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논평- 인권, 인본주의 그리고 하나님의 섭리
지난 12월 10일 세계 각국은 인권의 날을 맞이해 각종 행사를 여는 등 이 날을 기념했고 인권의 날을 재정한 UN도 5명에게 인권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세계인권의 날은 지난 1948년 제3차 UN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것을 기념한 날로,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로우며 존엄과 권리에 관해 평등하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선언이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인권을 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인권이란 민족이나 국가, 인종 등에 무관하게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정되는 보편적인 권리 또는 지위라고 정의된다. 사실 이러한 인권이 인류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중세 봉건시대의 암흑기를 지나 산업과 상업이 발달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출현된 시민계급은 상업과 제조업 등을 통해 일정하게 부를 축적하였고, 군주제라는 구시대의 틀이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들이 독자적인 정치 세력으로 부상, 프랑스에서 프랑스대혁명을 일으켰고, 영국의 명예혁명을 일으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들이 군주제를 무너뜨리는 데 명분으로 사용한 주요한 이념 중 하나가 바로 인권이다. 모든 사람은 자유로워야 하며 또한 평등해야 한다. 이러한 시민혁명과 자본주의 발달을 근간으로 해서 이른바 자유민주주의가 태동하게 되고, 현대 국가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처럼 인권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기본 틀로 하는 현대 국가들에게 있어서 근간이 되었던 가치이며, 현대사회에서 인권이란 보호받아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하고 있고 모든 나라가 헌법에서 인권이 보호되어야 함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권이라는 개념의 저변에 있는 이념적 기초는 무엇일까?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인본주의이다. 인간이 가장 근본이고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인간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은 인간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산업화를 통해 증기기관을 만들고, 방적기를 만들면서 이제 자신이 마치 전능자인 양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물질적 기초를 토대로 사상계는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신이 있다면 현실이 이럴 수는 없다며 급기야 신이 없다는 선언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신의 자리에 꽤나 능력자인 인간을 올려놓는다. 이것이 바로 인본주의이다.
이러한 인본주의의 기초 위에 인권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다. 민족과 인종, 성별 등에 의해 구별됨 없이 평등하며 모두가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 이를 보호하고자 많은 나라들이 제도를 도입했고, 여성도 흑인도 이민족도 동등하게 투표할 수 있으며, 노동을 할 수 있고, 정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제도상으로는 말이다. 그러나 제도는 제도일 뿐 현실에서 인간은 여전히 차별하고 있고, 차별받고 있으며, 구별하고 있다. 이것이 현대사회의 현실이다.
현실은 돈과 권력이 우선하는 자본주의사회이며, 제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철저히 외면 받는 소수자들은 여전히 많고 그들 모두가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은 요원해 보인다. “도대체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기는 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대사회의 현실이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만든, 쓰임 받는 도구이다. 인본주의가 주장하는 대로 인간이 세상의 근본이 되기에는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지극히 무능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각과 의지에 따라 살며 기동하는 상대적인 존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오늘날 인권보호을 주장하는 지극히 인본주의적인 주장은 한국 기독교계에도 만연되어 있는 듯하다. 인권을 마치 하나님께서 부여한 것처럼 묘사하면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인간의 상대성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인간이 하나님의 뜻과는 무관하게 무언가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주장이다. 제아무리 인간이 중요한 가치라고 외치고, 그 가치를 보호하려고 노력해도 하나님께서 보호하시지 않으시면 보호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절대주권인 것이다.
물론 하나님께서 인권이라는 가치를 중요한 가치로 부각시키시고 역사하시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현대사회에 두심으로 다양한 사상과 종교가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 정치적 혹은 종교적인 절대권력으로 인해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을 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시려는 것.그래서 예수께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시겠다고 하신 언약을 이루시려는 것이다.
이처럼 인권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의 풍토는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고 섭리하시기 위해 두시는 하나님의 장치에 불과하다. 즉 인권 중시라는 지극히 인본주의적인 장치를 통해 하나님은 복음을 전하고 계시며, 진리를 깨닫고 알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나님께서 살아 역사하심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말이다.
|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편집팀 |
논평_성탄절, 종교다원주의 그리고 종교 |
한-러 정상회담의 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