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집트를 주목하는 이유

아랍권의 대국 중 하나이자 우리에게는 애굽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이집트가 최근 정치적 급변기를 맞고 있다. 2년 전 이집트를 비롯해 리비아, 시리아 등지에서 잇따라 ‘아랍의 봄’이라는 이름으로 혁명적인 민중 봉기가 일어났고 이집트와 리비아에서는 마침내 독재정권을 끌어 내리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난 3일 이집트의 군부 쿠테타가 속보로 전해지면서 다시 한번 이집트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집트는 5선의 장기집권자 무바라크 대통령이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물러나고 민선을 통해 무르시가 집권했다. 그런데 국민적 저항을 이끌었던 인터넷으로 무장한 젊은 층은 조직화되어 있지 못했고 그 후 민선과정에서 조직과 돈을 가지고 있던 정치집단인 무슬림형제단이 무르시를 앞세워 집권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당시 여타 종교단체나 정치단체에 대한 평등한 대우를 보장한다던 약속과는 달리 무르시는 이슬람 위주의 극단적인 정치를 해왔고 결국 이집트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세력이자 가장 높은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군부로부터 축출되기에 이른 것이다.

어찌보면 관심 가지기 어려운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만 같은 이집트의 이야기지만 우리는 여기서 역사를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언약하신대로 일관되게 복음을 땅 끝까지 전파하고 계시며 이러한 일관된 과정이 예수 부활 승천 이후에 인류사를 관통하는 유일한 흐름이다. 사실 인류의 역사에 대한 어떠한 법칙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한 때를 풍미한 마르크스의 역사적 유물론 역시 공산권의 몰락과 자본주의의 계속적인 발전을 통해 이미 근거를 잃은 지 오래고 이를 마지막으로 인류사의 법칙성을 논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나님께서 작정하시고 언약하신대로 복음은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그리고 아시아로 전해져왔으며 하나님께서는 전혀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변화들을 만들어 가시면서 복음을 전파하도록 섭리하신다.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문화적 유대의 강화는 이러한 점에서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

그렇다면 이집트의 이번 정치적 변동의 과정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복음 전파의 종착지는 두말할 것 없이 예루살렘이다. 복음이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자면 이를 둘러싸고 있는 중동국가들의 완고한 일원적인 종교체제와 정치체제가 변화해야만 한다. 이번 이집트의 변화는 이슬람 정권의 축출이라는 의미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 이 나라에서 정치적, 문화적 다원주의의 강화에 우리가 더욱 주목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집트내의 정치세력간의 이전투구 속에 때로는 이슬람 정권이, 때로는 반 이슬람 정권이 들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아랍의 봄과 이번 군부 쿠테타를 겪는 과정에서 이집트에서 생겨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은 여러 정치, 종교 세력의 공존을 인정해야만 정치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쿠테타를 주도한 엘시시 국방부 장관이 ‘강력하고 다원적인 정부’를 바란다고 한 성명에서 잘 나타나 있다.

완고하고 획일적인 정치구조에서는 다른 문화적, 종교적 요소가 침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여러 의견과 여러 입장이 존중받는 풍토가 마련된다면 우리가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중동지역의 변화 또한 예견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중동의 대부분 나라는 여전히 압도적인 이슬람 인구와 이슬람 정권의 공고한 집권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분명 아랍권 전체의 변화의 시작임이 분명하다. 또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역사 섭리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