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제11차 WCC 총회 주제 분석과 개혁주의 시각에서의 평가
I. 총회 주제들에 대한 분석과 11차 총회 주제
1948년 창립총회 이후 2022년 독일 칼스루헤에서 열린 11번의 총회 장소와 주제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지금까지 총회 주제를 보면 1차, 4차, 8차, 9차, 10차에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주제였고, 2차, 3차, 5차, 6차에서는 기독론이 주제였으며, 7차는 성령론이 주제였는데, 11차에서는 다시 기독론을 주제로 잡았다. 9차와 10차 총회 주제는 기도문의 형식인데, 11차는 서술형으로 주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이다.
2차 에반스톤 총회에서는 기독론에 근거한 종말론이 강조되었고, 3차 뉴델리 총회에서는 타종교에서도 생명의 빛을 찾을 수 있다는 기독론에 근거한 아시아적 상황화가 드러났다. 5차 나이로비 총회에서는 해방신학의 등장과 함께 기독론에 근거한 자유와 일치가 강조되었는데, 이때 그리스도가 자유하게 하는 것은 정치·경제적인 자유를 얻으려는 것이었다. 제6차 밴쿠버 총회에서는 “인종차별, 성차별, 계급적 억압, 경제적 착취, 군사주의, 인권유린, 핵실험과 핵무기 개발을 생명을 죽이고 손상하는 죽음의 세력”으로 규정하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독론에 근거한 생명신학을 제시했다. 그리스도가 세상의 생명이라는 말은 세상의 주인이시면서 성육신을 통해 고난받는 자들에 동참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WCC는 과거에 기독론을 주제로 삼을 때에도 구원의 특별은총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세상과 관련된 일반은총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 이번 11차 총회에서 다시 기독론을 주제로 정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고 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의 대상을 세상으로 설정하였다.
III. 11차 WCC 총회 주제 해설문에 나타난 신학사상
10차 부산총회에서는 정의와 평화란 용어가 총회 주제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는데, 이번 총회 주제에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화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11차 칼스루헤 총회 주제를 뒷받침하는 성서 구절은 고린도후서 5장 14절로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언급하고 있다. 이번 총회는 이 성서 말씀을 토대로 전 세계가 당면하였고 화해와 일치를 방해하는 6가지 문제인 “코로나19, 기후변화, 불평등, 디지털 혁명 그리고 더 나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과 확신의 상실, 그리고 평화와 정의를 갈구하는 세계”를 놓고 세계교회가 연대해 선교 방향성을 정립하고자 하였다.
이번 제11차 총회는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 되게”(요 17:23)하는 그리스도의 기도에 응답하며 세계교회협의회의 교제 안에 있는 교회들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세상을 위해서, 하나님이 좋았다고 선언하신 창조 세계를 위해서, 함께 모여 가시적인 일치를 이루고 친교를 돈독히 하고자 하였다. 이들은 교회들이 가시적 일치를 이루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과 창조 세계를 화해와 일치로 이끌고자 하였다. 11차 총회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이다. 그래서 이 주제에 사용된 그리스도의 사랑, 세상, 화해와 일치가 주제 해설문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이 개념들의 사용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선교와 교회관 등을 분석하고자 한다.
1. 주제 해설문이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랑
하나님의 사랑은 그리스도의 성육신,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 창조 세계 회복의 약속을 통해 나타났다고 하여 10차 부산대회에서 발표한 선교와 전도에 대한 새로운 확언의 80항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십자가의 죽음, 부활의 중심성을 확언했던 입장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사랑은 구속적이며(redemptive) 자기 부정적이며 희생적이며 선을 위한 변화를 가져오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주제 해설문에서 이 사랑의 구속적 측면과 세상을 향한 보편적 측면이 구별되지 않고 함께 언급되는 가운데 아래 인용문들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보편적 측면을 중점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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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이은선 (안양대학교 교수 / 교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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