적에 따라 내용과 대상이 달라지기도 하는가 하면, 안수의 성질에 따라 내용과 시기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그 의미 역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이해된다.
안수에 대한 사전적인 문자적 의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무엇을 ‘전달’한다고 하는 단순한 뜻이다. 곧 안수를 하는 자가 안수 받는 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서 신적 능력을 전달해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신자들은 안수를 통해 받고 싶은 복이나 앓고 있는 병을 고치는 능력이 전달된다고 믿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성령의 충만함이나 그 권능 등이 전달되는 신비한 행위로 이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교회의 중요한 직임을 수행하는 능력이 안수를 통해 주어진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모두가 안수에 대한 오해가 불러온 과오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안수가 다양한 목적과 다양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단순하게 정리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무지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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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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