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회는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다
한목협, 교회사유화 대안 모색- 임기제, 투명한 재정운영 등 제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전병금 목사)는 지난달 2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20차 열린대화마당’을 개최하고, 교회 사유화에 대한 대안을 모색했다. ‘교회 사유화 그 대안을 모색한다’란 주제로 열린 이날 참석한 목회자들은 교회 사유화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은급제도 활성화 △목회자들의 신앙적 각성과 회개운동 전개 △교회정관 및 재정운영 규정 마련 △교회재정 감사기구 마련 △전문 경영인력이나 기관을 통한 컨설팅 △대형 교회 재정 분배로 작은 교회 지원 △교회의 분립개척 등의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날 모임에 발제자로 참석한 박은조 목사(분당샘물교회)는 자신이 사역한 영동교회와 샘물교회에서의 목회경험을 이야기하며 “교회의 주인은 목회자가 아닌 철저히 하나님”이라고 강조했다.
박목사는 “서울영동교회의 네 번째 분립교회인 샘물교회를 개척하고 성장시키는 모든 과정 속에서 목회자 자신이 주인이 되고자 하는 욕구들을 경험하기도 했다”며 “그 때마다 성도들과 환경들을 통해 오직 하나님만이 교회의 주인되심을 경험토록 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와 장로들이 교회의 주인이 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목사와 장로 임기제를 도입하고 실천했다”며 “이러한 방법은 사람이주인 노릇하지 못하게 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피력했다.
특히 박목사는 “교회의 이름을 정하는 것부터 재정을 관리하고, 기독교 학교운동을 전개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논의하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통해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성도는 목회자의 사역 비전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성도 자신들의 주의 비전을 따라 사역하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찬자로 참석한 이만열 교수(숙명여대)는 “샘물교회는 교회 사유화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박은조 목사님이 개척 당시의 교회 공동체원들과 한 약속을 제도로 확정한 임기제를 실천하며 퇴임을 결행하려는 모습은 교회가 하나님의 것임을 증명하며, 교회 사유화 문제에 대안을 제시해 준 사례”라고 소개했다.
한목협 공동총무인 차우열 목사(상록수성결교회)는 “교회 사유화의 문제는 결국 믿음의 문제”라며 “입술로는 믿음을 말하면서도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을 축적하는 모습들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해설>
“교회의 주인은 목회자가 아닌 하나님”
기업의 CEO처럼 되어버린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
말씀선포 보다 권력-명예-세속적 욕망에 더많은 관심
한목협이 종교개혁 494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5일 마련한 교회 사유화 대안 모색을 위한 대화 마당에는 30여명의 적은 숫자가 참석했다. 전병금 대표회장은 “밥 먹자고 하면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사유화 문제를 논하자고 했더니 사람들이 적게 왔다”면서 “주제가 민감한 내용이다 보니 강사 섭외도 어려웠다”고 탄식했다. 한국교회의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한목협은 한국교회의 사유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서 제20차 열린 대화 마당의 주제를 ‘교회 사유화, 그 대안을 모색한다’로 정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이같은 중요한 자리를 외면했다.
한국교회는 성도수가 늘어나고, 돈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부패와 세속화의 길을 가고 있다. 교회지도자들은 말씀선포 보다는 권력과 명예, 세속적인 욕망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교회직분도 점차 권력화 세속화 되면서 직분을 얻는데 거래가 존재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목사직은 좋은 직업이 되고, 대형교회 지도자는 기업의 CEO와 같은 지위에 서 있기도 한다. 한마디로 목회는 생활의 수단이 되고, 교회는 자신의 소유물이자 재산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전 보도된 MBC PD수첩의 ‘조용기 목사 일가 비리폭로건’도 결국은 교회를 사유화 하려는 조목사 일가와 이를 저지하려는 성도들간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날 발제강연한 박은조 목사는 “교회의 주인은 목회자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샘물교회는 목사·장로 임기제를 실시한다. 담임목사는 6년 사역 후 신임을 묻고 1년 연구년을 보낸다. 최장 14년 동안 시무할 수 있다. 장로는 5년 시무하고 재신임을 묻는다. 박목사는 “모든 교회가 이런 제도를 꼭 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람이 교회 주인 노릇하지 않는 교회를 만드는 데 괜찮은 방법”이라고 했다. 내년에 물러나는 박목사는 후임 청빙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샘물교회는 재정 운영 원칙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철저하게 지키려 노력한다. 재정 내역은 모두 공개한다. 각자 개인 헌금 내역도 확인할 수 있다. 팀장제를 도입해서 2년 임기인 팀장이 지출 결의를 한다. 장로는 일선에서 물러나 감독만 한다. 헌금함도 2명 이상 재석해야 열 수 있다. 이렇게 운영했더니 재정 문제가 한 번도 생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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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ㅂ박형성 (한목협은 지난달 25일 ‘교회 사유화, 그 대안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제20차 열린대화마당을 개최하고, 교회 사유화 문제 해결을 위해 대안을 모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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