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오직 믿음의 사람, 칼빈_21
칼빈은 두말할 필요 없이 철저한 신앙의 사람이다. 그의 신앙은 하나님 중심의 신앙이며 성경 중심의 신앙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는 중세적이고 가톨릭적인 미신적 신앙형태를 성경적 신앙,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되돌려 놓음으로써 개혁주의 교회가 지닌 신앙의 든든한 기초를 놓았다. 하기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종교는 다 신앙을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신앙 자체가 바른 것도 아닐뿐더러, 구원에 이르는 것도 아니다. 오늘날 많은 종교다원주의자들은 인간의 마음속에 공통적으로 있는 신앙심을 바탕으로 모든 종교는 결국 하나로 통한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나 성경과 개혁자들의 신앙 원리는 창조주와 구속주 그리고 심판주이신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를 신앙하지 않고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이다.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칼빈은 그 자신의 일생도 그러했거니와 그의 모든 저작물의 핵심을 흐르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참된 신앙이다. 우선 칼빈은 신앙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보자. 칼빈의 신앙 정의는 그의 주석, 신앙고백서, 논문, 편지 등에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나 그중에 몇을 뽑아보자.
“우리는 하나님의 영을 통해서만 믿음을 얻으며 그래서 그것은 택하신 자들에게만 주시는 특별한 선물이다.”(소신앙고백서 논문 2권, p.132)
“신앙은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문을 여는 열쇠다.”(1542, 불란서 개혁교회 신앙고백, 논문 2권, p.146)
“복음에는 회개와 믿음 외에는 아무것도 포함되지 않는다.”(에스겔 주석 2권, p.174)
‘‘신앙은 영혼의 부활이다.”(교회 개혁의 참된 방법, 논문 3권, p.250)
‘‘신앙이란 우리 자신에게서 나오지 않으며 영적 중생의 열매이다.”(요한복음 주석 1권, p.43)
‘‘신앙이란 그리스도께서 따뜻하게 껴안으시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 그는 우리 안에 거하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해진다.’’(에베소 주석, p.262)
‘‘참된 신앙은 전적으로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는 것이며 그 외의 것은 알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에베소 주석, p.283)
‘‘우리는 신앙을 그릇에 비유한다. 우리 영혼이 입을 벌려 그리스도의 은혜를 사모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그리스도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기독교 강요 III, 11. 7)
하나님 중심의 신앙
그 외에도 많은 정의가 있다. 칼빈의 신앙에 대한 위의 여덟 가지 정의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적 메시지이다. 어쩌면 칼빈은 그토록 성경적이며 개혁주의적인 신앙의 모습을 정확히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정의를 내렸을까? 그 이유는 그의 신앙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그의 기독교 신앙이란 바로 하나님 중심 사상에서 시작했고, 신앙 자체가 하나님의 거저 주시는 은총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칼빈의 개혁 사상은 다름 아닌 성경적 신앙 곧 사도적 신앙에 기초를 했기 때문에 어거스틴 이후 천년 만에 참된 신앙의 원리를 다시 회복한 것이다. 칼빈은 당시 마리아 숭배, 성자 숭배, 성물 숭배, 온갖 미신 덩어리 속에 허우적거리던 로마 가톨릭에서 나와서, 성경적 신앙과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회복한 것이다.
말씀 없이 신앙 없다
그러면 칼빈이 신앙과 하나님의 말씀과의 관계를 얼마나 집요하게 다루었는지를 살펴보자.
‘‘말씀을 제지하면 신앙은 남지 않을 것이다.”(기독교 강요 II, 2. 6)
“하나님의 말씀이 없으면 신앙도 없다.”(히브리서 주석, p.282)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 계속 머물러 있다.”(시편 주석 1권, p.399)
‘‘노아는 구원이 포함되어 있는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인다.”(창세기 주석 1권, p. 273)
“신앙의 시금석은 그들이 자발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변함없이 계속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다.”(시편 주석 4권, p.216)
“종교는 특별히 신앙에 기초를 두고 또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를 둔다.”(예레미야 주석 1권, p.413)
“우리의 신앙은 사람들의 견해에 따라서 움직이지 않고 말씀에 의해서 유지된다.”(하박국, 학개 주석, p.39)
“신앙은 하나님의 능력을 말씀과 연결한다.“(목회서신 주석, p.200)
위에서 언급한 칼빈의 신앙과 말씀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칼빈의 저작 가운데는 신앙과 말씀에 대한 것이 가장 많다고 할 정도로 이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제 독자들은 왜 우리가 칼빈 또는 칼빈주의 사상을 그토록 힘주어 강조하는지 이해했을 것으로 본다. 세상에는 종교도 많고 교회도 많고 목회자들과 사역자들이 많이 있지만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 그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정의가 필요했다. 이에 부응하여 개혁 교회의 기초를 놓은 칼빈이 가장 정확하게 가장 성경적으로 기독교 신앙의 본래의 모습이 무엇인지 아름답게 다듬어 놓았다. 루터의 오직 믿음(Sola Fide)은 칼빈에게 와서 더 풍성하고 더욱 명확히 정리되었다. 그리고 칼빈 자신이 성경적 신앙을 고수하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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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정성구 목사 (총신대학교 명예교수 / 전 총신대학교 총장) |
경건의 사람, 칼빈_22 |
오직 은혜의 사람, 칼빈_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