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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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30 20:0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논평-교황의 잘못된 생각


영국의 가디언을 포함한 각종 외신들은 지난 11일 이탈리아의 ‘라 레푸블리카’지에 개재된 교황의 글을 관심있게 보도했다. 이 편지는 ‘라 레푸블리카’지의 공동설립자이자 전 편집장인 에우제니오 스칼파리가 교황에게 공개적으로 서한을 보내 “신을 믿지 않거나 믿음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을 신은 과연 용서할 수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장으로 게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600자에 달하는 이 편지에서 교황은 “진실로 회개하는 마음으로 신에게 다가가면 신의 자비는 끝이 없을 것”이라며 “무신론자들과 신앙이 없는 자들은 자신의 양심에 따르면 된다”고 했다고 한다. 또 “원죄라는 건 무신론자들을 포함해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을 따르지 않을 때 생겨나는 것”이고 “양심의 소리를 듣고 그에 따르는 것 자체가 선과 악의 차이를 이해한다는 것”이라고 썼다고 한다.

이미 이전 교황과는 다른 파격적인 행보로 세간의 관심을 받아 왔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제는 가톨릭의 기본 교리마저 바꾸려고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교황은 지난 5월에도 유사한 내용의 설교를 한 후 교리에 대한 논쟁을 목적한 것은 아니라며 얼버무림으로써 논란을 가라앉힌 바 있다.
우리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구원에 대한 생각이 다르며, 개신교 내에서도 인본주의의 침투로 인해 구원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이 생겨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성경을 진리의 말씀으로 인정하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한 종교에서 믿음을 전제하지 아니한 구원을 말한 경우는 없었다. 성경은 명백히 믿음으로 구원에 이른다고 하고 있으며, 창세전 하나님의 작정하신 기쁘신 뜻에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택함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라야 구원을 얻을 수 있음을 명징하게 증거하고 있다.
또한 교황은 선과 악의 기준이 인간 개개인의 양심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하나님의 전능성과 주권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선과 악이란 하나님께서 기뻐하심 혹은 기뻐하시는 것이며, 악이란 그 반대인 것이다. 인간이 선악과를 먹음으로 인해 신의 선, 악과는 다른 인간의 선과 악을 지니게 되었고 그것 자체가 인간의 죄성이다. 그런데 교황은 원죄가 인간이 양심을 따르면 없어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한편 신을 믿건 안 믿건간에 자신의 양심을 따르면 ‘선’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교황의 죄와 원죄 그리고 선과 악에 대한 인식은 교황이 무신론자가 아닌가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교황은 왜 이러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 교황과 가톨릭은 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으로 다원화되어가는 시대에 적응하면서 낡은 종교로서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개방적이며 합리적인 종교로 포장하여 교세를 확장해 보려고 하는 듯하다. 또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종교 분쟁들로 인해 종교간 화해의 움직임 속에 서로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듯하다. 이러한 의도는 교황의 행보에 대한 무신론자를 비롯한 타 종교인들의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교황의 행보에 포용력 있는 자세라며 환영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개신교는 편협한 종교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이미 가톨릭은 변화하는 종교이고 개신교는 낡은 종교인 것이다.

이러한 교황의 행동들을 보면서 이미 교황이 종교 지도자가 아닌 노련한 정치인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가지게 된다. 종교는 확고한 진리체계 아래 신을 알고, 세계를 알며, 삶의 이유와 방법을 터득하고 그에 따라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고결한 가치이다. 그러나 현대 종교는 진리에 기반하지 아니하고 자본주의적 이익과 결탁하고 인본주의적 가치와 결탁하여 자신의 정체성인 기본 교리마저 내던지고 있다. 교황이 보여주는 행보 역시 이러한 현대종교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낡은 종교라고 들씌워진 자신들의 이미지를 새로운 종교인양 포장하기 위해 기본 교리마저 내던지며 동분서주하는 교황과 가톨릭의 모습은 하나님께서 주신 진리의 말씀, 확고부동한 진리 체계 위에 서서 진리를 전승하고 전파하는 일을 사명으로 알고 사는 우리들에게는 그저 안쓰러워 보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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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교회세습, 무엇이 문제인가
교황, “양심 따라 살면 신이 용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