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5. 목사직의 성격
목사란 무엇인가 (3)
5. 목사직의 성격
목사 직임에 대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그 직임에 대한 성격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목사 직임에 대한 대부분의 오해가 그 성격을 잘못 알고 있는 것에서부터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목사 직임에 대한 오해의 유형으로는 목사 직임이 구약시대의 제사장과 왕, 선지자 등과 비슷한 직임으로 알고 있는 경우와 신약시대의 사도와 비슷한 직임으로 이해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구약시대의 제사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범죄하게 되면 백성을 대신하여 성전에서 하나님께 짐승을 잡아 피를 흘려 속죄 제사를 드리는 일을 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그들은 모두가 영원한 대제사장으로 세상에 오셔서 택한 백성들의 죄를 속하여 주시기 위해 자기의 몸을 드려 영원한 제사를 드리신 그리스도에 대한 모형과 그림자였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십자가에 피흘려 죽으신 후로는 모형과 그림자적인 구약의 제사장 직임은 완전히 폐지된 것이다.
구약시대의 왕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열조의 언약을 따라 유다 지파 자손 중에서 세우신 자들로서 백성을 대적으로부터 보호하고 다스리는 일을 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만왕의 왕으로 오셔서 택한 백성들을 죄의 권세로부터 구원하여 다스려 주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모형과 그림자였다. 따라서 만왕의 왕되신 그리스도께서 오신 후로는 그림자와 모형적인 왕직 역시 완전히 폐지된 직임인 것이다.
구약시대의 선지자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율법을 범하여 범죄할 때에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세워 이상을 보여주고 말씀을 들려 주어 백성의 죄를 책망하고 진노를 예언하며 위로해 주는 임무를 수행하는 자이다. 그들은 참 선지자로 오셔서 영생의 말씀을 전해주신 그리스도에 대한 모형과 그림자였다. 따라서 참 선지자이신 그리스도가 오신 후로는 그림자나 모형적인 구약의 선지자는 완전히 폐지된 직임인 것이다.
신약시대의 사도들은 예수께서 그리스도로 오셔서 직접 불러 주시고 보여주시고, 들려 주시고, 가르쳐 주신 자이다. 그들은 예수께서 사도로 세우셔서 오순절에 성령의 능력을 입혀 표적을 행하며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증거하게 하시고 교회를 세우게 하시며 신약 계시를 기록하게 하신 직임이다. 그러므로 이 직임은 초대교회 시대에만 국한된 직임으로서 그 후에는 다시 세워지지 않은 직임이다.
신약교회의 목사 직임은 구약의 제사장이나 왕, 선지자 직임은 물론 신약 시대의 사도 직임과도 그 성격을 아주 달리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목사 직임은 다른 직임과 관련 없이 승천하신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교회를 유익하게 하시려고 은사와 직임을 각 사람에게 직접 나누어 주신 것 가운데 하나의 직임이다.
6. 목사직의 임무
목사 직임의 임무는 구약 시대의 제사장들처럼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일이 아니고, 왕들처럼 성도들을 다스리는 일도 아니고, 선지자처럼 묵시를 받아 예언하는 일도 아니고, 신약 시대의 사도처럼 성령의 능력으로 기적적 표적을 행하며 복음을 증거하거나 신약 계시를 기록하는 일도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축복권과 저주권을 받아 성도들에게 복을 빌어 주어 복을 받아 누리게 하거나 저주를 빌어 고통을 받게 하는 신통력을 발휘하는 일은 더욱 아니다.
목사 직임의 교리적인 임무는 말씀을 전파하는 것과 성례를 집행하는 것과 권징을 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세가지 임무가 차등 없이 다 동등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임무 중에 말씀을 전파하는 것은 궁극적인 임무로 볼 수 있고, 성례 집행은 말씀 전파의 방법이고, 권징을 행하는 것은 말씀 전파의 한 결과로서 지엽적인 임무에 지나지 않는다. 목사 직임자가 세례와 성찬을 집행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에 대한 복음의 말씀을 전파하기 위함이고, 권징을 행하는 것은 어떤 정치적인 권세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파되는 말씀의 능력에 의해 행해지는 결과이다.
성경적인 신약 교회의 목사 직임의 임무는 궁극적인 임무와 지엽적인 임무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 궁극적인 임무는 목적이 담긴 임무라고 할 수 있는데, 교회의 머리 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목사에게 계시의 말씀인 성경을 먼저 깨닫게 하셔서 지체된 교회를 진리로 가르쳐 자라게 하여 승리케 하시는 일에 도구로 쓰임 받는 일이다. 지엽적인 임무는 방법이 담긴 임무라 할 수 있는데,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으나 간략하게 정의한다면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세우신 교회에서 세례를 베풀고 성찬을 행하며, 성도가 서로 교통하게 하며, 선한 일을 행하게 하며, 말씀으로 책망하고 격려하며 위로하는 일에 쓰임 받는 일이다. 이같은 지엽적인 임무들은 앞에서 말한 바 있는 궁극적인 임무 수행의 방법인 경우가 있고, 임무 수행의 결과인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진리의 말씀인 성경을 가르치는 궁극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구체적인 방법이나 결과를 가리켜 지엽적인 임무라고 한다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신약교회 목사 직임의 궁극적인 임무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와 지식의 말씀의 은사를 받아 더하거나 덜하지 못하는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66권을 정확하게 깨달아 택한 백성에게 잘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 사도도 성도들을 가르쳐야 하는 디모데에게 성경을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7. 맺는 말
목사의 직임은 하나님의 말씀을 풀어서 하나님을 알고 그의 뜻을 깨닫게 하여 경외케 하시는 성령의 사역에 쓰임 받는 일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주된 임무는 등한히 여긴 채 지엽적인 수단이나 본연의 임무를 떠난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직임자들이 많이 있다는 데 문제의 초점이 모아진다. 소위 교회 강단에서 목사에 의해 전해지는 설교 내용은 성경과 전혀 관계 없는 인간이 사상이나 도덕, 철학 이론들로 그럴 듯하게 채워지고, 교회나 기도원 등지에서는 소위 부흥회나 영성훈련이라는 명목 아래 심령술에 의한 잡다한 행위들이 목사 등에 의해 거룩한 성령의 역사인 것 처럼 가장되어 자행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성경적인 건전한 교회는 성경 진리만을 순수하게 가르치는 목사 직임의 건전한 수행을 통해서만 세워져 간다. 그러므로 순수한 목사직의 수행 없이는 순수한 성경적인 교회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교회의 개혁은 목사 직임의 올바른 인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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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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