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논단_서원이란 무엇인가 (3)
<지난 호에 이어서>
5. 서원의 특성
일반적인 ‘서원’은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인 경우에 있어서 모두 주관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곧 ‘서원’이 인간 스스로의 욕구에 의한 것이므로 주관성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그 ‘서원’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보장을 기대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 욕구에 의해 소원한 바가 이루어질 수 없는 비효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성경적인 ‘서원’은 일반적인 것과는 아주 다른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피동성이고, 다른 하나는 효능성이다. 일반적인 ‘서원’이 주관성과 비효능성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해, 성경적인 ‘서원’은 피동성과 효능성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서원’이 무능한 인간 중심이라면, 성경적인 ‘서원’은 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경적인 ‘서원’의 특성인 피동성과 효능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피동성
‘서원’의 피동성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인간으로 하여금 서원을 하도록 섭리하신다는 의미이다. 비록 ‘서원’만이 아니라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만사 역시 그러하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창세전에 작정하신 뜻에 따라 모든 만사를 주관하시며 섭리해 가신다. 그러므로 온 세상 선악 간의 모든 일들이 인간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있을 수 없다. 이는 모든 만사가 여호와 하나님의 능력에 의한 피동적 결과로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뜻에 따라 인류의 조상 및 이스라엘 열조와 언약백성에게 언약을 세우셨다. 곧 인류역사를 비롯해 이스라엘역사 또는 신약시대역사를 통해 이루어주실 것에 대해 언약을 세우신 것이다. 그리고 언약백성의 마음에 언약대로 이루어지기를 소원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섭리하셨다. 뿐만 아니라 그들로 그 소원을 따라 서원을 하도록 섭리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적인 ‘서원’은 인간의 욕망에 의한 자율능력의 소산이 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여호와 하나님의 전적인 능력에 의한 주권적 섭리에 따른 피동적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경적인 ‘서원’의 특성 중 하나가 하나님의 주권적 능력에 따르는 피동성이다.
2) 효능성
‘서원’의 효능성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권적 능력에 의해 성도의 서원을 반드시 이루어주신다는 의미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천하 범사를 작정하신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섭리하신다. 따라서 정하신 뜻을 따라 택한 백성이 서원한 것 역시 반드시 이루어주시는 것이다. 이는 소원과 맹세를 겸한 인간의 ‘서원’이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곧 성경적인 올바른 ‘서원’내용과 여호와의 언약내용이 동일하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택한 백성을 위해 언약을 세우시고 그 언약이 이루어지기를 소원하도록 섭리하신다. 뿐만 아니라 택한 백성으로 소원과 함께 맹세를 곁들여 서원하도록 섭리하신다. 그리고 택한 백성이 ‘서원’한 대로 빈틈없이 반드시 이루어주신다. 즉 여호와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에게 언약하심으로 소원을 갖게 하신다. 그리고 ‘서원’도 하게 하셔서 그 ‘서원’이 이루어지도록 섭리하신다. 결국 성경적인 서원’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전능하신 능력에 의해 서원도 하게 하시고 그 서원을 이루어주시기도 하신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성경적인 ‘서원’의 특성 중 하나가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에 의한 효능성이다.
6. 복음적 의미
앞서 ‘서원’에 대한 몇 가지 주제들을 성경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이에 대한 복음적 의미를 해석학적 측면에서 성경적으로 분명히 규명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는 서두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서원’이라는 말이 성경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이다.
사회적으로 생활 속에서 특별히 이웃 간에 서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가하면 가족 간에 있어서 아내가 남편에게, 또는 자식이 아비에게 서원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신앙적으로는 택한 백성이 하나님 앞에 서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서원’들은 옛 언약의 서원과 새 언약의 서원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따라서 둘로 구분된 이들 ‘서원’의 내용과 그 의미를 알아보면서 그에 따르는 복음적 의미를 정확히 밝혀보기로 한다.
1) 옛 언약의 서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모세를 통해 어떠한 서원이라도 반드시 이행하라고 명하셨다. 그리고 그 서원을 이행치 아니할 경우는 죄가 된다고 하셨다(레 27:1~ 13, 민 6:, 30:, 신 23:21~23). 곧 옛 언약에 따른 율법적인 서원은 반드시 이행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는 죄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옛 언약의 서원이 새 언약의 서원에 의해 완전히 이루어질 것에 대한 예표이다.
구약에는 주로 시편에 언약자손의 서원내용들이 다양하게 계시되어 있다. 특히 언약백성의 간구와 기도 중에 서원이 곁들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여호와 하나님께서 언약에 따른 언약백성의 소원을 이루어주시게 될 때에 언약의 말씀을 지키겠다고 맹세하며 서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에 따른 소원을 이루어주셨을 때에 감사하며 찬송할 것을 맹세하며 서원하는 경우가 있다. 곧 언약이 아직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을 때와 이미 일부 언약이 이루어졌을 때에 맹세하며 서원한 것이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언약을 반드시 이루어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 새 언약의 서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서원에 따르는 맹세를 무엇으로도 하지 말라고 명하셨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언약하지 아니한 것을 육신의 소욕에 따라 맹세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명하시기를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말하라며,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 좇아난다고 말씀하셨다(마 5:34 ~36). 야고보 사도 역시 열두 지파에게 동일한 교훈을 한 바 있다(약 5:12). 이는 여호와 하나님의 뜻에 따른 언약의 말씀에 준해 옳은지, 그른지를 분별하여 말하라는 것이다. 곧 언약의 말씀에 준해 옳고 그름을 판별하여 말하라는 의미이다.
예수께서 고난을 받으시기 앞서 제자들을 위해 하나님께 서원하며 간구한 사실이 있다(요 17:). 이를 요약하면, 그 동안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의 일부가 예수님을 통해 이미 이루어진 사실을 자세히 밝혀주신다. 그러면서 아직 이루어지지 아니한 언약도 이루어주실 것을 확신하며 간구한다. 바울 사도가 서원이 있어 머리를 깍은 사실 역시 동일한 원리에서다(행 18:18).
결국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전히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예수께서 자신의 서원을 통해 구약시대 옛 언약에 따른 택한 백성의 서원을 완전히 이루어주신다. 곧 새 언약의 중보자로 오신 예수께서 택한 백성을 대신하여 서원을 완전히 이루어주시는 것이다. 이것이 새 언약의 중보자로 오신 예수님의 서원내용에 담겨 있는 복음적 의미이다.
7. 끝 맺는 말
‘서원’은 성도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배제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믿음의 행위 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성도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에 의한 ‘서원’이 반드시 믿음의 행위로 나타나게 된다.
결론적으로 성도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따라 하나님께 서원하게 된다.
첫째, 여호와께서 언약의 말씀을 깨닫게 하여 마음에 소원을 주신다.
둘째, 여호와의 언약은 변함없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주신다.
셋째, 새 언약의 말씀을 지켜 준행하기를 간구하며 서원하게 하신다.
넷째, 지체인 교회의 머리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서원하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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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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