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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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27 14:2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논평_한국 교회는 좀 더 진지해져야 한다


지난 20일은 부활절이었다. 연세대 노천극장에서는 3년 만에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부활절 연합예배가 있었다. 이 날 행사는 얼마 전 있었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치루어졌다고 한다. 부활절 행사하면 늘 있을 법한 성찬 행사, 설교, 기도가 이어졌다. 많은 군중이 모인 자리에서 가운을 입은 목회자들이 여럿 나서서 기도하고 설교하고 또한 천여 명이 넘는 찬양대가 찬양했다고 한다.

이날 행사 가운데 우리의 주목을 끈 것은 이른바 “죄의 고백의 시간”이라는 행사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한국교회 지도자 6명이 강단에 올라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면서 받은 은혜를 이웃과 나누지 못했던 죄와 형제와 이웃에게 무관심한 죄, 정의와  공의를 위한 수고에 인색했던 죄 등을 고백한 뒤 “우리의 허물을 깨닫고 주님 앞에 탄식한다”며 입고 있던 흰 가운의 가슴부분을 찢어 내렸다고 한다.

신학적 바탕은 물론 성경에 대한 진지한 통찰도 없이 성장주의에 사로잡혀 각종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 왔던 한국교회의 심각한 위기 상황과 이에 대한 한국사회의 차가운 시선에 대해 수차례 논평해왔던 본지의 입장에서 이러한 행사 소식은 한국교회의 일그러진 자회상이라는 점에서 안쓰러운 감정을 지울 수 없다.

한국교회의 근본적 문제는 신학적 근본의 상실에 있으며 한국교회가 올바르게 나아가야 할 길은 성경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하나님 말씀 곧 진리에 근거한 교회를 만들어 나감으로서 진정한 종교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교회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부활절에 보여주는 모습이란 다시금 화려한 연합예배를 부활시키고 마치 정치인들이 언론플레이라도 하듯이 지도자들이 나와 참회한다며 가운을 찢는, 그야말로 이벤트인 것이다. 애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부활절은 성탄절과 함께 현대 기독교에서 마치 구약시대 절기처럼 지키고 있는 날이다. 구약시대 절기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잊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지키도록 한 것이었으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 승천하시고, 율법을 성취하신 지금 우리에게 구약시대처럼 지켜야할 절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부활절은 AD.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춘분 후 첫 만월(보름)이 지난 주일에 지키는 것으로 춘분 후 첫 만월이 주일이면 그 다음 주일날 지키게 되어 있어 3월 21일 이후부터 4월 25일 사이에 지키게 된다. 이러한 날만 살펴보더라도 사실 부활절이 예수님의 부활과 연관된 어떤 날은 아닌 듯 보인다. 그저 한 날을 정해서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계가 오랜 관행으로 부활절을 지키고 이 날에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생각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활절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화려한 부활절 행사에 치중하여 보여주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 전 이미 하나님과 함께 계시다가 그 작정대로 육신이 되어 오셔서,  작정대로 구약에 언약된 그리스도임을 가르쳐주시고, 그리스도임을 확증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다시 살아나셨다. 그 분이 구약 전체가 언약하고 있는 그리스도임을 기억하면서 부활절이 아니라도 언제 어디서든지 이 세상에 꽉 들어찬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사실 한국 기독교가 바로 서고자 한다면 부활절 행사를 통해서 참회하고 옷을 찢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기획할 것이 아니라 예수의 부활을 통해 드러나는 신실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도록 가르치는 일을 먼저 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국교회는 좀 더 진지해져야 한다. 행사의 규모나 참여한 인원 수 등 보이는 것에 치중하지 말아야 한다. 하루의 이벤트 보다는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진지함이 필요하다. 더욱이 분열된 기독교 단체의 연합을 도모하기 위한 방편이나 위기에 빠진 기독교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적 시각을 피해보고자 하는 의도로 부활절 행사를 활용했다면 그것은 부활의 본질을 퇴색시킬 수 있는 행위이다. 이제는 부활절 행사의 의미보다는 부활의 본질적인 의미에 충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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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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