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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賞)이란 무엇인가 (2)
상(賞)이란 무엇인가 (2)
3. 상에 대한 정의
보편적으로 ‘상’에 대한 일반적 정의는 ‘뛰어난 업적을 남기거나 경쟁에서 승리한 자에게 수여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사전에서도 ‘상’은 ‘훌륭한 일이나 잘한 일을 기리기 위하여 주는 표적’이라고 밝히고 있다(동아새국어사전). 이러한 사전적 정의는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성경적으로나 교리적으로 순수하게 수납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는 ‘상’이라 는 말에 대한 성경적 정의가 일반적인 정의와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상’ 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성경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은혜’라는 말을 무색하게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정의는 수상자의 ‘훌륭한 일 이나 잘한 일’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운다. 만일 성경에서 말하는 ‘상’도 수상자의 행위에 대한 조건에 의한 것이라면 ‘은혜’가 될 수 없다. ‘은혜’는 어떤 행위에 대한 아무런 전제조건도 요하지 않는다. 이러한 근본적 차이는 신자들에게 신앙적으로나 또는 신학적으로 많은 오해와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혹자들은 하나님께서도 신자들로 하여금 명하신 말씀대로 살게 하시려고 상이나 벌을 주시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신자들 이 ‘상’에 대해 일반적으로 겪는 갈등과 혼란의 요인이다. 곧 신자들은 하나님께 ‘상’을 받으려면 말씀대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가하면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하나님의 무서운 형벌을 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혹자들은 그리스도의 공로로 하나님의 무서운 형벌은 면할 수 있으나, ‘상’은 정말 하나님께 열심히 충성해야 받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곧 구원은 은혜로 받지만, ‘상’은 행위에 따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교회에서 지도자들이 신자들에게 죽도록 충성해야 ‘상’을 받는다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끊임없이 충성하며 산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살 수도 없다. 그런데도 온갖 충성을 죽도록 계속해야 한다는 지도자들의 설교는 집요하게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신자들이 견디기 힘든 갈등과 혼란에 대한 초점이 모아져 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성도에게 주실 ‘상’에 대한 성경적 정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곧 ‘여호와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작정하신 뜻에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신 자 들에게 주시기로 언약하신 총체적인 유업’으로 정리된다. 히브리서 기자는 ‘큰 상’을 하나님의 ‘약속’과 관련시켜 언급했다(히 10:35~36). 그리고 사도 바울도 골로새교회 성도들에게 주께 받을 ‘상’을 ‘유업의 상’ 이라고 표현했다(골 3:24). 이는 하나님께서 택한 자들에게 주실 ‘상’이 언약하신 하나님 나라의 총체적인 유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증거이다. 여기 ‘총체적 유업’이라는 말 은 하나님 나라의 유업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곧 주께서 성도들에게 주시기로 약속하신 성경에 기록된 모든 것들을 총칭해서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각양각색의 ‘상’에 대한 표현들은 모두가 이미 주시기로 언약하신 하나님 나라의 유업에 따른 것임이 분명하다.
4. 상에 대한 종류
대부분의 신자들은 ‘상’에 대한 종류가 차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원인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상’의 종류가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회의 지도자들에게서 그렇게 듣고 배웠기 때문이다. 소위 유명한 부흥사들의 입에서 나온 속설이 하나 있다. 누구나 교회를 위해 죽도록 충성하지 아니하면 그에게는 면류관 대신 개털 모자가 상급으로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털로 만든 모자를 쓰지 않고 금으로 만든 면류관을 받아쓰려면 죽도록 열심히 충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터무니없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신자들에게 이미 널리 퍼져있다. 그런데 그 말에 대해 많은 신자들이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눈치이다. 이는 한 예에 지나지 않으나 ‘ 상’의 종류에 대한 신자들의 오해를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임에는 틀림없다.
주께서 아시아 일곱교회의 사자를 향해 이기는 그에게 주신다고 약속하신 것들이 많이 있다. 이를 살펴보면 그 종류가 많기도 하지만 매우 다양하다, 곧 일부 몇몇 교회의 사자들에게는 생명나무과실을 비롯해, 면류관과 사망의 해를 면하게 해주실 것을 약속 하셨다. 그리고 일부 사자들에게는 만나와 흰 돌에 이어 통치권세와 새벽별 또는 흰옷 과 이름을 시인해주실 것도 약속하셨다. 그리고 일부 사자들에게는 기둥과 새 이름 및 함께 먹고 보좌에 앉게 해주실 것을 약속하셨다(계 2:~3:).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된 많은 것들을 단순한 시각으로 보게 되면, ‘상’ 의 종류에 대한 성도들의 오해는 무리가 아닌 듯싶다. 따라서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주시기로 약속하신 ‘상’이 성도 각자의 행위에 따라 각각 수여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 것은 물론이고 각각 차 등 있게 수여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성경의 해석학적 문제를 감안하지 아니한 결과에서 오는 단순한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상’에 대해 성경에서 다양하게 표현한 것은 모두가 여호와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에게 주시기로 언약하신 ‘유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곧 앞서 언급한 아시아 일곱교회 사자들을 향해 이기는 자에게 주신다고 약속하신 모든 것들이 택한 백성에게 주시기로 언약하신 하나님 나라의 유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곱교회의 사자들에게 약속하신 ‘상’들이 택한 백성에게 언약하신 하나님 나라의 유업에 속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이다. 이외에도 구약이나 신약에서 ‘상’에 대한 종류를 다양하게 표현한 것 역시 그러하다. 그러므로 앞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상’과 ‘유업’은 별 개의 것이 아니고 동일한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구약이나 신약에서 언급한 ‘상’들은 그 종류가 차등이 있고 다양하게 많은 것이 아니다. 다만 여호와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에게 언약하신 영원한 나라의 유업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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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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