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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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05 19:03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뉴스해설-한기총 사태의 신학적 분석


사태의 발단과 실상

 온통 한국 교계가 떠들썩하다. 한국교회 대표기관으로 자임해온 한기총이 금권선거를 했다는 폭로와 고발 그리고 법정투쟁으로 이어지면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있어 왔던 문제가 사실로서 드러난 것이다. 이로써 한국교회는 이제 더 이상 수치를 드러낼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한국교회 개혁운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들에 의한 “한기총해체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 것이다. 한국교회 시민운동의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해온 손봉호 교수가 그 선봉에 섰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며 그럴만한 능력과 자정능력을 상실했으므로 존속할 의미가 없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이미 토론회를 거쳐 가면서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한기총 해체운동은 힘을 얻어가고 있다. 손봉호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한기총 해체의 이유에 대해 피력했다.

“해체운동이라는 말이 극단적으로 들리지만, 사실은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어떤 기관이든 이미 존재하는 것을 개혁하는 것은 어렵다. 더군다나 한기총은 존재이유자체가 처음부터 별로 없었고, 도움이 되는 부분보다 해를 끼치는 부분이 너무 크다. 그러한 면을 고려했을 때 한기총은 해체하는 것이 맞다. ...또 한기총 구성원중 금권선거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으니 모두가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일 뿐이다. 어설프게 개혁을 하느니보다 해체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말이다.” 

‘한기총 개혁을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는 한기총에 대한 공식적인 질의서에서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한기총은 순수 복음단체를 표방하며 출범했으나 실상은 특정 정치이념을 추구하는 단체였으며 권력에 눈먼 목회자들의 싸움터였고,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맘몬주의를 억제하기는 커녕 촉진시켰다”고 주장했다.   

신학적 분석

  차제에 그동안 한국교회의 실상과 현주소를 짚어 보고 대안은 어디에 있는지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한기총 문제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우선 드러난 문제는 금권선거 시비이다. 회장이 되는데 돈봉투를 뿌렸고, 그것이 문제의 쟁점이 된 것이다. 그런데 모든 현상적인 문제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본질적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지적하고자 한다. 즉 이 문제가 단지 한국교회 정치상의 부패점 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한기총을 해체하는 것으로 근원적인 처방이 되는 것이 아님을 지적하고자 한다.

  물론 한기총은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할만한 명분과 역량이 없다면 해체되어야 한다. 그것이 존속함으로 한국교회의 긍정적 공헌을 커녕 오히려 사회에서도 빈축을 사는 것 이라면 마땅히 한국교회를 위해서 해체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이런 수준에서만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느냐는 것이다. 즉 이 문제의 근본적인 뿌리가 무엇이며, 그 무엇으로부터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질병이 발생하고 있느냐를 검토하지 않은 피상적인 대응방법은 더 큰 문제를 남기고 있을 뿐이다.
  한기총 문제로 대변되는 한국교회 정치타락의 문제점은 교회정치 자체에 근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중세 성직매매, 교황의 부패등과 같은 교회의 세속화와 타락은 중세교회를 떠받치고 있는 중세 신학의 문제점으로부터 기인한다. 즉 성경의 복음 진리로부터 멀리 떠나 있었던 중세신학의 변질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 반성경적 중세교리가 중세교회 타락의 근본 원인인 것이다.

  이처럼 교회 정치적 문제는 언제나 그 문제의 뿌리가 복음의 변질로부터 기인한다. 성경이 가르치는 교회관은 이 땅의 가치에 속한 것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반영하는 신령한 기관이다. 교회는 성부 하나님이 창세전에 예정하사 오직 그리스도의 구속과 성령의 인침으로 설립되는 신령하고도 영광스런 단체이다.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며 교회의 직분자들은 모두 각자의 은사를 따라 그 맡은바 부여된 일을 수행하는 종들일 뿐 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런 영광스러운 교회관과 그 교회가 지켜내어야 하는 성경적 가치관을 상실했다. 이번 사태는 바로 이점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수많은 교단들과 선교단체가 모인 한기총이 돈의 힘에 굴복한 부패한 정치를 하는 정도라면 한국교회의 가치관이 얼마나 세속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금 한기총 사태는 갑자기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한국교회 강단은 부패한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었다. 즉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이 아니라 세속적 복으로 영원한 복음을 대치한지 오래였다. 강단이 세상의 복을 약속하는 바알의 신당이 된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나님의 뜻 보다는 인간 왕의 비위를 맞추는 구약 거짓 선지자들의 아첨발린 부드러운 목소리처럼 목사의 설교가 변질되어 있었다. 하나님의 위대한 존재와 그 놀라운 속성의 영광은 사라지고, 그저 인간적 열심과 봉사를 촉구하는 지극히 인본주의적인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결어

 한국교회는 지금 심한 질병을 앓고 있다. 어쩌면 치유 불가능한 수준의 암 4기로 진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진리의 등불을 새롭게 하실 것이다. 한기총은 해체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근본 해답이 아니다. 진리의 대안이 새롭게 제시되어야 한다. 신학의 건전한 정립없이 강단은 새로워지지 않는다. 강단이 건전하지 않으면 교회개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끊어서 말해 한국교회의 문제는 진리의 문제인 것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규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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