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계시(啓示)란 무엇인가 (3)
계시의 필요성
계시의 필요성은 일반계시나 특별계시가 근본적으로 마찬가지다. 곧 하나님의 존재나 속성 등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얻는 데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음을 받은 인간이 타락으로 인해 계시가 없이는 영원히 살아 존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절대로 알 수 없게 되었다.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신의식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 따라서 인간은 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하고 구체적인 신의 속성이나 사역 등을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의 계시가 없이는 아무리 신에 대한 지식을 추구하며 탐구한다 할지라도 절대로 얻을 수 없다.
그런데 일반계시의 경우 아담이 타락하기 전에는 피조된 만물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영광은 물론, 하나님의 직접적인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담이 타락한 후에는 저주를 받아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는 신령한 눈은 어두워지고 자신의 수치만을 볼 수 있는 혈육의 눈이 밝아지게 되었다. 이에 하나님의 특별계시가 타락한 인간에게 절대로 필요하게 된 것이다.
특별계시의 근본적인 필요성은 물론 앞에서 말한 대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얻으려는 데 있다. 이는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인간을 비롯한 모든 만물에 저주가 덮여 일반계시를 통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연신학을 주창하는 자들은 특별계시가 없이도 자연만물을 통해 타락한 인간의 이성이나 경험만으로 하나님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특별계시가 없이 일반계시만으로는 객관적인 절대자 하나님에 대한 분명한 지식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다만 특별계시에 의존해서 일반계시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계시의 목적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인간에게 계시하시는 목적은 일반계시나 특별계시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그 목적은 인간들로 하여금 창조주 하나님을 알고 그의 권능과 영광을 찬송케 하시려는 데 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 목적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곧 하나님의 창조 사역이 하나님 스스로를 계시하시기 위한 섭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나 과정적인 면에서 일반계시와 특별계시의 목적이 서로 다른 면을 찾아볼 수 있다. 일반계시는 불택자들이 멸망을 당해도 핑계할 수 없는 조건이 된다. 그러나 택자들은 하나님의 능력의 영광을 보고 찬송할 수 있는 빙거가 된다. 그리고 특별계시는 불택자들에게 도리어 부딪쳐 넘어지게 하는 거침돌이 된다. 그러나 택자들에게는 하나님을 알고 구원에 이르는 능력이 된다. 따라서 멸망하는 불택자들도 최후의 심판 후에는 모두가 하나님을 알고 지옥의 고통 속에서 두려움과 떨림으로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영광을 세세토록 찬송하게 된다. 그러나 구원에 이르는 택자들은 평강과 기쁨 중에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된다.
혹자들은 하나님의 계시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주시는 것으로만 오해하는 자들이 있다. 특히 특별계시의 경우 죄인을 구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해서 구원의 계시라고까지 지칭할 정도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 사역은 특별계시 방법의 일부 내용에 불과하므로 계시의 근본 목적이 될 수 없다. 곧 죄인의 구원이 계시의 목적이 아니라 방법의 일환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계시 목적은 일반계시와 특별계시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곧 불택자나 택자로 하여금 하나님의 크신 능력의 영광을 찬송케 하려는 데 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크신 능력의 영광을 우주 만물에 대한 창조 사역을 통해 드러내셨다. 그리고 인간을 하나님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셔서 하나님의 크신 능력의 영광을 찬양하도록 섭리하신 것이다. 그런데 아담이 타락함으로 인해 피조물에 저주가 덮여 하나님의 능력의 영광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곧 신령한 눈이 어두워지고 타락한 혈육의 눈이 밝아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특별계시를 통해 택자들로 거듭나 신령한 눈이 밝아 능력의 영광을 볼 수 있게 하여 찬송하게 하신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근본 목적은 일반계시나 특별계시가 죄인의 구원이 목적이 아니고 하나님의 능력의 영광을 찬송케 하시려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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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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