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로잔대회가 무엇이며 왜 모였는가!
‘국제로잔대회’가 2024년 9월 한국에서 아시아교회 공동주최로 열린다. 로잔(Lausanne) 대회는 세계복음화국제대회(The first international congress on the World Evangelization)의 명분으로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모여 이를 우리는 ‘로잔대회’(Lausanne Congress)라고 한다. 이후 제2차는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고, 제3차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2010년에 열렸다. 이제 50년 만에 제4차 로잔대회가 2024년 9월 22일-28일 ‘함께 듣고 모이고 행동할 기회’를 주제로 인천 송도에서 열린다.
로잔대회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1960년대 자유주의 신학과 서구 사회의 세속화로 인한 교회와 선교의 위기가 초래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복음주의 지도자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과 존 스토트(John Stott)의 주도로 기독교 선교의 동력과 복음의 정체성을 찾고자 150개국에서 약 3,000명이 모였다. 지난 50년 동안 3차 대회를 거치면서 보여준 로잔대회는 “온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을 로잔의 비전으로 표명하여 왔다. 로잔대회는 총체적 선교의 지평과 선교의 방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세계대회로 자리매김을 한 것은 사실이다. 기독교의 시대적 과제인 ’복음전도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의 문제는 지난 교회의 역사에서 항상 내재된 질문들이다. 로잔대회는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복음적인 대답을 하는 것을 대회의 목표로 삼고 있다.
1974년 로잔대회를 통해 ‘로잔언약’이 선포되었는데, 그 내용의 서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로잔에서 열린 세계 복음화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50여 개 나라에서 온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의 지체인 우리는 그 크신 구원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이 우리로 하나님과 교제하게 하시며 우리가 서로 교제하게 해주시니 매우 기쁘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시대에 행하시는 일에 깊은 감동을 받으며, 우리의 실패를 통회하고 아직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복음화 사역에 도전을 받는다. 우리는 복음이 온 세계를 위한 하나님의 좋은 소식임을 믿고 이 복음을 온 인류에게 선포하여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고 분부하신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할 것을 그의 은혜로 결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신앙과 그 결단을 확인하고 이 언약을 공포하려 한다.”
로잔대회와 관련하여 한 가지 주목하는 점은 기독교 운동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이다. 필자는 로잔 운동의 창시자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신복음주의 신학을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복음주의는 근본주의 신학이 교리와 영혼 구원에 관심을 갖는 한계를 비판하며, 현실적 사회 참여를 강조하면서 전도와 선교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는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자유주의 신학과 일부 노선을 같이하는 신복음주의의 모호한 신학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21세기 한국의 교회 모습을 보면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1973년 여의도 집회(110만 명)가 한국 교회의 양적 성장의 기초를 마련하였지만 사회를 향한 교회의 메시지는 실종된 느낌이 있다. 교회는 근본주의자들처럼 사회 이슈에 무관심해서도 안 될 것이지만, 또한 자유주의자들처럼 사회 구원과 정치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에 지나친 관심을 두는 것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신복음주의자들처럼 모호한 신학적인 태도로 시대적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입장을 달리하는 태도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2024 로잔 대회는 개신교 복음과 선교의 방향을 고민하는 교회의 겸손함이 드러나야 할 시점에 있다. 2024년 한국 로잔대회가 복음과 선교의 본질을 고민하는 ‘교회의 진지하고 순전한 온전함’이 로잔 선교대회에 잘 담아 하나의 결실로 나타나기를 바란다. ‘아드 폰테스’(ad fontes)는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자들이 주장한 운동이다. 2024 로잔 한국대회가 성경과 복음의 본질을 더 깊이 고민하는 집회가 되기를 바라고, 한국이 세계 복음화에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더 하려고 하지 말고, 지난 교회의 역사에서 무엇을 회개하고 반성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복음의 순전함 그리고 교회의 겸손함’이 보여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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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Knox Kwon (신앙과 사회문화연구소 소장, 총신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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