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상(賞)이란 무엇인가 (3)
5. 상에 대한 특징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상’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물론 성경에서도 ‘상’이라는 말이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에 관한 일반적인 사건을 예로 들거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는 경우에 그러하다.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에게 약속하신 ‘상’의 경우에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상’은 일반적인 ‘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 특징이 첫째는 창세전에 이미 작정된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개개인이 아닌 일체로 수상(受賞)하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는 세상 종말에 수여(授與)되는 것이다.
1) 창세전 작정됨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창세전에 기쁘신 뜻에 따라 택한 자에게 은혜로 베풀어주실 유업으로서의 ‘상’ 을 이미 작정해 놓으셨다. 곧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누구에게 무엇을 상으로 줄 것인가에 대해 작정해 놓으신 것이다. 이는 인간의 행위결과에 따라 가정(假定)하지 아니하시고 행위와 무관하게 확정(確定)하셨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인 ‘상’은 수상자의 행위결과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에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누가 무슨 ‘상’을 받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성경적인 ‘상’은 행위와 무관하게 창세전에 확정되었기 때문에 누가 무슨 ‘상’을 받게 될지 알 수 있다. 따라서 택한 백성은 가변적인 ‘상’ 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확정적인 ‘상’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것이다.
2) 일체로 수상함
대부분의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수여하시는 ‘상’을 개개인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구속받은 성도가 개개인이 아니고 머리되신 그리스도와 일체를 이루어 영원토록 살게 된다. 그러므로 성도가 개개인의 행위 여하에 따라 각자가 차등이 있게 받는 것이 아니다. 다만 머리되신 그리스도와 신령한 유기체로 한 몸을 이루어 일체로 받게 된다.
우리말 성경에는 ‘상’을 개개인의 행위 여하에 따라 받는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많은 성구 중 몇이 있다. 그 중에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 의 일한 대로 갚아 주리라’(계 22:12)는 내용이다. 이는 번역자의 의견이 과도하게 첨가된 오역으로 보인다. 이를 직역하면 ‘나의 상(유업)은 나와 함께 수고하는 그 모두에게 주는 것이다’로 번역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 이미 받아가지고 계신 하나님 나라의 유업은 지체로서 함께 지상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수고하고 있는 그 모두에게 언약을 이행하기 위해 주는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따라서 성도가 상으로 받을 유업은 약속대로 이미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 받아 가지고 계신 것으로서 그리스도와 신령한 유기적 일체로 누리게 될 것이다.
3) 종말에 수여됨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택한 백성에게 언약하신 유업 곧 ‘상’을 심판하시는 세상 종말에 이르러 수여하신다.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는 부활 승천 하셔서 성도에게 주실 ‘상’을 이미 받아가지고 계신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지체인 성도는 세상종말에 부활의 몸을 입고 그리스도와 일체가 되어 ‘상’을 받아 영원토록 누리게 된다. 곧 세상종말에 이르러 성도가 부활된 영원한 몸으로 그리스도와 신령한 유기적 일체로 영원한 유업의 ‘상’을 받아 영원토록 누 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택함을 받은 성도가 세상에서 사는 동안 온갖 고난을 당하는 중에도 끝까지 인내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6. 상에 대한 특성
택함을 받은 성도가 유업으로 받을 ‘상’은 두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열거하자면 여러 가지 측면에 서 다양하게 언급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 하나님의 주권성과 은혜성은 빼놓을 수 없는 특성이다. 이는 그 특성이 인간들 사이에 주고받는 일반적인 ‘상’ 에서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은 수상자가 자신의 주관적 노력의 공로에 따라 차등 있게 받는다. 그러나 성경적인 ‘상’은 하나님의 주권 적인 은혜의 섭리에 따라 동일하게 받는다. 따라서 성경적인 ‘상’은 하나님의 주권성 및 은혜성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1) 주권성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주권적으로 작정하신 뜻에 따라 언약하신 대로 택한 백성에게 유업으로 ‘상’을 수여하신다. 곧 택한 백성이 ‘상’을 받는 것이 인간의 주관적 노력의 대가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에 의한 것이라는 뜻이다. 일찍이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포도원에서 일꾼을 고용하는 비유로 하늘나라에 대해 가르치신 바 있다(마20:1~16). 이 비유에서 포도원 주인은 일꾼들이 일한 대로 품삯을 지불하지 아니하고 주인의 마음대로 동일하게 지불했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하나님 나라의 ‘상’이 인간의 행위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에 따라 동일하게 주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성도에게 약속된 ‘상’이 지니고 있는 하나님의 주권성이다.
2) 은혜성
성도가 받을 ‘상’은 행위에 따라 차등이 있게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동일하게 받는다.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에게 은혜로 모든 것을 거저 베풀지 않는 것이 없다. 이는 앞서와 같이 예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신 하늘나라에 대한 포도원 비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포도원 주인이 일꾼들에게 각각 일한 대로 지불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포도원에 들어와 일한 자나 포도원 일이 끝날 무렵에 들어온 자나 동일하게 한 달란트씩 지불했다(마20:1~16). 이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하나님 나라의 ‘상’은 인간의 행위대로 차등 있게 주시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모두 동일하게 주신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바로 성도에게 약속된 ‘상’이 지니고 있는 하나님의 은혜성이다.
7. 끝맺는 말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성도에게 약속하신 ‘상’에 대한 중요한 내용들을 살펴보았다. 이로 인해 ‘상’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가 말끔히 해소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결국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공로로 ‘유업의 상’을 약속받은 성도는 ‘상’에 대한 소망보다는 은혜에 대한 감동이 앞서게 된다. 이는 ‘유업 의 상’이 전적인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성도는 ‘상’으로 인한 신앙적 혼란과 갈등을 느낄 필요가 없다. 그리고 받은바 은혜의 감동에 의해 사명 수행을 위한 열정을 가지고 살아갈 뿐이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므로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마련되어 있으니, 주님 곧 의로우신 재판장께서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님을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 주실 것이라. (딤후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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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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