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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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16 23:0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심판이란 무엇인가 (1)


아버지께서 아무도 심판하지 아니하시고 심판을 다 아들에게 맡기셨으니 이는 모든 사람으로 아버지를 공경 하는 것 같이 아들을 공경하게 하려 하심이라 (요 5:22 ~23상)
1. 시작하는 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태초에 천지만물을 창조 하시고 세상 끝 날에 반드시 ‘심판’하실 것을 언 약하셨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피조세계를 창조로 시작하시고 ‘심판’으로 끝을 맺으실 것을 언약하신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는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가르치기도 하고 믿기도 한다. 이에 미숙한 지도자들은 신자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내세워 교회를 위해 죽도록 충성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결과 기독교 신자들 중에는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외침과 내란에 의해 생활이 극도로 피폐해지고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었다. 이 무렵 북한에서 남한으로 피난 내려온 성도들에 의해 많은 교회가 여기저기 세워졌다. 그런데 성도들은 외침과 내란에 의한 전쟁의 아픔을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이 임한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교회지도층들 가운데 소위 부흥사들은 온 백성이 예수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심판’을 단행하신 것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온 백성이 회개하고 예수를 믿어야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면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나타나는 어두운 사회상들을 하나님의 ‘심판’과 관련시켜 설명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영향력이 있는 교회지도자들은 온 백성이 회개해야 ‘심판’을 면하고 복을 받을 수 있다면서 민족복음화운동을 앞다투어 펼쳐나갔다.
8.15 해방 직후 북한은 교회가 매우 왕성한 상태였다. 그러나 무신론자들에 의해 모진 박해를 받게 되었다. 결국 교회를 박해한 북한은 가난과 질병에 허덕이게 되었다. 그리고 피난 내려온 신자들에 의해 교회가 왕성하게 된 남한은 잘 먹고 잘사는 부자가 되었다. 정말 북한은 ‘심판’을 받아 저주 아래 놓이고, 남한은 축복을 받아 부자가 된 것일까. 그렇다면 왕성했던 북한교회가 무신론자들에 의해 박해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부자가 된 남한교회들이 점점 침체의 늪으로 치 닫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왕성했던 북한교회 에도, 풍요로운 남한교회에도,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이 임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교회가 왕성하는 것이나 재물이 풍요로운 것이 복이 아니라 ‘심판’의 원인이 된다는 말인가. 여기서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심판’이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 심판의 어의
일반적으로 ‘심판’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심판’이라는 말의 의미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 곧 운동경기장에도 ‘심판’이 있고, 정치적 통치행위에도 ‘심판’이 있다. 그리고 종교적인 교리에도 ‘심판’이라는 말이 있다. 이와 같은 상황들에 따라 ‘심판’이라는 의미가 각각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심판’이라는 말이 운동경기에서는 경쟁을 통해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정치적 통치상황에서는 억울함에 대한 복수심을 느끼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종교적 상황에서는 신의 무서운 진노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종교적으로는 ‘심판’이라는 말이 인간의 양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종교 는 대부분 선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이라는 말은 인간의 종교심에 의해 선한 양심을 자극해서 선을 추구하도록 촉구한다. 대부분의 종교가 악행에 대한 ‘심판’을 언급함으로 인간들로 선한 양심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인간사회 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행이 인간의 악행에 대한 ‘심판’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악한 행동을 하는 자에게는 하늘에서 벌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흉악한 자들이 형통하게 잘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잔인무도한 집단이나 국가들이 번영을 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심판’에 대해 불신하는 경향뿐 아니라 종교자체를 거부하는 경향마저 보이는 부류도 있다.
특히 기독교는 하나님의 ‘심판’을 교리적으로 아주 중요하게 취급한다. 모든 인간은 누구나 하 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자신의 행위를 직고하고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그 판결의 결과는 악인은 지옥으로 향하고, 의인은 천국으로 향한다고 가르친다. 그로 인해 신자들은 누구나 심판주가 되시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섬기게 된다. 혹시 지옥으로 떨어질까 염려하는 나머지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결과 심하게는 양심의 억압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 분열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심판’에 대한 바른 이해를 위해 그 언어의 의미부터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성경적으로 ‘심판’이라는 말은 구약에서 히브리어로 ‘미쉬파트(fP;v ])’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재판하다’, ‘다스리다’라는 동사 ‘샤파트 (fp;v)’에서 유래한 것으로써, ‘판결’ 또는 ‘재판’, ‘계획’ 등의 뜻을 지닌다. 그리고 ‘세포트(f/p])’ 라는 단어도 사용하는데, 이 역시 ‘샤파트(fp;v;)’에서 유래한 것으로, ‘심판’ 또는 ‘심판행위’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신약에서는 헬라어로 ‘크리시스(krivsi"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분리’ 또는 ‘선택’, ‘판결’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결국 성경에서 원어로 ‘심판’이라는 말의 어의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곧 하나님의‘심판’은 피조물에 대한 총체적인 하나님의 ‘통치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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