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1-06-07 20:0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성령의 신학자칼빈_19


구 프린스톤 신학교의 칼빈주의 신학의 거장인 B.B. 워필드 박사는 종교개혁자 칼빈을 가리켜서 ‘성령의 신학자’(Theologian of Holy Spirit)라고 했다. 사실 칼빈의 기독교 강요 네 권 중에 제3권은 성령론이다. 여기에서 〈성령의 업적〉, 〈신자의 생활〉, 〈믿음으로 의롭게 됨〉, 〈기도와 믿음의 중요 단련〉, 〈선택교리〉, 〈종말론〉 등 실로 칼빈 신학의 핵심적인 교리 부분을 성령론 안에서 다루고 있음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신학자들이나 목회자들은 칼빈의 성령론 또는 성령의 사람, 성령의 신학자로서의 칼빈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 반대로 개혁주의 노선을 따르다가 다시 로마 가톨릭교회로 넘어간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찬 볼쉑은 칼빈이 냉혈동물이요, 무정한 사람이라며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온갖 욕설과 독설을 다 쏟아내면서 칼빈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그런 시각으로 칼빈을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실상 칼빈은 하나님 앞에서 살면서도 말씀과 성령으로 살고 그것을 신학의 틀로서 조직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칼빈의 성령론은 신비주의자들이나 체험 중심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상한 성령론이 아니고 가장 성경적인 성령론을 체계화했다. 칼빈은 그의 책 「기독교 강요」에서 25%를 성령론으로 다루고 있는데, 오늘날 연구가들이 이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성령은 말씀과 결합한다

칼빈은 기독교 신앙이 중세 가톨릭의 권위주의적이고 의식적 전통이나 과격한 재세례파(anabaptist)의 영성(蓋性)으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변화받고 새롭게 되는 것은 성경 진리를 깨닫게 하시는 성령의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가르쳐서 ‘성령의 내적 증거(testimonium internum Spiritus Sancti)’라고 한다. 말씀 따로, 성령 따로 역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읽거나 들을 때 처음 성경을 기록하실 때 감화 감동하시던 그 성령께서 다시 말씀을 깨닫게 하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말씀을 받을 때 성령의 도우심을 바라보고 겸손히 들어야 한다. 그래서 칼빈은 “성령은 말씀과 결합한다. 왜냐하면 성령의 효력 없이는 복음전파가 아무 쓸데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이사야 4권 p. 271). 칼빈은 성령의 내적 증거에 대해서 「기독교강요」에 끊임없이 말했을 뿐 아니라 「성경주석」에도 설교에도 오직 같은 목소리로 그것을 강조하고 있다. “말씀과 성령이 더불어 역사한다.” 이 전제가 결국 칼빈 신학 즉 프로테스탄트 신학의 구조요, 표준이 된 것이다.


성령은 성경의 권위를 세운다

그렇다면 칼빈이 말한 성령의 증거란 무엇일까? 칼빈은 성경계시의 내용을 이해하는 일보다 오히려 성경의 권위와 신빙성의 변증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 성령의 감동과 성령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말씀을 기초해서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들의 마음에 인쳐 주시고 우리의 심령의 눈을 뜨게 하실 때 비로소 ‘참된 신앙’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칼빈의 경우, 이 참된 신앙 또는 구원 얻는 신앙이란 우리의 영혼 깊은 속에 역사하시는 성령의 은밀한 내적 행위라고 했다. 그래서 성령의 이런 행위로 말미암아 우리의 영혼이 크게 “깨우침을 받아” 하나님의 책인 성경의 진정한 특성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성경에 대한 성령의 내적 조명을 깨닫게 되면 성경에 순종하게 되는 것이다. 칼빈은 성경은 교회가 인정해서 성경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경 그 자체가 성령으로 말미 암아 스스로 성경의 권위를 증명한다고 했다. 이런 것을 가르쳐 성경의 은밀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칼빈 신학의 키워드는 말씀과 성령이다

칼빈은 말씀과 성령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말씀 없이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성령 없이도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진리와 관계된 성령의 전체 기능은 새로운 진리를 계시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계시된 말씀을 효과적으로 확증하고, 우리 마음에 그것 을 이해하도록 역사하기 때문이다. 칼빈 신학의 키워드는 ‘말씀’과 ‘성령’이다. 바로 이 말씀이 특별계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말씀과 성령이 결합할 때 죄로 병든 인간의 마음에 그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일반계시에도 성령의 사역은 여전히 크다. 그래서 칼빈은 “성령께서 우주에 편재하면서 하늘과 땅 의 모든 것을 유지하고 그것들에 생명을 불어 넣으신다”(기독교강요 I . 1. 14)고 했다. 성령께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깨닫게 하실 뿐 아니라 성도가 구원에 이르도록 감화 감동 인도하신다. 더욱이 이 세상이 유지되고 운행되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거룩한 영 곧 성령의 역사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칼빈의 성령론은 매우 우주적이다. 칼빈은 언제나 창조론과 구속론을 조화있게 보면서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에 기초를 두고 있다. 실로 칼빈은 성경의 신학자인 동시에 성령의 신학자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정성구 목사 (총신대학교 명예교수 / 전 총신대학교 총장)

오직 은혜의 사람, 칼빈_20
성경 박사 칼빈_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