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여호와’의 호칭과 구약의 논리적 통일성
성경은 영존하신 여호와의 존재와 속성을 특별히 계시하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 내용 가운데 구약성경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메시아 보내실 것을 언약하신 내용이며, 역사서와 시가서와 선지서로 구분된다. 역사서는 하나님의 섭리를 계시하고, 시가서는 하나님의 속성을 찬양하고, 선지서는 하나님의 사역을 예언하고 있다.
먼저 역사서 내용을 살펴보면 인류 역사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인류 시조에게 복으로 세우신 ‘삼대언약(三大言約)’과 함께 신적 존재의 계시 사건으로 출발한다. 그 내용을 모세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라고 기록하고 있다. 곧 자손, 땅, 통치에 대한 삼대 언약이다. 이와 같은 첫 아담에게 세우신 삼대언약은 장차 마지막 아담(고전 15:45) 메시아에 의해 성취될 영원한 실체적 언약에 대한 예표인 것이다. 이를 마태복음 기자는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라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시는 기도를 통해 증거 한다.
이러한 아담에게 세우신 실체적인 삼대언약을 반드시 이루어 주실 것에 대한 확증으로 아브라함을 비롯한 이스라엘 열조에게도 같은 삼대언약이 수립된다. 논리적 일관성을 지닌 삼대언약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이스라엘 열조에게 세우신 언약은 아담에게 세우신 실체적인 삼대언약에 대한 모형언약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창세기 12장부터 36장에는 여호와께서 선민 열조 아브람에 대한 언약과 그 언약을 이삭과 야곱이 계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창세기 37장부터 민수기 30장에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열조에게 언약하신 자손 언약을 성취하는 섭리이며, 민수기 31장부터 사사기에는 여호와의 땅 언약 성취 섭리 내용이다. 그리고 룻기부터 에스더에는 여호와의 통치 언약 성취 섭리를 기록하고 있다.(박용기, 『의미분석 성경개론』(성남: 진리의말씀사, 2019), 80-253 참조) 이와 같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열조에게 세우신 언약대로 자손을 번창케 하시고, 땅을 정복하게 하시며, 나라를 세워 다스리게 하셔서 자신의 존재를 확증한다. 이렇게 창세기부터 에스더까지 역사서에는 어느 한 부분도 논리적 단절 없이 ‘자손·땅·통치’ 개념으로 연결되며 이로써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를 확증하고 있다.
다음은 역사서와 시가서의 논리적 관계를 살펴보자. 시가서는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로 구성되어 있다. 욥기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는 역사섭리에 대한 전능성을 욥의 극적인 생애를 통하여 시문학적 방법으로 계시하셨다. 그리고 시편은 만사를 언약대로 이루시는 여호와의 역사섭리에 대한 신실성을 이스라엘 열조에게 세우신 언약대로 성취해 주시는 여호와에 대한 언약백성들의 찬양을 통해 계시하셨다. 그리고 잠언은 우주 만물을 뜻대로 주관하시는 여호와의 역사섭리에 대한 주권성을 지혜로 나라를 세워 다스리시는 섭리를 통해 계시하셨다. 그리고 전도서는 영원한 나라를 세우시는 여호와의 역사섭리에 대한 영원성을 인생들의 무익한 사물(事物)과 여호와의 영원한 행사에 대한 노래를 통해 계시하셨다. 그리고 아가는 언약백성을 언약대로 변함없이 사랑하시는 여호와의 역사섭리에 대한 자비성을 솔로몬의 사랑의 꿈을 통해 시문학적 표현으로 계시하셨다. (박용기, 『의미분석 성경개론』, 254-320 참조)
시가서는 얼핏 보면 역사서와 아무 관계가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가서는 구약의 역사서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논리적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구약의 시가서가 대부분 이스라엘 족장들과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기록된 내용들로 그 시대의 역사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열조에게 언약하신 대로 그 언약을 성취해 주셨으므로, 각 시대의 언약 자손들이 언약대로 이루어 주신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의 능력을 신적 속성을 중심으로 시 문학적으로 찬양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서와 시가서의 구조는 역사서가 전제 혹은 근거가 되며 시가서는 결론 혹은 주장이 된다. 즉 여호와 하나님께서 언약대로 삼대언약을 모두 성취해 주셨으므로 그의 존재는 확실하며 그 존재의 확실성은 찬양의 내용을 지배한다.
다음은 역사서와 선지서가 어떠한 논리적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구약의 선지서는 선지자 대부분이 갈라진 북쪽 이스라엘의 말기 주전 8세기경에서부터 남쪽 유다가 망한 후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예루살렘을 재건한 직후인 주전 4세기 말경까지 역사 무대를 배경으로 한 선지자들의 예언 내용이다. 구약 선지자들의 활동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북쪽 이스라엘 말기에는 대선지자인 이사야를 비롯하여, 아모스, 호세아, 미가, 요나 같은 선지자들이 활동하였다. 그리고 남쪽 유다의 말기와 바벨론 포로시대에는 대선지자인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과 함께 오바댜, 나훔, 스바냐, 하박국과 같은 소선지자들이 활동하였으며, 바벨론 포로 귀환 후 시대에는 학개, 스가랴, 말라기 같은 선지자들이 활동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선지자들은 생존 시대가 다르거나 혹은 각각 홀로 활동했지만 한결같이 역사서에 근거를 두고 활동을 한다. 다시 말해 인류 시조와 이스라엘 열조에게 여호와 하나님께서 약속한 자손, 땅, 통치는 다윗 왕조를 통해 성취된다. 하지만 다윗 왕조는 삼대언약의 실체가 아니라 장차 오실 메시아가 이루실 삼대언약의 모형에 불과하다.
그런데 모형과 실체의 논리적 관계를 확정해 주기 위해 여호와 하나님께서 보내신 자들이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에 등장한다. 이들이 바로 선지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모형은 완성되었지만 패망할 것이며 앞으로 메시아가 와서 완성할 자손, 땅, 통치 언약은 실체로서 패망하지 않을 것을 예언한다. 역사서 자체와 선지서 자체 내 구조도 논리적 일관성을 갖는 것처럼, 역사서와 선지서도 논리적 연관성을 지닌다.(박용기, 『의미분석 성경개론』, 321-381. 참조) 즉 여호와 하나님은 역사서에서 모형적 삼대언약이 폐하고 실체적 삼대언약이 반드시 성취될 것을 약속하셨으므로, 선지서에서 16명의 선지자들을 보내서 실체적 삼대언약이 어떻게 성취될 것인가를 상세하게 예언하고 계신다. 따라서 역사서를 알아야 선지서를 제대로 알고 여호와의 존재를 확증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선지서에 나타난 여호와의 존재를 확증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바로 역사서에서 확증된 삼대언약을 반드시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시가서와 선지서의 논리적 통일성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시가서가 전제 내지 근거라면, 선지서는 결론 내지 주장의 관계가 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가서에는 여호와 하나님의 다섯 가지 신적 속성이 나타난다. 전능성(욥기), 신실성(시편), 주권성(잠언), 영원성(전도서), 자비성(아가)이다. 이 오대 속성은 장차 오실 메시아를 통해 계시 될 여호와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예표다. 선지서 전체는 장차 오실 메시아를 예언하는 내용인데, 그 메시아의 신적 속성이 모두 시가서에서 예언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시가서는 선지서의 근거 내지 전제가 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구약성경은 역사서에서 언약하신 대로 이루시는 여호와의 섭리를 계시하시고, 시가서에서는 언약대로 이루어 주시는 여호와의 속성을 찬양하게 하시며, 선지서를 통해서는 언약대로 이루어 주실 여호와의 영원한 사역을 예언하게 하신다. 다시 말하면 구약의 역사서와 시가서 및 선지서 내용은 언약하시고 그 언약대로 이루시는 여호와를 계시하면서, 메시아 보내실 것을 예언하고 있다. 따라서 구약성경은 서로 떨어지지 아니하고 밀접한 관계로 논리적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여호와의 존재를 확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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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경진 목사 (산수서광교회 / 광주 성경신학학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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