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여호와’ 호칭과 성경 해석의 원리 (2)
3. 성경 해석 원리와 기록 목적
먼저 알 것은 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니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니라(벧후 1:20-21)
앞선 기고 ‘성경 자증의 해석 원리’에서 성경은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며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진리 인식의 도구로서 충족함을 개진했다. 이러한 ‘성경 자증의 해석 원리’는 성경 기록 목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성경의 진리성은 기록 목적과 직접 관련되며 동시에 기록 목적은 성경 자증의 요건인 논리적 일관성과 구조적 통일성을 지배한다. 그래서 성경을 자증의 원리에 따라 여호와 존재 확증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성경 본래의 기록 목적을 확정 짓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하에서는 인간 구원이나 하나님 나라 해석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 원인이 성경 본래의 ‘주어’가 누구인지를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성경 기록 목적에 대해 ‘인간 구원’과 ‘하나님 나라’를 주장해 왔다. 전자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므로 타락한 세상에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구세주 예수를 방편으로 주셨다고 말한다. 그리고 후자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서 인간을 위해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주시고 인간이 어떻게 그것을 수립할 것인가를 안내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성경 중심적 해석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시각이며 수단을 목적으로 착각한 해석의 오류이다. 이러한 잘못된 목적 설정으로는 성경을 ‘여호와의 존재 확증 계시’로 증명할 수 없다. 성경의 기록 목적을 ‘여호와 계시’라고 할 때 인간의 구원과 하나님 나라는 여호와 존재를 확증하기 위한 방편이다. 따라서 여호와 존재 확증 외에는 성경의 신적 권위를 확정하는 해석학적 관점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성경의 모든 내용은 그 기록 목적이 여호와 하나님의 자기 계시다. 계시(revelation)라는 말은 헬라어로 아포칼립시스(ἀποκάλυψις)라고 하는데 ‘덮개를 벗기다’, ‘폭로하다’는 뜻으로 이전에 감추인 것을 열어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성경신학(The Bible Theology) 주창자 박용기 목사는 성경에 나타난 계시에 대해 계시란 “영원히 스스로 계시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드러내어 보이시는 섭리를 의미한다. 즉 하나님께서 자기의 영원하신 영광과 능력은 물론 그의 본질과 속성 등을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내시는 사역의 총괄 개념”으로 정리한다.[박용기, “계시란 무엇인가”, 『무엇인가 2』(성남: 진리의말씀사, 1994), 28.] 계시를 신적 운동력의 관점에서 ‘섭리’로 규정한 것은 창조부터 심판까지 모든 역사가 여호와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규정이라고 본다. 이는 계시의 목적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박용기 목사는 계시 기록의 목적에 대해 “택한 자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알게 하셔서 그의 권능과 은혜의 영광을 찬송케 하시려는 것”[박용기, “계시란 무엇인가”, 『무엇인가 2』, (성남: 진리의말씀사, 1994), 34-35.]으로 밝힌다. 하나님의 권능과 은혜의 영광에 대한 피조물의 찬양은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의 존재를 확증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성경 해석의 원리는 여호와의 호칭에 대한 명확한 규정에 의존함을 알 수 있으며, 여호와 호칭을 명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성경 기록 목적과 일치한다. 이하에서는 여호와 호칭과 관련해서 성경 본래의 주어가 누구이어야 하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4. 주어 확정의 해석 원리
성경의 저자는 여호와 하나님이시며 성령의 감동으로 하나님의 뜻을 기자들로 기록하게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기자에 의해 기록했더라도 그 문자 기록을 결코 가볍게 볼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해서 문자 기록이라고 문자를 아는 인간이 함부로 해석할 수도 없는 신적 권위를 담고 있다. 대언자와 대필자들인 성경 기자들을 통해 성경 계시가 완성된 것은 분명하지만, 성경 해석의 원천과 진리 확정은 전적으로 유일한 원저자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에 속한다. 그래서 ‘여호와 계시 관점’에서 성경을 본다는 것은 결국 수많은 계시 기록 사건을 통해 ‘여호와’께서 자신의 존재와 사역의 위대한 영광을 계시하신 것을 확정하도록 해석한다는 뜻이다. 이는 내용 자체가 아니라 그 내용에 담긴 ‘의미’를 분석하고 여호와의 존재를 확증해야 하는 작업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과 속성 계시인 성경은 ‘언약과 성취 섭리 구조’[박용기, 『의미분석 성경개론』(성남: 진리의말씀사, 2019), 381 참조]로 되어 있다. 구약은 그리스도를 보내신다는 언약이며 신약은 언약대로 보내신 그리스도 성취 내용이다. 다시 말하면 구약은 여호와의 메시아 언약 섭리이고, 신약은 여호와의 그리스도의 성취 섭리다. 한국 개혁파 신학의 초석을 놓은 박형룡 박사는 그의 신론에서 섭리에 대해 “하나님이 그의 통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시는 준비와 그 모든 피조물들의 보존과 관리의 의미”[박형룡, 『박형룡 박사 조직신학 2 신론』(서울: 개혁주의출판사, 2021, 475.]로 규정하면서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엡 1:11)인 하나님의 작정들의 실현”(박형룡, 『박형룡 박사 조직신학 2 신론』, 480.)으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 개혁파 신학에서 ‘통치’는 ‘섭리’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통치 목적을 이룬다는 말은 ‘신적 계시를 섭리를 통해 이루신다’는 뜻으로 달리 표현할 수 있다. 성경 기록 목적이 여호와의 존재와 사역과 속성의 영광 계시임을 고려하면,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간’ 주어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작정하신 뜻대로 직접 관리하고 통치하는 대상 곧 언약과 성취의 수단이며 방편이다. 따라서 구약의 모든 문장의 주어는 언약하시고 언약대로 이루시는 ‘여호와’로 확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다.
그뿐 아니라 신약성경의 복음서도 구약의 언약대로 오신 예수께서 직임과 신분, 사역과 본성을 통해 구약의 언약을 성취하심으로 자신을 보내신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성경의 본 주어임을 확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복음서 주어를 우선 예수 그리스도로 확증해야만 가능하다. 나아가 사도행전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내용도 마찬가지다. 예수께서는 “또 내가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고 언약하셨다. 이와 같이 이 땅에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할 교회를 성령의 능력으로 세우신다는 언약의 말씀대로 성령을 보내셨고 그의 능력으로 교회를 설립하셨다(사도행전). 이렇게 설립된 교회를 성령의 능력으로 복음 진리로 양육시키시고(롬~갈), 무장시키실 뿐만 아니라(엡~몬), 비진리와 투쟁하게 하셔서(히~유) 최후 승리하게 하신다(계). 이렇게 교회 설립부터 교회 승리까지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대로 오신 성령께서 주권적으로 섭리하신다. 그러므로 사도행전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의 주어는 오직 성령 즉 ‘예수께서 아버지로부터 보낸 보혜사 곧 아버지로부터 온 진리의 성령’(요 15:26)이 주어이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올바른 성경 해석은 바로 성경의 수천 가지 사건의 본래 주어를 오직 ‘여호와 하나님’으로 확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성경은 그 자체 증명의 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자증 원리는 성경 기록 목적에 따라 주제 확정과 논리적 일관성을 결정한다. 인간의 어떤 사상이나 견해가 성경 해석을 혼탁하게 해서는 안 되며, 해석 원리에 충실함은 바로 여호와 존재 계시 확증이 성경 기록 목적임을 확증하는 일이 된다. 이런 점에서 성경은 자체 증명의 원리와 기록 목적에 의해 성경 주어는 오직 ‘영존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기록한 정확무오한 절대진리다.
|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경진 목사 (산수서광교회 / 광주 성경신학학술) |
‘여호와’ 호칭과 성경 해석의 원리 |